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친정엄마와 딸.

에호 조회수 : 1,319
작성일 : 2012-09-10 10:54:49

전 친정에서 딸이 하나밖에 없는 고명딸이에요.

주변에 친구들 보면 딸들이 많아서 친정엄마 근처에 살면서

친정엄마 많이 챙겨 드리기도 하고 살펴 드리기도 하는데

저는 먹고 산다고 멀리 떨어져 살다보니

명절,생신,제사, 기타 시간 여유될때 한두번 다녀오는 정도라서

옆에서 잘 챙겨드리진 못해요.

 

아들들이 많긴 하지만 다 떨어져 살고

가까이 살아도 그게 또 다르더라고요.

 

그냥 항상 엄마가 안쓰러워요.

혼자서 힘들게 농사지으시며 사시는 것도 그렇고

자식들 챙기겠다고 힘들어 죽겠어도 그 많은 농산물 다

챙기시는 것도 대단하고.

아무리 말려도 평생 농사 짓고 사신 분이라

쉬는 법, 노는 법을 몰라 가만히 있지 못하시는 분이고요.

 

시골에서 사시는 분들이라도 참 다르죠.

내 땅이 있어도 그냥 남에게 빌려주고 적당히

텃밭에 채소만 기르면서 편히 지내시는 분도 계시고

그래서 쉴 줄도 알고 꾸밀 줄도 아는 분도 계시고요.

 

헌데 엄마는 그런 걸 못하시니

항상 일만 하시고 그래야 본인 스스로 안정을 느끼시나봐요

늘 흙에서 떨어지지 않는 몸이다 보니

꾸미는 것도 못하시고요

 

어제 친구 딸 결혼식이 있어 제가 사는 곳 근처 예식장으로 오시길래

가서 엄마를 만나고 왔는데

엄마 친구분도 몇분 뵈었는데

친구분들은 꾸미시기도 하고 멋도 내실 줄 알고 그리 오셨는데

엄마는 꾸미지도 못하시고  손은 어찌나 거칠고 까맣게 타고

살거죽만 붙어 있는 듯한 일만 한 손이 너무 안쓰럽고

 

한때는 얼굴에 화장도 잘 받으셨는데

이제는 검버섯과 까맣게 탄 피부 때문에 얼굴 화장도

잘 안받는 엄마 얼굴을 보니 가슴이 아팠어요.

 

엄마가 원래 피부가 정말 하얀 분이시거든요.

속피부는 정말 하얀데 일하시느라 그렇게 되시고.

 

제가 근처에 살면 엄마 챙기면서 일도 도와드리고

귀찮게 하면서 팩이든 맛사지든 자주 해드리고

제가 꾸며 드릴텐데..

 

시댁은 시부모님 두분 다 계셔도 농사 딱 먹을 만큼만 하시고

그렇게 자식들에게 퍼주고 챙겨주고 안하시거든요.

그냥 명절때나 만날때 뭐 이거저거 한두가지 챙기는 거 외에는

일절 안챙기세요.

 

첨엔 참 정없다. 싶었는데  지내면서 친정엄마와 비교하다 보니

차라리 그게 낫다.  본인 몸 편하고 쉬면서 놀줄도 아는게 낫다 싶었어요.

시어머니는 친정엄마처럼 농촌에 사시고 농사도 지으시지만

일 잘 안하시고 그냥 집안에서 쉬시고 꾸미는 거 좋아하시고

치장 잘 하시고..

 

시누이가 근처에 살면서 자주 친정에 다니다보니 그런것도 좋아 보이고...

 

어제 엄마의 손과 얼굴이 생각나서 마음이 참 아프네요

 

IP : 124.63.xxx.9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5623 부풰식당 요즘 다 이런가요? ㅅㄱㄱㄱ 2012/09/16 2,075
    155622 시부모님 모시는 문제---의견 부탁드립니다. 53 불통 2012/09/16 14,973
    155621 저도 노무현 대통령 뽑았지만... 노무현대통령은 좌파가 아닙니다.. 5 인세인 2012/09/16 2,076
    155620 식당에 갔는데 상한듯한 음식이 나온다면?? 8 ... 2012/09/16 2,474
    155619 시댁의 친척어른들 5 상식 2012/09/16 1,864
    155618 피에타 보신 분께 여쭤볼게요 (스포있으니 보신 분만!) 9 질문 2012/09/16 2,906
    155617 퀸사이즈 침대랑 킹사이즈 침대 중에서 고민이에요 10 하라 2012/09/16 3,940
    155616 중2딸아이 아직 공부중~ 2 엄마이고픈... 2012/09/16 2,013
    155615 일본방사능 관련하면 우리나라 정부는 진짜 죽일놈인데.. 10 ㅇㅇㅇㅇ 2012/09/16 2,477
    155614 아이를 낳으면 행복한가... 에 대해서. 10 ㅇㅇㅇㅇ 2012/09/16 3,592
    155613 성범죄자알림이 2012/09/16 968
    155612 예전에 입던 부츠컷 청바지어떻게 하셨어요? 22 현사랑 2012/09/16 6,036
    155611 새누리당 이혜훈씨 12 무셔...... 2012/09/16 3,328
    155610 세상에서 가장 바보같은 질문.. 이런거좀 하지맙시다. 5 ㅇㅇㅇㅇㅇ 2012/09/16 2,244
    155609 이런 상황이 기분나쁘지않나요?.. 1 .... 2012/09/16 1,569
    155608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결혼하면. . 31 결혼 2012/09/16 42,695
    155607 뉴스타파 26회 - 꼭 시청 바랍니다.[펌] 10 그랜드 2012/09/16 1,888
    155606 낙하산으로 취업할 기회가 생겼는데 14 백수임다 2012/09/16 5,164
    155605 [긴급질문] 갤럭시 노트 사용 중인데요, 82쿡 화면이 이상합니.. 1 갤럭시노트 2012/09/16 1,585
    155604 오늘 뉴스를 보니 로스쿨 출신이 판검사에 30명 넘게 임용 12 ... 2012/09/16 4,214
    155603 배가 아픈데 4 복통 2012/09/16 1,191
    155602 좀 맵고 쪼꼬만 고추 짱아찌... 4 뭐든지독학 2012/09/16 2,537
    155601 남편이 출장에서 돌아오는게 싫어요 5 자유인 2012/09/16 3,058
    155600 탑밴드 김세황씨 점수 40점! 8 놀람 2012/09/16 3,907
    155599 시세가 어떤지요 새우 2012/09/16 9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