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박근혜가 다시 저희에게 민주주의 하라고 기회를 주네요.

... 조회수 : 1,235
작성일 : 2012-09-12 21:34:46

영화, 디 아더스 (The others), 니콜키드먼이 주연했던 공포영화죠. 하지만 이 영화는 공포가 아니라 오히려 슬픈 영화라고 느낀 장면이 있었습니다. 니콜키드먼이 큰 저택에서 아이들 둘을 지키며 기약없이 전쟁터에 나가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며 살고 있었습니다. 니콜키드먼이 결국 자신과 아이들이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고 이미 죽은 상태란 것을 알게 돼요.

마지막 장면에서, 이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에서 니콜키드먼이 양옆에 두 아이를 앉히고 이야기를 합니다. "내가 너희들을 베게로 죽게하고 절망에 빠졌지. 나 역시 총으로 머리를 쏘았어. 그런데 얼마 후 다시 너희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거야. 하나님이 다시 나에게 기회를 주셨구나 하고 너무 기뻤어." 하고 말할 때 전 너무 슬프더라구요. 고립된 공간에서 전쟁터에 나가 죽었을 가망성이 높은 남편을 기다리며 애를 키우는 여자의 인생이 이렇겠구나 싶어서요. 그리고 다시 아이들이 살아난 환상으로만 살 수 있었던 엄마의 마음도 이해가 되구요.

암튼, 박근혜가 다시 유력한 대선후보가 됐잖아요. 참 이상하죠. 이미 박정희 육영수 여사가 만인 앞에 총탄을 맞아 분명히 역사 속으로 사라졌는데 다시 그 역사가 되살아나다니요. 박근혜는 박근혜가 아닌 아직도 국가를 통치하고 싶은 박정희가 살아난 듯 해요.

그런데 이 역사 드라마의 한편엔 장준하 선생의 유골이 홍수에 이장을 하면서 스스로 타살임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일부러 6cm 지름으로 가위로  오려낸 듯한 함몰을 드러내면서 말이죠. 장준하 선생의 죽음은 개인의 억울한 죽음이기도 하지만 독립을 위해 싸우고 한국의 민주화를 위해 싸운 사람들의 초라한 패배잖아요. 이것이 다시 꺼진듯 하다가 다시 박정희와 함께 2012년 대선 현장에 드러났네요.

전 박근혜가 박정희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면서 다시 한번 하늘이 우리나라에 기회를 주신 것이 아닌가 합니다. 박근혜가 조금이라도 박정희와 다른 모습을 보였다면 이 드라마는 아니었겠죠.

그룹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서 적군보다 더 나쁜 건 동료를 배신한 배신자라고 했습니다. 박정희가 일본의 침략하에서 독립군을 죽이고도 대통령까지 함으로써 우리가 공유했던 공존의 가치를 더렵혔다고 생각합니다. 박정희는 이 나라에서 대통령이 됐으면 안됐어요. 그 역사는 되돌릴 수 없지만 이제 박근혜가 나와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 아닌가 합니다.  

IP : 128.103.xxx.44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동감입니다
    '12.9.12 9:37 PM (211.246.xxx.235)

    역사의 흐름이 우리에게 기회를 준 것이라고...
    구구절절 동감이고
    추천입니다.

  • 2. 국제백수
    '12.9.12 9:41 PM (119.197.xxx.244)

    자게는 왜 추천 꾹~이 없을까요.
    깊이 공감하며 새롭게 재조명될 역사의 사실들 앞에 숨죽여 눈 크게 뜨고 바라보겠습니다.

  • 3. 맞아요..
    '12.9.12 9:42 PM (14.37.xxx.71)

    박근혜는 이번을 기회로 영원히 역사속으로 사라질것 같아요..
    기회가 제대로 찾아온듯...
    새누리당도 완전히 없어졌으면..

  • 4. 원글
    '12.9.12 9:44 PM (128.103.xxx.44)

    그런데 지금은 이 드라마가 어떻게 끝날지 모르지 긴장감이 최고조입니다. 이것이 진짜 드라마였다면 아마도 민주세력이 이기겠죠. 하지만 모르죠. 이것은 작가의 마음이 아니라 힘의 대결이니 두려워요. 결코 힘으로는 이길 수 없잖아요.

  • 5. 뻘 속에
    '12.9.12 9:44 PM (125.187.xxx.175)

    고이 가라앉아 세월에 덮혀 잊혀질 뻔했던 일들이 휘휘 휘저어져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우리는 미처 관심두지 못했던 역사와 다시 직면하게 되었어요.
    이번에야 말로 역사를 바로 맞춰야 할 절호의 기회, 하늘과 호국 영령과 억울하게 죽어간 원혼들이 주는 기회라는 생각에 소름이 돋을 정도에요.
    오죽하면 ㅂㄱㅎ를 한국 근현대사 역사공부의 요정이라 하는 이도 있네요.

  • 6. 원글
    '12.9.12 9:50 PM (128.103.xxx.44)

    저도 근현대사에 대해선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어요. 장준하란 그 이름도 저에겐 생소했었습니다. 그런데 의문사 어쩌고 하면서 알게되고 이제 화면에서 만나는 박정희가 더이상 경제부흥의 카리스마로 보이지 않고 무대에 주인공이 되고 싶고 사람들을 조정하고 싶어하는 자신을 위해 세상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결함있는 사람으로 보이더군요. 이래서 역사 공부가 필요한가봐요.

  • 7.
    '12.9.12 10:06 PM (1.241.xxx.146) - 삭제된댓글

    친일로부터 면면히 왜곡되어 온 역사 그 정점에 박정희가 있었고 다시 청산되지 않은 뒤틀린 역사는 박그네로 송두리째 다시 전면에 등장했죠 이나라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 우리앞에 펼쳐지고 우리에게 선택을 요구합니다 이제야 바로잡을 것인가 더욱더 뒤틀린 채 굴곡진 길로 갈 것인가

  • 8. 쓸개코
    '12.9.12 10:42 PM (122.36.xxx.111)

    원글님 참 글도 잘쓰시네요. 너무나 당연하고 옳은 내용만 쓰셔서 다른분들 말씀처럼
    추천 100개쯤 눌러드리고 싶은데 안타깝네요^^
    저는 장준하선생 유골 드러나게 된것 이시점에서.. 운명같아요.

  • 9. ......
    '12.9.13 1:04 AM (175.120.xxx.108)

    이런 글을 많은 분들이 읽어야 하는데..

    깊은 동감..

    착한 이들에게 복을 주는 해피엔딩 드라마가 되길 바랍니다

  • 10. **
    '12.9.13 12:05 PM (121.146.xxx.157)

    소름이 돋을만큼 타이밍이 맞게 장준하선생의 존재가 드러나는것
    하나만 봐도....이건 예사롭지 않은 조짐입니다.

    원글님 말씀...천배 추천하고 싶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9881 저는 꿈에 죽은 생선들이 방에 널부러져 있더라구요 2 .. 2012/10/04 2,185
159880 아들이 장가간지 3년이 되었는데 남인것 같은 느낌 68 허전하네요 2012/10/04 22,279
159879 꿈에 보석을 주워담았어요 ㅎㅎㅎ 22 .. 2012/10/04 8,960
159878 학생이 공부를 포기하는 이유는 재미가 없어서이고 그중 수학이 1 루나틱 2012/10/04 1,347
159877 지역-시골이 추운곳이라면 콩타작후 2012/10/04 689
159876 sk 멤버십카드 포인트를 11번가에서 사용할 수 있나요? 1 급질.. 2012/10/04 1,874
159875 Daum에서 본 재미있는 댓글 ㅋㅋㅋ 4 봄날 2012/10/04 2,226
159874 시트지로 직접 인테리어 하신 분 계신가요? 5 마음이 2012/10/04 1,620
159873 스파와 같이 사용하는 콘도 추천좀,, .. 2012/10/04 800
159872 등산셔츠 대용으로 입을 수 있는 일반 셔츠는 없나요? 4 콩콩 2012/10/04 1,052
159871 (방사능) 일본전문가/동해안쪽으로 방사성물질이 들어오고 있다/신.. 2 녹색 2012/10/04 2,017
159870 다들 잘도 만나시네요...-_ㅜ 애엄마 2012/10/04 1,158
159869 취학전 7세 아이 영어 학원 질문입니다 블루 2012/10/04 1,489
159868 결국 철수가 되겠네요. 22 대통령 2012/10/04 2,922
159867 요가 시작하는데 복장 문의요~! 3 스타 2012/10/04 1,393
159866 차를 아끼는 나만의 방법! 1 플로우식 2012/10/04 1,175
159865 칠순으로 가족홍콩여행 자문 구합니다. 5 코스모스 2012/10/04 1,967
159864 전기매트 사용관련 조언부탁해요. 2 알뜰맘 2012/10/04 1,065
159863 거지같은 머리 어떻게 해야 될까요? 7 우우 2012/10/04 1,738
159862 명절이 없어지지 않는 이유는 8 자본주의 2012/10/04 2,101
159861 싸이에게 1등을 바라지 않습니다 1 1등 2012/10/04 787
159860 MB "4대강 사업성과 뚜렷이 나타나고 있어".. 17 .. 2012/10/04 1,820
159859 수학 포기자가 문과 50% 이과 40% ..왜 이럴까요? 4 금호마을 2012/10/04 2,722
159858 여자가 교사가 되어도 집안일은 거의 안하더라구요 18 3 2012/10/04 4,767
159857 기분좋은 여론조사네요. 이쯤되면 바꾸네 대세꺾임 맞죠? 4 빅3 2012/10/04 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