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길냥이.(길어요)

................ 조회수 : 1,021
작성일 : 2012-09-19 09:13:05

예전 살던 아파트에 밥주던 녀석들이있었어요

어떤 할머니 말씀으로.. 6대째 살고있는 애들이다....

물론 몰래 밥주시는 분들도있고.. 눈치주는 분들도있고

위에서 내려다보니 괜히 옹기종기 모여있는 애들 주위로 위협하는 학생들도 많았어요

그중에 유독 새끼때부터 보아온 턱시도 고양이가 있었어요

유일하게 제 손을 터치했던 여자 냥이인데

애교도 제법 부리고 이뻤어요 눈키스도 해주고....사람들에 대한 경계심은 기본적으로 있었구요..

어느날 제가살던 층 복도에서 고양이울음소리가 들려나가보니

세상에나... 그 턱시도 고양이였어요... 어떻게 올라온걸까요? 그것도 제가 사는 층에...

가까이 가니 다음층 사이 계단에 누가 짐을 두었는데 거기에 몸을 숨기더라구요..

밥을 조금 갖다주고 집에 들일만큼 온순하게 따라오지 않을걸 알기에

집에 들어갔고 다음날보니 조용해서 ... 내려갔으려니 하고있었어요..

 

그런데  맛사지받고 돌아오는길에..고양이우는소리가 아주크게 메아리 치기에

처음엔 지하실에서 나는줄알았어요

가만듣다보니 저희집 라인 어제보았던 그층 창문에 떨어질듯 몸을빼고 어미찾는울음을 울고있더라구요.

놀라서 엘리베이터타고올라가니 대롱대롱 .. 정말 떨어질듯

저인것을 알고 다시 울기사직하더라구요.. 내려가는길을 못찾아서 그랬던거같아요..

곧이어 덩치큰 학생이 뒤따라올라오는데 그때부터 냥이가 경계를 하며.... 그층 온 복도를 이리저리 뛰어다니기 시작했어요

저도 경황이 없기도하고 ..고양이가 걱정되어서 올라왔다하기에

혼자힘으로 어떻게 할수없을것을 알고 학생을 보내지 못했는데.

우왕좌왕 여기저기 뛰며 안잡히려 날뛰다가 ... 저희집앞까지가서 저희집창문을 긁더니...

차라리 제가 문이라도 따서 열어놨음  저희집안으로들어갔겠죠?? 너무 후회스럽네요...

결국 학생이 고양이가 발톱을 세워서 안되겠는지 옷을 벗는순간

잠시; 고민하던 냥이가 그대로 십층이 넘는 곳에서 스스로 떨어지더라구요....

몇초간의 끔찍한 정적이 흐른후

둔탁한 소리와 함께  저도 잠시 멍해졌어요..

제가 어떻게 했어야 현명했던걸까요.. 희미한 기대라도 있었는데 그 소리를 듣는순간

제마음도 무너져내리더군요.......

바로 어제 저녁까지도 나를보고 안심하며 눈키스까지 해줬던 녀석이었는데말이죠...

추운겨울 잘 넘겨줘서 얼마나 고마웠는데.. 얌전히 누워있던 녀석을 차마 못보겠어서

묻어주겠다는 학생에게 박스 전해준게 그 고양이와의 인연의 끝이예요..

그길로 그 턱시도 무늬를 한 암컷고양이는 짧지만 고된 삶의끈을 놓았죠.

저희집에도 길냥이었던 고양이를 키우고있는데 어쩌면 고양이는 이리도 조용하고.. 애교스럽고..

뭔가 평안을 주는 존재일까요...

이런존재라는 것을 알고나니 더욱 고양이라는 길위의 동물이 애처롭게 느껴지는 걸까요

그때로 돌아가서.. 제가 열쇠를 따고 문을 열 생각만 했더라도 어쩌면

지금 집에있는 저희 고양이와 나란히 잠자고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하게 됩니다.

누군가는.. 차라리 길위에서 고생하느니 짧은고통으로 죽는게 낫다고도 합니다.

 

그아이가 죽은 날 택배가왔어요

예전에응모했었던 기억도 안나는 곳에서 사은품이 왔고

그다음날 또 다른곳에 응모했던 곳에서 금목걸이가 당첨되었고

삼일째 되던날 또 다른곳에서 사은품이왔어요

억지로 끼워맞추자면 한도 없지만.. 전 삼일동안 펑펑 울었네요

왠지 그고양이가 주고간것같은 고마움과 죄책감.

지금도 되도록 생각안하려고 하지만 그 턱시도 고양이 생각이 깊어지면 어쩔수없이 눈물이나네요

 

 

IP : 58.239.xxx.21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휴~~
    '12.9.19 9:23 AM (175.215.xxx.68)

    길냥이 한마리 들이세요.
    아주 매력적인 동물입니다.

  • 2. ㅠㅠ
    '12.9.19 9:36 AM (117.111.xxx.99)

    아침부터 너무 슬퍼요
    제가 뭔가 하고 싶어요
    저도 밥주는걸 해볼까요?

  • 3. 아침부터...
    '12.9.19 9:36 AM (121.130.xxx.99)

    눈물겹네요....ㅠㅠ
    사람이나,짐승이나,그생명 데려가는분도 따로 있으니,
    넘 죄책감 갖지마시고,
    같이 명복을 빌어요.
    울집냥이들도 길거리 케스팅인데,
    한녀석 들여놓고,
    다른 아이들과 엄마냥한테는 사료만 조공했었는데,
    어느날,너구리인가?오소리인가?가 일가족을 몰살시켜서...(산아래 동네라...)
    우리냥이 졸지에 고아가 됐어요.
    그런것 같아요.
    살고 죽는거...

  • 4. 인간을
    '12.9.19 9:48 AM (222.107.xxx.181)

    인간을 믿지 못하니
    도움을 주려고 해도 해가 될때가 있네요.
    자게에 터키와 그리스 고양이들 올려주신 글이 생각나요.
    동네 여기저기 고양이 밥그릇이 있고
    원하는 누구라도 밥 주고 돌봐줄 수 있다면
    고양이들도 사람을 무서워할 이유가 없을텐데...
    우리나라처럼 각박한 사회에선 너무나 먼 미래의 일이겠죠.

    아이가 선택한 일이니 너무 죄책감 갖지 마세요.

  • 5. 안타깝다
    '12.9.19 9:49 AM (125.134.xxx.54)

    ㅜㅜㅜ
    고양이는 그래서 함부러 구조하면안되요..
    극도로 경계하는 습성이 있기때문에 방 창문에서도 뛰어내립니다..
    그럴땐 나갈 통로를 만들어주시고 모른척 뒤돌아있어야해요...휴...

  • 6. 원글
    '12.9.19 9:51 AM (58.239.xxx.21)

    아직도.. 고양이에게 쥐약 섞어서 놓는 사람들이 많다고해요..
    그런분들께 제발 우리들만의 공간이라는 생각은 거두시라
    말씀드리고 싶어요.
    쓰레기봉투를 뜯는다는 말도있던데..
    뜯어놓은 봉투보면 종량제봉투에 몰래 음식물버리는 사람도 많더라구요..
    서로가 잘.. 살아가는 방법도 충분히 있을텐데 말이죠 ..
    ㅠㅠ님.. 고양이 밥주기하시면 생각지못한 엔돌핀이 마구 솟으실거예요
    그런데.. 싫어하시는 분들에대한 미움은 각오하셔야하고..
    몰래 숨어다니며 줘야한다는 번거로움도 있네요 ;;;

  • 7. Irene
    '12.9.19 10:03 AM (203.241.xxx.40)

    작년 1월에 외출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차에 치어죽은 고양이를 거둔적이 있어요.
    집으로 뛰어들어가서 죽은 고양이를 담을 도구와 박스를 가지고 나오는데 눈물이 멈추질 않더군요.
    근처에가서 보니 도저히 볼수가 없을정도로 훼손되어 있었어요. 손이 덜덜 떨리더라고요. 마침 근처에 단골 동물병원이 있어서 원장님께 부탁드려서 수거해서 사후처리해서 화장터로 보냈습니다.
    그 이후로 한동안 마음고생했어요. 평소에 보던 고양이도 아니었는데 생각날때마다 가슴이 저렸네요.
    하물며 원글님의 마음은 오죽할까싶네요.
    후회와 자책은 걷어버리고 함께했던시간, 좋았던 기억들만 추억해주세요.
    그때 그 턱시도냥이는 좋은곳에 갔겠죠. 이렇게 두고두고 자기를 기억해주는이가 있으니 행복할것 같아요.

  • 8. 원글
    '12.9.19 10:04 AM (58.239.xxx.21)

    그아파트가 유독 고양이 밥주는 문제로 말이 많던곳이라
    고양이가 너무 크게 울어서 누가 발견했어도 발견하고
    잡으려고 했단걸알기에 맘이 급했나봐요 ㅜㅜ
    너무나 쩌렁쩌렁 메아리치며 우는 소리가 ;;;; 큰일났다싶은게
    계단으로 내려가는 길을 모르는것같더라구요..
    그전날밤 혼자 계단으로 몇번을 유인해도 전혀 모르는듯해서요..
    치킨조각을 계단두세칸마다 두었는데 한층끝나가는지점까지도 제대로 안먹었더라구요
    날 밝은날 금방이라도 뛰어내릴듯한 자세로 크게 울기에
    싫어하는분들 눈에라도 띌까봐 구조랍시고 한게
    성급한 구조였나 싶은게 지금도 내내 죄책감의 원인인것같아요..
    위의 다른분들 말씀처럼 .. 사람이든 동물이든.... 데려가는 사람이 따로있어서
    그고양이 고생 덜하라고 데려간거라 그렇게만 믿고싶어요 ㅜㅜ
    눈키스해주던 턱시도 냥이.. 보고싶네요..

  • 9. 그린 티
    '12.9.19 12:53 PM (220.86.xxx.221)

    냥이들 밥 주는 사람입장에서 밥그릇 사료가 줄지 않으면 걱정이 되지요, 요즘 같이 낮에 한 번, 저녁에 한 번 오밤중에 한 번 가져다 줘도 쑥쑥 비어져 있으면... 원글님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턱시도 냥이 원글님 마음 따뜻했던 사람이라는거 알고 갔을거고.. 자기도 당황했겠죠. 그냥 턱시도 묘생이 거기까지라고.. 다른 냥이들 마음으로 품으시면 돼죠.. 집사노릇은 안하면서 한 마리 더 데려오자는 아들덕분에 밥 먹고 가는 애들 눈길이 더 가지만 내 책임은 집에 있는애 정도로..

  • 10. 원글
    '12.9.19 2:32 PM (58.239.xxx.21)

    네 .. 따뜻한말씀 감사합니다 저도 마음같아서는 한마리 더 데려오고싶지만.. 좁디좁은집에 강아지 고양이까지 세마리 뒹굴다보니 .. 가을이 다가오니 겨울걱정이 되네요..길위의 생명들 함부로보고 괴롭히는 남학생들도 많은것같은데 아드님 따뜻한 성품가졌네요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8021 교사들은 곽교육감 싫어하나봐요 11 씁슬 2012/09/27 2,745
158020 어른 열명 정도 먹으려면 갈비양... 2 ... 2012/09/27 1,359
158019 컴퓨터가 82만 하면!!! 3 컴퓨터 2012/09/27 1,129
158018 꼬리곰탕 끓이려고 하는데 도와주세요 4 .... 2012/09/27 1,270
158017 시월드 진짜 이해안되는거 6 ... 2012/09/27 2,212
158016 이런 경우어떻게하세요)7살아들이 제얼굴에 책을 떨어뜨려 안경이 .. 6 버럭맘 2012/09/27 1,549
158015 아파트에 꼭 있었으면 좋은 가게 추천해주세요. 18 장사 2012/09/27 3,271
158014 음악교사가 되고 싶다는 중2아들..좀 봐주세요 6 진로 2012/09/27 1,405
158013 동음이의어 장단어떻게 설명해야하나요? 1 도움요청 2012/09/27 961
158012 도라지 나물 했는데 맛이 없어요 7 2012/09/27 2,000
158011 아들둘이되었어요 25 엄마 2012/09/27 3,579
158010 씨매스나 소마 와이즈만 등등 사고력수학 2 초보맘 2012/09/27 7,951
158009 신세계 백화점에 새로나온빵 어때요? 17 초콜릿이 덕.. 2012/09/27 3,736
158008 명절증후군 극복 어떻게 하시나요? 5 트라우마 2012/09/27 1,579
158007 중1 국어문제(사동 피동표현) 정답 알려주세요 13 국어문제 2012/09/27 2,746
158006 (급질) 오미자청 만든데에 오미자 추가해도 되나요? 1 공주만세 2012/09/27 1,312
158005 주식할때, 수익금을 어떻게 관리하시는지요? 6 질문 2012/09/27 2,063
158004 이죽일 놈의 식탐 8 스텔라 2012/09/27 2,293
158003 명절음식 한가지씩 추천해주세요^^ 37 맏며느리 2012/09/27 5,004
158002 5학년 사춘기아들 야구에 넘 빠졌는데 5 매번 충돌이.. 2012/09/27 1,509
158001 질문)식당에서 토란국 파는곳 없을까요? 1 ... 2012/09/27 1,629
158000 외국인4인가족, 게스트 하우스 괜찮나요? 1 답변기다립니.. 2012/09/27 1,336
157999 하와이, 자유여행 하기 괜찮은가요? 6 방랑자 2012/09/27 3,285
157998 서술형수학 2 질문 2012/09/27 2,163
157997 최태원 구명 싸인 안했는데도 사과.... 3 안철수 2012/09/27 1,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