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놀이터에서 침 뱉는 아이가 있다면요..

애기엄마 조회수 : 1,975
작성일 : 2012-07-03 21:16:01

제목을 길게 적지 못해 저렇게만 적었어요.

상황 설명을 할께요.

 

오후에 친정에 네살, 두살 제 아이들 데리고 다녀왔어요.

5시 무렵 비가 올까말까 하는 날씨라 그런지 아파트 놀이터에 애들이 아무도 없었죠.

친정아파트 놀이터에는 이리저리 미로로 연결되는 커다란 미끄럼틀과 흔들 목마만 두개 있어요.

미끄럼틀에 한번 올라가면 올라간 애들이 이리저리 마주치고 부딪힐 수 밖에 없는 그런 구조에요.

애들이 아무도 없으니 저희 큰애 혼자서 미끄럼틀을 오르내리면서 놀고 있었는데 한 아이가 왔어요.

 

나이 지긋한 여자분과 같이 나와서 할머니신가 했더니 베이비시터라고 하시더군요.

여섯살 먹은 잘 생긴 남자아이였어요. 그 애도 미끄럼틀에 올라탔구요.

저희 큰애는 미끄럼틀 위에서 오가며 놀고 있고 돌쟁이 둘째는 미끄럼틀은 못 타니 놀이터 바닥에서

제 언니가 미끄럼틀 타는걸 올려다 보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 남자애가 자꾸 침을 뱉어요.

 

저는 처음엔 큰애가 미끄럼틀에서 넘어지지나 않을까 해서 큰애만 보고 있어서 그 애가 침 뱉는걸 못 봤는데

그 아이 베이비시터 아주머니께서 애기엄마.. 작은 애기 좀 잡아요.. 쟤가 자꾸 침을 뱉어서 튈거야.. 그러시더라구요.

이 아주머니가 그 남자애에게 침 뱉지 말라고 하지 않기에 제가 그 애한테 얘, 침 뱉는거 아니야 그러면 안되지. 그랬는데,

그러면서 보니까 애가 약간 달라요.. 그제서야 그 아주머니가 말씀하시는데

그 남자애가 발달 장애도 있고 자폐아라서 대학병원에 치료 받으러 나가는 길이었는데

놀이터에 다른 또래 아이가 있으니 좋아서 놀다가려고 한다고.. 몸만 컸지 속은 아기라서 노는 방법을 모른다고..

그 감정 표현의 하나로 침을 뱉는다고 하네요. 아주머니가 애한테 그러지마라고 한다고 애가 들을 상황도 아니었고..

 

그러더니 얘가 침도 탁탁 뱉고, 자기 앞에 저희 큰애가 서 있으면 툭툭 밀고 그러네요.

아이가 장애는 있지만 격하게 감정을 드러내는건 아닌지 거세게 밀거나 하지는 않구요.

 

제가 궁금한 것은요. 이런 상황이라면 다른 엄마들은 어떻게 하시는지.. 그거에요.

마음같아선 큰애한테 그만 놀고 들어가자 하고 싶었지만

일단 큰애가 놀이터에 오랜만에 와서 너무 신난 상황이라 가자고 해도 통하지 않았을테고

가자고 한들 뭐라고 하면서 가자고 해야 했을까요.. 저 오빠가 자꾸 침 뱉으니까 가자고?

저는 그 상황이 참 어렵더라구요.

 

왜냐면 저희 부모님이 두분 다 교사이셨는데, 교사 집안은 그런거 좀 있어요.

어려운 사람 도와라, 아픈 친구 보살펴라 등등 지극히 도덕적이긴 하지만

너무 어려서부터 약간 주입식으로 그런 것 들을 배우다 보니

예를 들어 오늘과 같은 상황이면 저는 당연히 그 남자아이는 약자라고 생각해서

저 아이가 침을 뱉으니 피하자, 놀지 말고 들어가자, 이런 생각이 속으로는 들지만

차마 그렇게 실행에 옮기지는 못하는.. 그런 성격이거든요.

 

일전에 정신장애가 있는 성인어른이 저희 애를 보고 이쁘다~ 하면서 막 달려드는데도

제 마음으로는 경계를 하게 되면서도. 아 저 사람은 장애인이지,

일부러 해를 끼치려고 그러는 것도 아닌데 내가 놀래서 피하면

저 사람한테 못할 짓일거야.. 하면서 주춤하게 되는..  그런 상황도 있었구요.

 

네살 큰애는 왜 침을 뱉는지, 왜 자기를 미는지, 나쁜 오빠라고 하는데

저는 그냥 간단히 저 오빠가 마음이 좀 아픈데 아직 그런게 나쁘다는걸 잘 몰라서 그런다고,

그래서 지금 병원에 다니면서 의사선생님들하고 치료 받으면서 배우고 있는 중이라고.. 그렇게만 말해 줬어요.

 

그럴 때 아이에게 어떻게 설명을 해 주며, 어떻게 충돌을 피해주며, 어떻게 대처했어야 할지.. 어렵네요.

돌봐주는 아주머니가 아니라 그 아이가 엄마와 나왔다면 좀 달랐을까 싶기도 하구요..

 

 

 

IP : 121.147.xxx.59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7.3 9:59 PM (175.116.xxx.107)

    아이한테 설명할때 그아이나 보호자가 안듣게만하면됩니다..그아이도 잘모르긴해도 듣고느끼는건있거든요..우리애도 발달장애가있는데 가끔 엘레베이터안에서 뛰어요.. 저는 엘레베이터안에서 뛰면안돼!하고 제지시키죠.. 옆에있던다른엄마 엘레베이터에서는 뛰는거아니지? 위험하고 어쩌고하면서 애한테 교육을 시키는데.. 옆에서 듣고있기 참 그렇더군요

  • 2. 익명이라
    '12.7.4 1:39 AM (132.216.xxx.66)

    안타깝고 어려운 상황이긴 하셨겠어요..

    그럴때는 침뱉는 아이의 보호자가 제지를 하던 다른 아이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신경 써 줘야 하는 거 아닐까 싶네요. 남의 아이를 교육시키는 건 아무리 감정을 자제하고 한다 해도..윗 댓글다신 님처럼 상처가 될 수 있을거 같아요.

    저라면 먼저 그 아이의 보호자에게 이야기하겠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40209 강원도 정선 여행지 추천해주세요 6 휴가 2012/08/09 2,378
140208 이빨 안쪽까지 교정기 낀 상태에선 이닦이 어떻게 하나요? 1 .. 2012/08/09 1,344
140207 천문대... 추천 부탁드려요 1 .... 2012/08/09 1,256
140206 파워블로거가 될려면 엄청 부지런해야 할듯 싶어요~~ 2 꾸양마미 2012/08/09 1,963
140205 한달전에 4살아이 뇌ct를 찍었는데 이제와 불안해 죽겠어요. 4 정말.. 2012/08/09 4,640
140204 약정없는 스마트폰 있을까요? 7 ... 2012/08/09 2,241
140203 다들 자녀계획 어떻게되세요? 1 dusdn0.. 2012/08/09 1,219
140202 소셜 커머스 ....이용하시나요? 3 dma 2012/08/09 1,753
140201 각시탈 위안부 얘기 다루네요 1 각시탈 2012/08/09 1,453
140200 애가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글을 읽고, 연년생 엄마예요. 14 ..... 2012/08/09 4,549
140199 비꼬는게 아니라, 진짜궁금. 럭셔리 블러그에 상주하면서도, 내 .. 12 .... 2012/08/09 10,895
140198 사먹는 생수는 괜찮은가요? 9 4대강저주 2012/08/09 4,003
140197 재앙이네요. 물 끓여 먹는걸로 될까요? 2 2012/08/09 2,300
140196 산부인과 죽은여자가 자기폰으로 약물검색했다고하잖아요.. 30 비쫌 2012/08/09 23,356
140195 경희대근처에 맛난 레스토랑?있을까요?? 3 경희대근처 2012/08/09 1,415
140194 체조 러시아 선수들 너무 잘 하네요 8 ... 2012/08/09 3,734
140193 강원랜드호텔 수영장 이용할때요! 5 궁금 2012/08/09 4,817
140192 충격! 귀뚜라미!! 1 .... 2012/08/09 1,666
140191 볼살이 아프면어느병원가야하나요 1 미네랄 2012/08/09 1,020
140190 낼 요가 학원 알아볼까봐요 5 에잇! 2012/08/09 1,880
140189 샤브샤브용 고기 얼마나 준비할까요? 3 .... 2012/08/09 1,287
140188 그럼 님들은 도대체 뭘 할수 있는데요? 32 .... 2012/08/09 6,718
140187 은행 예금 재예치를 하면서요.. 7 .. 2012/08/09 2,896
140186 싱크대 선반 시트지 2 정리정돈 2012/08/09 2,261
140185 치료끝나고 세라믹?씌운 치아가 계속 욱신대요 3 ㅁㅁ 2012/08/09 1,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