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남편이 저를 사랑한다고 생각했던 순간은...

저는 조회수 : 5,127
작성일 : 2012-10-11 13:02:35

저희가 선봐서 초고속으로 결혼한 거거든요.

막 불타는 사랑이라기보다는 저 사람의 학벌 직업 집안 등이 괜찮겠다 한게 커요.

조건이 비슷비슷하거든요.

그래서 처음에는 결혼하고 한동안 우리집에는 이렇게 하고 너네집에는 어떻게 하고 이런걸로 대박 많이 싸웠어요.

불타는 사랑이 없는 결혼의 한계인가... 했는데

 

결혼하고 나서 아가 태어나고 어쩔수 없이 운명공동체로 묶이고 서로 미친듯이 맞벌이하고 남는 시간 애기한테 쏟고 몸살걸려서 보고서 쓰고 애기 안아 재우고 양가에 인사치레할거 다 하면서 정작 매일 사먹던 홍삼은 돈이 모자라서 안 사먹고 애기 반찬 만들어놓고 다시 회사로 출근해서 새벽에 들어오고 이런걸 서로 보면서 안쓰럽고 고맙고 그런 감정이 들기 시작했어요.

 

어느날, 남편이 와서 저한테 "난 자기가 돈 안 벌어도 반신불수로 평생 짜증 부려도 자기한테 잘해줄거야" 하는데

저도, 남편이 저한테 짐이 되어도 짜증이 나도 참고 사랑해야지 하는 마음이 들면서

아 우리가 이제 서로 사랑하는구나 처음에는 호감이었지만 이제는 서로 사랑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드디어 하나의 가정을 꾸렸다는 느낌?

 

친정에서는 너무 빨리 결혼 결정했다고, 진짜 좋아해야 버틸수 있는게 결혼생활이라고 많이 걱정하셨는데

저는 오히려 두명의 성실한 남녀가 만나서 가정생활을 하다보면 신뢰가 쌓여서 사랑이 생길수도 있는게 아닌가 싶어요.

 

그런데 제 친구는 그건 동료애 내지는 전우애라고... 로맨틱한 사랑이랑은 다른거라고 하더라고요.

... 그래도 괜찮아요. 어쩌면 평생 로맨틱한 사랑을 경험 못할지도 모르겠지만 이 정도도 저는 괜찮아요.

IP : 171.161.xxx.54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좋아요
    '12.10.11 1:08 PM (211.210.xxx.62)

    정말 딱좋은거같아요 그런느낌
    저도 비슷합니다...ㅋㅋ

  • 2. 인우
    '12.10.11 1:09 PM (112.169.xxx.152)

    오랜만에 마음 넉넉한 이야기 읽는 듯 하네요
    남들이 내리는 사랑의 기준이 정답은 아니죠.
    원글님 마음이 충분하면 된 거 아닐까요?
    그 마음 오래오래 유지 하시고 행복한 가정생활 영위 하시길요^^*

  • 3.
    '12.10.11 1:10 PM (121.186.xxx.147)

    제가 병원에 며칠 입원했을때
    친정부모님 동생 다 와있었고
    그때 남편이 거의 매일 밤샘하며 바쁠때여서
    친정식구들 있으니
    집에가서 자라고 하는데도
    그 늦은밤에 병원으로 퇴근해서
    이거저거 보살피고 손꼭잡아주고
    보조침대에서 쪼그려 자는것 보고서는
    부부란게 타인이 만나서 이렇게
    자신보다 상대를 더 사랑하며 사는거구나 싶었습니다.

  • 4. 사랑맞아요
    '12.10.11 1:10 PM (61.75.xxx.66)

    '로맨틱한 사랑'은 개뿔....
    현해탄에 몸을 던질 수 있어야 꼭 사랑인가요.
    원글님이 느끼는 사랑이야말로 최고의 사랑입니다.
    전 사랑의 제일 조건은 행복과 믿음, 신뢰라고 생각해요.

  • 5. 최고의 사랑은
    '12.10.11 1:15 PM (121.157.xxx.155)

    연민입니다. 나 아닌 다른 사람을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을 가진다는 거.. 그게 지극한 마음이 아니면 진심으로 우러나지 않아요.
    불쌍하게 여긴다는 말의 어감이 좀 그런가요?? 나쁜 의미 아니구요, 그 사람의 아픔을 내 가슴으로 느낀다는 뜻이죠.
    최고의 사랑을 실천 중이시네요.

  • 6. 한참 후에
    '12.10.11 1:22 PM (122.47.xxx.81)

    그 연민이란 것. 참 묘하네요.
    연애결혼해서 찌지고 볶고 싸우다가 거의 갈라서듯이 (전 18년차) 서로에게 눈길 안주고 지금은 싸우지도 않죠. 그냥저냥 각자의 삶에 충실하며 살아가고 있는데 한번씩 그 연민이란게 마음을 들었다놨다 하네요.
    지금은 늦었다는 생각이 들면서 연민이 사랑의 실천으로 좀체로 바뀌질 않네요.

  • 7. ...
    '12.10.11 1:23 PM (121.181.xxx.196)

    서로에게 충실하고 애틋하면 그걸로 된거죠..불타는 사랑 그거 어차피 오래 못가고 ..불타는 사랑으로 결혼했는데 바람피는 남자들도 많거든요..또다른데 불을 피우고 싶은건지

  • 8. 측은지심으로
    '12.10.11 1:33 PM (125.128.xxx.132)

    살아갑니다. 나도 그렇지만 니도 참 불쌍하다는 마음 가끔 들거든요.

  • 9. 부부간에
    '12.10.11 1:49 PM (211.114.xxx.163)

    안쓰러움이 있어야되는거 같아요 사랑을 시작할때의 설렘,흥분 보다는..
    위에분 말씀하신 것처럼 측은지심이요..

    근데 저의 남편은 전혀..
    친구랑 룸메이트 10년을 살아도 저렇게 안하겠다 싶을때가 있어서 실망을 했지요
    같은 배를 탄 거라 생각하는데 남편은 내자리에만 물안들어오게 하려는 사람같은 느낌이어서..

  • 10. 저는
    '12.10.11 1:57 PM (119.70.xxx.194)

    제가 몸이 안좋아 직장 관두고 집에 있는데, 돈 안벌어와도 구박안하고 이것저것 챙겨주고 잘해주는 거 보니
    날 정말 사랑하긴 사랑하는구나.... 싶어요.

  • 11. 식을 사랑이 없다.
    '12.10.11 3:05 PM (121.130.xxx.99)

    네~미칠듯한 사랑 내려놓고...
    가정을 이루었습니다.
    새삼 불 붙지도 않지만,
    적당히 연민도 느끼고,미움도 느끼며...
    이렇게 끝까지 가줄것 같은,
    생애 마지막 친구로 남을것 같은...
    그런 남편인데...
    사랑은 어렵네요..

  • 12. 로맨틱한 사랑은...
    '12.10.11 3:07 PM (116.240.xxx.97)

    한 75%는 색욕이지요.

  • 13. 무지개1
    '12.10.11 4:48 PM (211.181.xxx.31)

    저도 그런느낌 알거 같아요
    첨엔 너는 너 나는 나 였다가
    이젠 진짜 남편 몸 챙기는게 중요하고 그런거...
    맛있는거있으면 내입에 넣기보다 남편에게 주고싶은 마음..아닌가용?ㅎㅎ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6491 강아지 중성수술후...... 6 ... 2012/10/12 3,421
166490 (구인) Ak 백화점 평택점 아들셋맘 2012/10/12 1,429
166489 사진에 나오는 목사님,, 헤어스타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여기 목사님.. 2012/10/12 1,800
166488 고구마나 과일?? 같은거 구매시 맛이 없으면 환불받으세요? 4 ㅇㅇㅇ 2012/10/12 1,272
166487 코스트코에서 먹다 남은것도 반품해주나요? 18 목던거 2012/10/12 3,397
166486 40대 초 남편, 이제 좀 놀고 싶다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7 어느가을 2012/10/12 2,793
166485 닭가슴살류만 먹던 강아지 오리연골 줄때 주의할점요 2 간식으로 2012/10/12 1,644
166484 요즘 언론에서 문제가 되고있는사건 3 82cook.. 2012/10/12 1,480
166483 육개장할건데 잘게 썬 고기를 사왔는데요. 2 ... 2012/10/12 1,265
166482 아기가 유모차에 오래 안 앉아있으려는건 왜 그럴까요? 7 15개월 2012/10/12 2,444
166481 변액유니버셜이요. 중간에 금액 줄여서 넣을수도있나요? 4 보험 2012/10/12 1,592
166480 해외에서 생일파티 준비 중인 엄마 입니다. 도와주세요. 5 영어 울렁증.. 2012/10/12 1,677
166479 너무 귀여운 네 살 둘째 9 네 살이 좋.. 2012/10/12 2,392
166478 머릿결 좋아지는 비법 혹시 있을까요?? 1 gemini.. 2012/10/12 1,688
166477 뒤의 '아랑 사또전' 스토리 전개 댓글을 보면서... 2 지나다가 2012/10/12 2,114
166476 착한남자 보시는 분...ㅋㅋ 강마루 이름 어때요?? 16 꿈꾸는고양이.. 2012/10/12 3,627
166475 10월 28일 [나는 꼼수다 더 파이널] 공연 예매들 하셨나요?.. 2 삐끗 2012/10/12 1,682
166474 軍 뭘 숨기나? ‘노크 귀순’보다 무서운 건… 세우실 2012/10/12 1,758
166473 애교. 지나치면 안하는지 서울여자 2012/10/12 1,301
166472 가정용 진공포장기쓰시는분 질문요 2 차니맘 2012/10/12 2,936
166471 이번주 인간극장 보셨나요 ? 11 불효녀 2012/10/12 4,858
166470 세타필 크림도 많이 사용하시나요? 7 로션재구매 2012/10/12 3,077
166469 영화 제목 재문의 1 쌀강아지 2012/10/12 1,170
166468 박원순이 무려 350명이나 동원해 34 ... 2012/10/12 3,800
166467 분노조절장애로 상담치료받고자합니다. 서울에 좋은 정신과나 상담소.. 1 저기 2012/10/12 4,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