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9월 10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조회수 : 747
작성일 : 2012-09-10 06:21:59

_:*:_:*:_:*:_:*:_:*:_:*:_:*:_:*:_:*:_:*:_:*:_:*:_:*:_:*:_:*:_:*:_:*:_:*:_:*:_:*:_:*:_:*:_:*:_

그녀의 본적은 산이다
골짜기 박차고 나와
강의 이름으로 들과 도시 가로질러
장단완급으로 걷다가 마침내 생이 끝날 때
바다로 열리는 그녀의 생은 뫼비우스 띠처럼
처음과 끝이 없어 유장하구나
물고기들 밥이 되고 집이 되어 살다가 다시
하늘의 부름을 받고 산으로 가서 신생을 사는
그녀는 거듭 순환과 부활을 반복하는 영원히 죽지 않는 여자다
태어난 이래 늙을 줄 모르는
하늘이 목숨 점지한 이래
이 나라 대지의 통 큰 어머니로 살면서
뭇 생명들 주린 입에 젖 물리는 것을
은근한 자랑과 소명으로 여겨온 그녀
낮에는 산과 마을 으스러지게 끌어안고
밤이면 별과 달 담아 흐르면서
출렁출렁, 한결 같은 보폭으로
유사 이래 이 나라가 걸어온 그 많은,
파란만장과 우여곡절과 요철의 세월
만백성과 더불어 울고 웃었다
오, 그녀의 사랑하는 자식들아,
그녀를 시험에 들지 말게 해다오
멀쩡히 살아있는 육신
수술대에 올려놓고 함부로 재어 절단하지 말아다오
그녀는 가봉하기 위해 세탁소에 맡긴 옷이 아니다
책상에 놓인 공작의 도구가 아니다
그녀가 앓으면 우리가 앓고 그녀가 죽으면 우리가 함께 죽는다
지난 80년대 시멘트 댐으로
사족 묶어놓은 이래
그녀는 갖은 질병 앓아왔다
관절염 앓으며 절뚝거렸고
폐결핵으로 붉은 피 쏟기도 했다
오, 그녀의 사랑하는 자식들아,
그녀의 몸에 함부로 칼 대지 말아다오
자궁 드러내고 팔다리 잘라내고
얼굴 깔아뭉개 어찌 살기를 바랄 수 있겠는가
그런 날이 온다면 그녀는 이미 죽은 목숨이다
죽은 몸으로 어찌 우리들 주린 입에
젖 물릴 수 있겠느냐
그녀로 하여금 구리 빛 근육으로 싱싱하게 노동하게 해다오
그녀는 그냥 홀몸이 아니다
물이 죽고 땅이 죽고 하늘이 죽어
죄 없는 그녀의 자식들 ― 새와 꽃과 풀과 나무와 구름과 달과 바람과 벌레와 물고기와 소와 염소와 영희와 철수 등속
죽어가는 것 차마 어미로서 어찌 눈 뜨고 볼 수 있겠느냐
운하 건설은 온갖 쇠붙이 불러들여
그녀의 몸 파헤쳐 찢고
더럽고 무거운 기름때 끌고 와 오장육부 마구 휘저어
그녀의 몸은 안팎으로 검퍼렇게 녹슬 것이다
그녀를 더 이상 슬프게 하거나 노엽게 하지 말아다오
그녀가 우리를 버리지 않게 해다오
하늘이 분노하지 않도록 해다오
하늘이 우리를 떠나지 않게 해다오
사랑으로 세상을 흐르게 하고
풍요로 세상을 넉넉히 적시게 해다오
오, 그녀의 사랑하는 자식들아
그녀의 몸에 함부로 칼 대지 말아다오
고통으로 그녀를 울리지 말아다오
참다 참다 못 견뎌
그녀가 목숨 끊는 날이 오지 않게 해다오
치수가 나라의 살림이다
우리 살림을 우리 스스로 거덜 내지 말아다오


   - 이재무, ≪오, 그녀의 자식들아, 그녀를 죽이지 말아다오≫ -

_:*:_:*:_:*:_:*:_:*:_:*:_:*:_:*:_:*:_:*:_:*:_:*:_:*:_:*:_:*:_:*:_:*:_:*:_:*:_:*:_:*:_:*:_:*:_

※ 대운하(이름만 바뀐) 반대와 생명의 강을 모시기 위한 시인 203인의 공동시집
   "그냥 놔두라, 쓰라린 백년 소원 이것이다"에서 발췌했습니다.

 

 

 

 


2012년 9월 8일 경향그림마당
[김용민 화백 휴가로 ‘그림마당’은 당분간 쉽니다]

2012년 9월 8일 경향장도리
[박순찬 화백 잠깐 휴가였던 모양이네요 ^^]

2012년 9월 8일 한겨레
[토요판이라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2012년 9월 8일 한국일보
http://photo.hankooki.com/newsphoto/2012/09/07/alba02201209072013430.jpg

 


2012년 9월 10일 경향그림마당
[김용민 화백 휴가로 ‘그림마당’은 당분간 쉽니다]

2012년 9월 10일 경향장도리
http://img.khan.co.kr/news/2012/09/09/20120909_jang.jpg

2012년 9월 10일 한겨레
http://img.hani.co.kr/imgdb/original/2012/0910/134719119364_20120910.JPG

2012년 9월 10일 한국일보
http://photo.hankooki.com/newsphoto/2012/09/09/alba02201209092014260.jpg

 

 

 

이미 애저녁에 구시대의 유물로 사라졌어야 할 니네들의 그 "옛날"이 아직 꽤 남아있지 않나요? 여기엔?

 

 

 

 

―――――――――――――――――――――――――――――――――――――――――――――――――――――――――――――――――――――――――――――――――――――
왕은 배, 민중은 물이다. 물은 큰 배를 띄우기도 하고 뒤엎기도 한다.
                                                                                                                                                        - 순자 -
―――――――――――――――――――――――――――――――――――――――――――――――――――――――――――――――――――――――――――――――――――――

IP : 202.76.xxx.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3513 와우.......폭탄 터진다 4 .. 2012/09/12 4,092
    153512 어두운곳을 보면서 괴물이 있다거나, 어두운방에 들어가면 후다닥 .. 9 겁많은 5살.. 2012/09/12 2,282
    153511 태웅이 양보하는거 어디서 감 잡으셨어요? 18 짜릿~~ 2012/09/12 4,578
    153510 거참 조용하네 8 .. 2012/09/12 2,086
    153509 서인국 키스신때메 저 또 설레네요 14 ... 2012/09/12 5,343
    153508 헬퍼이모되기(웨딩) 2 ........ 2012/09/12 3,376
    153507 우리 요끼 집자랑 소심하게 해볼께요 4 2012/09/12 1,569
    153506 항공권 예약할때 대기상태면 3 .. 2012/09/12 2,588
    153505 부산여행 가면 서면시장골목에 떡 맛나요(추천해서 갔음) 2 ㅜㅜ 2012/09/12 1,908
    153504 아침부터 폭풍눈물이었던 사진이 설정이라네요 3 ana 2012/09/12 3,726
    153503 영어문법 좀 알려주세요.. 2 ........ 2012/09/12 1,035
    153502 근데 윤제형 이건 뭐............... 28 ㅎㅎㅎ 2012/09/12 4,779
    153501 매일매일 쓸수있는 식기.. 나쁘지 않은걸로 추천 부탁드릴께요.... 10 개념이없어서.. 2012/09/12 2,640
    153500 시원이 엄마 제사상처럼 차릴려면 12 얼마들까요?.. 2012/09/12 4,306
    153499 요즘 몸이 너무 가려워요 5 바이올렛 2012/09/12 2,354
    153498 15개월 아기 열이 38.2도에요...어쩌죠? 12 싱고니움 2012/09/12 31,636
    153497 탈모 치료중인데요 3 리마 2012/09/12 1,605
    153496 언니의부탁 8 잘살자 2012/09/12 2,189
    153495 응답 오늘 달달한 장면 2 꺄악~~ 2012/09/12 2,489
    153494 입학사정관제 내신 필요없나요? 10 ..... 2012/09/12 2,194
    153493 결혼4년차인데, 남편이 너무 싫고 집에안들어오는게 더 편해요.... 50 ........ 2012/09/12 17,390
    153492 응답하라 본방 사수는 첨이라서요 3 궁금 2012/09/12 1,663
    153491 여자 키 158cm이면 어떻게 보이는지... 83 .... 2012/09/12 54,703
    153490 처제형부연인사이... 5 본적있어요... 2012/09/12 9,800
    153489 학습지교사일 참 힘든일인듯... 3 수제비 2012/09/12 3,5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