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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원래 애들이 준비물 사러가기 귀찮아하는거 정상인가요? (컴앞대기)

... 조회수 : 900
작성일 : 2012-09-24 20:13:53

바쁘고 피곤하다면 이해하겠는데 딱히 그런것도 아니면서.

동생이 워낙에 비정상적일 정도로 뭐 사러 나가는걸 싫어해요.

누가 차로 실어다주면 옷사고 물건사고 그러는건 좋아하는데 엎어지면 코닿을 슈퍼에 과자사러가는것도 싫어하고

그러다가 과자 누가 사다주면 먹고. 학교랑 학원은 친구들 보러 가는것 같고 친구들이랑 어디 놀러가는건 좋아하면서

아무튼 자신에게 필요한 어떤것이 있어서 사러간다던가 그런걸 싫어해요. 갔다오는 과정이 귀찮다 그거죠.

그러다보니 준비물은 거의 엄마가 오는길에 사다주거나 그런식으로 살았죠 여태껏.

내일까지 포스터물감으로 뭔가를 완성해야 하는게 미술숙제였나봐요.

저한테 달려와서는 붓없냐, 안쓰는 파레트 없냐 열심히 묻더니 방에서 뭔가가 잘 안되는지 짜증을 내더라구요.

알고보니 오래전에 쓰던붓이랑 수채화물감으로는 채색이 안되서 포스터물감이랑 파레트, 새로운 붓이 필요했나봐요.

제가 8시 좀 넘어서 목욕을 가려고 했거든요. 요즘 너무 피곤하고 아파서 몸이라도 담그려고요.

내가 빨리 마치고 9시쯤에 오는길에 사다주겠다 하니까

그때까지 어떻게 기다리냐고 하더군요. 휴...그럼 자기가 그냥 빨딱 일어나서 문방구 다녀오면 되었잖아요.

지금은 늦은시간이라고 쳐도 집에 5시쯤 왔으면서 오는길에 사오던가 8시 되기전, 어두워지기전에 사오던가.

자기가 사러가는건 죽어도 싫고 숙제는 해야겠고 사다달라고 부탁하고 싶은 엄마는 전화를 안받으니까

계속 혼자 궁시렁궁시렁 왜 엄마가 전화를 안받냐고 짜증을 내더군요.

제가 정 그러면 부엌에 있는 접시를 파레트 대용으로 쓰라고 했는데

말 안듣고 쟁반을 파레트 대용으로 쓰더니, 아무리 씻어도 착색이 되어서 이제 물감이 지워지지 않아요.

예전에 쓰던 파레트 못쓰는 이유도, 사용할때마다 씻어놓지 않고 그냥 처박아둬서 이제 파레트가 딱딱하게 굳은

물감때문에 접착이 되서 열리지가 않더군요.

휴..정말 너무 답답한거예요.

제가 그래서 옆에서 언니가 사올때까지 조금만 기다리거나 니가 사오거나 접시를 이용하던가 하지 쟁반에 착색이 되어서

이제 어떡하냐고, 한숨을 쉬었거든요. 그 와중에도 걔는 계속 엄마한테 준비물 사다달라고 말하려고 전화하구요. 어지간하

면 동생이랑 싸우고싶지 않아서 큰소리 안내려고 했는데 (달라졌어요 라는 프로그램 엄청 열심히 봅니다.)

쟁반 뒤에 얼룩덜룩하게 착색된거 보고 계속 엄마탓하는 동생 보니까 너무 화가 나는거예요. 그래서 저도 모르게

화를 내고 말았네요. 너 도대체 오늘 왜 그러냐고, 세상에 어떻게 니 준비물 한번 니손으로 사는적이 없냐고,

조금만 일찍 다녀왔어도 되지 않았냐고, 어떻게 우리집 식구들이 모두 너에게 사다 바치기만 원하냐고 하니까

억울했는지 자기 잘못한거 없다는 식으로 뭐어!! 이러면서 따박따박 큰소리로 말대꾸하네요.

어휴...정말...진짜 열불나 죽겠어요.

원래 어느정도 크면 나는 부모님 심부름도 하고 콩나물도 사다드리고 그랬던거 같은데. ...

평소에는 사이 좋으니까 몇가지 단점정도야 이해해보자 화내지말자 혼내지말자 라고 한쪽눈 감고 살았는데

정말 저럴때면 속이 터져요. 안그래도 피곤한데 목욕 끝나고 사다주려던 마음도 다 사라졌습니다.

저는 제가 필요한게 있으면 그냥 알아서 준비했던거같고, 엄마가 못사다주시면 너무 늦은시간 아니면 제가

사왔던거 같은데, 숙제 해야된다고 우는소리하면서도 절대로 사러나가지 않는 저 마인드가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고

정말 때릴뻔했어요...ㅜㅜ..........

IP : 121.132.xxx.139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래도
    '12.9.25 12:46 AM (121.172.xxx.57)

    아이가 숙제하겠다고 마음이 있는 것이 안심인데요.
    숙제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하면 걱정이지만 준비물은 대신 사다주거나 같이 가거나 해도 될 거 같은데요.
    사실 저는 혼자 시장 보러 가기가 너무너무 싫을 때 아들래미 태권도 갔다올때까지 기다렸다가 보디가드처럼 데리고 갑니다.
    나가기 싫다 생각하기 시작하면 왜 그리 나가기 싫은지요.
    그런데 애랑 같이 나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갔다와서는 '아~ 아들래미의 귀한 시간을 내가 빼앗아버렸네' 후회를 자주하곤 하죠.
    저는 아이가 포스터 숙제를 혼자 척척하는 것이 그렇게 기특합니다.
    저 어렸을 때 오빠언니들이 대신 해주고 막 그랬거든요.
    숙제 혼자 하는 게 당연하지만 제 눈높이가 워낙 낮은지 꼬박꼬박 절대 잊지 않고 숙제 하는 것이 그렇게 이쁩니다.

  • 2. 쟁반이야
    '12.9.25 12:56 AM (121.172.xxx.57)

    좀 아깝지만 요즘 세상에 다이소에 가보면 천원, 이천원짜리 얼마나 수두룩한데요.
    안되면 락스 좀 뿌리면 해결 안되나요.
    작은 문제는 작은 문제로 바라보는 연습을 하시면 어떨까요.
    저는 요즘 아이들이 불쌍해요.
    할 것도 많고 놀 시간도 부족하고...
    오늘은 아들놈이 자기 태권도는 끝나고 친구 피아노 치는 거 기다렸다가 놀고 오느라고 7시 가까이 돼서 오는 바람에 참 속상하더라고요.
    그래도 초6이래도 2년전부터 끝었던 두팔 벽에 대고 서기 벌을 50분간 세웠더랬어요.
    이것이 그래도 눈치가 있었는지 끝나고 밥먹고는 투덜대지 않고 수학공부를 시작하더군요.
    저는 화를 내는 것이 아이의 10년뒤에 소용이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 지 자꾸 되새겨요.
    그러면 화가 좀 가라앉더라고요.
    벌은 세우면서도 노느라고 날린 시간 벌 서느라고 날린 시간 머리속으로 계산이 막 되더라구요.

    나 자신이 언제 철이 들었나.....돌이켜 생각해보면 애한테 좀더 관대해지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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