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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내 딸 서영이 보면서, 결국 그래도 이해하는건 당해왔던 사람들이구나 했어요.

씁쓸 조회수 : 2,627
작성일 : 2012-10-14 23:01:38

사실 10회안에 결혼하는 진도까지 빼야했기때문에,

서영이 아버지가 해왔던 일이

그냥 단순한 회상 장면이나 서영이가 화낼때만 간혹 나오니깐...

 

그래도 아버지인데

그래도 천륜인데...어쩜 자식이 되가지고 그렇게 하는거지? 다들 그렇게 되는거 같아요.

 

 

간혹 나오는 회상장면에서 서영이는...

누구보다 아버지를 사랑해요.

 

너무나 큰 교복을 입고,

고등학교 입학선물 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아버지한테

"이미 줬잖아. 아빠가 이렇게 다시 우리한테 왔으니깐 선물이지"했던 서영이.

 

오늘도 회상장면에서 서영이는 "크면 아빠랑 결혼할꺼야"하더라구요.

 

 

 

어릴때부터 상우(남동생)보다 항상 월등히 - 상우도 잘했지만 ㅎ

공부를 잘했던 서영이지만,

 

계속 사업하다 까먹고

보증서다 빚지고...

도박하다 빚지고..

집에 사채업자 들어닥치고

그랬던 아버지 때문에

 

고등학교때 자퇴하고

엄마랑 같이 마늘까고,

(물론, 엄마도 밤낮없이 일하심)

여자애가 오토바이 배워서 신문배달, 짜장면 배달해가며 생활비 벌고

돈이 없어 찜질방에서 잠자고

눈치밥일지언정 배부르게라도 한번 먹어보고 싶었다던 서영이..

 

그렇게 아버지가 진 빚 다 갚고,

그 와중에 동생은 휴학 한번 없이 의대공부할수 있게

- 사실 의사는 서영이의 꿈이었죠.

뒷바라지 해주고

 

자기는 비교적 돈 안들고 시험 합격만 되면 금방 돈 벌 수 있는 법대로 가죠.

그렇게 해서 엄마를 행복하게 해줄수 있을거다 너무나 희망찼었다는 서영이었는데...

 

엄마가 죽던 그 날도

아버지는 엄마가 힘들게 모아놓은 등록금 가져다가 경마장가고,

그 사실을 알게 된 엄마는 충격으로 쓰러져서 사망.

 

엄마를 행복하게 해줄수 있었는데,

내가 좀만 더 고생하면 그렇게 해줄수 있었는데

또 아버지 때문에 그 희망마저  없어져 버렸다고 울던 서영이가 마음이 아팠어요.

 

그리고 장례식을 치룬  그 날에도

어김없이 아버지가 도박으로 진 빚 때문에

사채업자가 집에 찾아오죠.

 

상우는 어떡하든 아버지 편에 서서 막아보려 애쓰지만,

결국 상황을 수습하는건

엄마는 아버지가 죽인거라며 매몰차게 돌아섰던 서영이..

서영이가 피땀 흘러 모은 천만원 보내주고서였죠.

 

 

 

아버지가 내내 변명하고 서영이 눈치를 보고,

또 언젠가는 억울하게 화를 낼때 매번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너네를 위해서야..!

우리 가족을 위해서야..!

우리끼리 잘 살아보려고 한거야..!

너네 남매 잘 키워보려고...!!

 

그 방법이

능력없는데 무리하게 사업확장하고,

사람은 좋아 친구 보증서다 말아먹고.

도박하고, 그렇게 잃은 돈 아까워서 몇 배로 되찾겠다..또 도박하고.......

 

 

우재나 우재 가족을 속인건 문제지만,

결국 창살없는 감옥에 갇히는건 다름아닌 서영이겠죠.

앞으로 그 거짓말을 덮기위해 또 다른 거짓말을 해야할 서영이인데...

전 참 안쓰럽더라구요.

 

 

드라마에서는 서영이가 진실을 밝히고

진심으로 아버지를 받아들여야하는 해피엔딩일테니깐요.

 

결국 당해왔던 사람들이

(여기선 서영이가 거짓말하는 계기가 있어서 화해가 나오겠지만)

다시 이해하고 받아줘야하는거구나......

 

그럼.......누가 행복한걸까....하는 생각도 들어요.

 

 

 

무엇보다 제가 그래요...

 

내가 왜.....30여년을 넘게

이렇게 고통받고 있었을까.

 

나도 쉽게 쉽게

엄마의 고통을.

다른 가족의 고통을...

모른척 하고 살았다면,

나중에 화해도 쉬웠을까......상처가 없었으니깐.

 

 

지금 늙고 힘없는 모습에

마음이 약해져서

이해를.....- 아니 그건 불가능하고 그냥 받아들인다면

나는 행복해지려나.

 

내 그간의 상처는 그냥 아무것도 아니었나..

이 사람은 왜 내 앞에서 아무렇지도 않은 척 웃을수 있을까....

 

 

 

 

 

 

 

 

IP : 58.230.xxx.1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2.10.14 11:19 PM (183.96.xxx.158)

    원글님 토닥토닥해 드립니다... 안아드려요...
    저도 서영이 입장 정말 공감되고,, 한편 그 아버지라는 사람도 불쌍하고 그러네요....
    정말.. 삶이란게 뭘까요..

  • 2. 저도 보면서
    '12.10.14 11:40 PM (122.36.xxx.144)

    남자애는 뭐했나 싶어요.

  • 3. ㅡㅡ
    '12.10.15 4:52 AM (125.133.xxx.197)

    육친이라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이해되고 용서되는 것은 아니죠.
    정말로 사사건건 인생에 훼방을 놓고 산다면 안보는 사람들도 있어요.
    아버지 돌아가셨다고 하고 결혼하면서 새인생 꾸리고 잘 살아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부모가 아이들이 걸림돌 될때는 거리에다 버리는일이 종종 생기듯이.

  • 4. 돼지토끼
    '12.10.15 9:44 AM (211.184.xxx.199)

    그니까요~ 결국은 여자들만 죽어라 고생했어요! 서영이 엄마도 서영이도.
    상우는 동생이라지만 동갑인데 어떻게 서영이만 죽어라 고생하고
    자기 뒷바라지 하게 했을까요?
    저는 서영이 저러는 거 너무 이해됐어요
    천호진의 아빠도 지금의 모습은 불쌍하지만,
    그간 서영이가 살아왔을 시간들을 생각해보면
    우재랑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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