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강아지 잃어 버렸다가 찾으신 분 있으세요?

패랭이꽃 조회수 : 1,276
작성일 : 2012-05-30 10:59:33
아래 강아지 잊어 버린 분 글이 올라와서 며칠 전 저의 경험이 떠올라서요.
그 동안 강아지(솔직히 지금은 개, 크기도 챠우챠우 크기라서 도무지 강아지라 할 수 없음)
목에다가 전화번호와 이름이 새겨진 줄을 걸어야지 늘 생각은 했지만
여차저차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네요. 솔직히 지금도 이름표는 아직 안 걸려 있어요.
집에서 살고 산책은 주로 내가 가슴줄로 매어서 다니기 때문에 잃어 버릴 기회가 거의 없다고 봤기 때문이었죠.

그러다 며칠 전 단단히 혼쭐이 났어요.
교회에 이 개를 데리고 갔고 이 개는 사람이 많으니 당연히 이리 저리 이 방 저 방 다니며
사람들과 즐겁게 지내고 남편은 다른 방에 있었고 저는 홀에 있으면서 누군가와 열심히 이야기를 했죠.
당연히 개는 남편이나 다른 사람들과 같이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이 개는 늘 남편이나 제 곁에 누워 있었기 때문에
으례껏 남편 곁에 누워 있겠거니 한 거죠. 그러고 나서 일어나 나가는데 남편 방에 개가 없는 겁니다.
이 사람 저 사람에게 개 못봤냐고 물어봐도 아무도 모르고 혹시 잠시 누군가 현관문을 열고 나간 사이에 밖에 나갔으면
아마 눈이 그닥 좋지 않아 차도 잘 못 피할 텐데 차에 치인게 아닐까...아무리 불러도 대답도 없고.
이 강쥐는 내가 부르면 저 멀리서도 펄쩍펄쩍 날아오거든요.
남편은 늘 놀러 다니던 공원으로 달려가 혹시 그곳에서 놀고 있지 않을까 살피러 갔고
저는 건물 구석 구석을 뒤졌어요. 온갖 최악의 상상은 다 하면서,
나의 실책을 나의 방심을 후회하면서....눈물이 막 쏟아지더라고요.

그러고 나니 옆 건물과 사이에 난 작은 문이 열려 있는 걸 봤어요.
양해를 구하고 그 건물 계단 위를 올라가 개 이름을 불렀는데 윗쪽에서 '컹'하고 대답을 하는 겁니다.
그 소리에 개가 위층에 있을 것이다라고 확신하고 계속 계단을 올라갔더니 6층에서 수위랑 같이 있는 거예요.
수위는 이 건물에는 동물을 들여서는 안된다고 잔소리하고....
아마도 이 개가 올라가는 것은 알았지만 되돌아오는 것을 잊어버리고 헤매고 있었던 거 같아요.
우리 집에서 하듯이 입주민이 엘리베이터를 타자 따라 타려고 했다는데 입주민은 거부했고
개는 어쩔 줄 모르고 우왕좌왕하고, 결국 저랑 만났으니 다행이지만 만에 하나 이 건물 현관으로 나갔다가 길을
잃어 버리면 차가 쌩쌩 달리는 도로에서 방심하다 잘못됐지 않았을까 가슴을 쓸어내렸어요.

저는 아이가 어려서 죽은 분들도 참으로 마음 아프지만
아이가 미아가 된 분들이 제일 힘들거 같아요. 살아도 산 목숨이 아닐 거 같아요.
사랑하는 자식이 같은 하늘 아래 부모없이 헤매고 산다고 생각하면 밥도 안 들어갈거 같고
잠도 못잘거 같아요. 걱정되고 눈에 밟혀서 못 살거 같아요.
아이가 미아가 되면 가정이 해체된다는 말이 이해가 되어요.
반려견도 마찬가지라고 봐요. 사랑하는 존재가 거지꼴이 되어 이 거리 저 거리 쓰레기통이나 뒤지거나
혹은 더 힘센 개들에게 물려서 상처투성이가 되거나 최악의 경우 개소주나 보신탕감이 될 수 도 있다고 생각하면...
사람이야 말이나 할 수 있지, 개는 정말 말도 못하고 가슴이 찢어집니다.
일반적으로 진돗개들은 귀소본능이 있어서 그나마 집을 찾아온다고 하는데도 쉽지 않고
산속에 올무나 덫이 많아 겨우 발견되는 개들도 많고 말라뮤트나 허스키는 귀소본능은 제로인데 반해
어디로 달려가는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개들이죠. 유기견들 중에 가장 많은 비율이 진돗개아 허스키랍니다.
제가 사는 곳은 그마다 동물에 대해 사람들의 마음이 따스해서 유기견들을 잘 거둬 주는 편인데
한국은 버젓이 '개고기 수육' 간판이 달리거나 사철탕, 보신탕 간판이 달리는 곳이라 개를 잃어 버리면
주인 가슴이 더 찢어질 거 같아요.
IP : 190.48.xxx.127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패랭이꽃
    '12.5.30 11:14 AM (190.48.xxx.127)

    점 세 개님, 아마도 그 강아지 전 주인이 같은 차종을 탔거나 아니면 점 세개님이랑 인상착의가 비슷해서 그럴거 같아요. 어떻게 도와줄 순 없었을까요?

  • 2. 유리알
    '12.5.30 11:40 AM (59.7.xxx.19)

    ...님 검은푸들 유기견인가요?
    강사모에 검은 푸들 잃어버려서 주인이 애타게찾는 사연 있던데...
    유기견 이면 ,,지역이 어디신가요?
    찾는분은 아마도 일산 인거같던데...ㅠㅠ

  • 3. ...
    '12.5.30 12:36 PM (1.176.xxx.151)

    정말 다행이에요..
    정말 개 감시 잘해야겠어요...ㅠㅠ
    오늘 개 찾은 글쓴이입니다...

  • 4. 한글사랑
    '12.5.30 12:53 PM (183.88.xxx.38) - 삭제된댓글

    우리나라 보신탕도 문제겠지만
    미국은 유기견을 4일후에 안락사 시킨다네요.
    그리고 그 독극물로 죽은 유기동물을 사료로 사용한다 하네요.

  • 5. ...
    '12.5.30 10:04 PM (211.36.xxx.118)

    목줄 없이 데리고 나가는건 상상도 못해요 개가 말을하는것도 아니구요 제가 아는분은 경찰서.파출소. 병 원. 전단지 총 동원해서 찾았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17219 민통당에서 벌어지는 인종차별 열받은놈 2012/06/15 664
117218 초3 증상입니다. 정신과 상담 받아야하나요? 76 걱정 한가득.. 2012/06/15 12,488
117217 안철수는 딱 어장관리녀 스타일인듯 6 뭐니 2012/06/15 2,096
117216 들(?)고양이들이 집 마당에 진을 쳤어요. 내보내고 싶은데..... 15 1층 2012/06/15 3,433
117215 제습기 어느것을 사용들하시나요? 1 질문 2012/06/15 1,179
117214 전업주부 까는 댓글들 정말 많네요 11 .... 2012/06/15 2,227
117213 40대여자 국민연금 얼만큼 넣을까요? 6 연금 2012/06/15 3,311
117212 영웅재중잘생겼네요 11 닥터진 2012/06/14 2,160
117211 워싱패드 ? 2012/06/14 800
117210 키 큰 남자에 대한 뒤늦은 갈망(?) 31 고민 2012/06/14 19,085
117209 시어머니 생신선물 2 고민 2012/06/14 2,029
117208 색깔좀 골라주세요 1 하늘 2012/06/14 858
117207 왜 남편은 꼭 12시 반에 들어올까......... 이유가뭘까 2012/06/14 1,071
117206 (금요일)용인에서 삼성역. 오후 6시까지 운전해서 가려는데 길 .. 3 알려주세요 2012/06/14 693
117205 배낭여행객이 체류하기에 가장 물가가 싼 나라는 어디 일까요? 14 체류비 2012/06/14 10,235
117204 내일 회사를 퇴사할경우 어떤일을 하실껀지요? 2 장사 2012/06/14 1,429
117203 대전 서구쪽 치과 좀.... 3 형님이시다 2012/06/14 824
117202 루이비통 조세핀과 다른 모노그램 지갑 함께 가지고 계신 분들께 .. 3 알쏭달쏭 2012/06/14 1,558
117201 제주변 둘째들만 이런거죠? @_@ 17 아줌마 2012/06/14 5,448
117200 90년대 드라마 추억해봐요.. 90 파일럿 2012/06/14 12,978
117199 사춘기아들 대처법? 5 중학생아들맘.. 2012/06/14 3,270
117198 내가 승진한지 일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예전 직급으로 부르는 사람.. 2 직장녀 2012/06/14 1,557
117197 국정원 같은 곳은 어찌 들어 가나요? 23 .. 2012/06/14 24,291
117196 유령 마지막장면 보고 뿜은 분 계신가요? ^0^;;; 17 흐핫 2012/06/14 9,377
117195 축하해주세요!! 7 완소가족 2012/06/14 1,5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