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혼할게 아니라면 제가 마음을 다스리는 수 밖에 없겠죠..?

마음이지옥 조회수 : 1,797
작성일 : 2012-05-21 12:25:17

남편이 보름쯤 전에 술 마시고 사고를 쳤어요.

원래도 술주사가 심한 사람이라 거의 끊다시피 살다가

마음이 풀려 막걸리 두 대접 마시고 그 사단이 났네요.

 

동네 싸움도 나고 아직 어리지만 애들도 좀 놀랬고..

그런데 저는 제가 가장 중요한 사람인지.. 이번엔 제가 너무 마음을 다쳤어요.

저한테 남편이 못할 말을 했거든요. 이전에 술 마시고 저희 부모님을 욕되게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보다 더 마음이 아프고 속상하고 남편한테 화도 뭣도 아닌 지친 감정이 들고 그렇네요.

 

남편은 뭐.. 보통 그렇듯, 술 주사만 아니면 성실하고 능력 좋은 그런 사람이죠.

이번에도 술 깨고 미안하다 잘못했다 사과하고 나름대로 자숙의 기간을 가지고 있나봅니다.

시댁에서도 남편이 그러는거 잘 아셔서 시어머님은 뭐라 말씀 안하셔도 전후 사정을 다 알게 된

시누님이 저를 달래기도 하시고 미안하다 말씀도 하시고 다독이시네요.

그래봤자 팔이 안으로 굽긴 하겠지만 그간 남편의 주사에도 시어른들 생각해서 풀고 넘긴게 많아요.

 

이번엔.. 제 자존감이 와르르 무너져서..

술김이라곤 해도 아주 마음에 없던 소리는 아니겠지 싶은 생각이 계속 들고..

내 인생이 뭔가, 저 사람한테 나는 뭔가, 우리 사이는 어디서부터 꼬인건가.. 그렇네요.

 

보름 째 남편과는 말 한마디 안하고 있어요. 이젠 소리 지르고 화내고 싸우는 것도 아무 의미가 없는거 같아서.

화를 내고 성질을 부릴 그런 에너지도 남편에겐 쓰고 싶지 않은 그런 상태에요.

그런데 어제 저녁엔 남편이 평소처럼 저에게 말을 걸고 회사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하는데

정말 대꾸도 하기 싫고 남편을 보고 싶지도 않고.. 애들도 있는데 이러면 안되지 싶어서 건성으로 듣는 시늉만 했죠.

 

남편은 별 말 안해요. 말 꺼내봤자 제 말이 열배는 더 많이 나올걸 알테니까요.

이런식으로 아무 의미없는 정신적 에너지 소모가 계속 되고 있는데요.

 

애가 하나일 땐 이혼도 쉽게 생각했어요. 이젠 둘이되다 보니 그것도 쉽지 않구나 싶어요.

그렇다고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그렇게 살기는 아직은 제 마음이 너무 얼어서 . .

하지만 결국 이렇게 그냥 살거라면 제가 또 이번 일을 없었던 듯이 잊고 마음을 내려놔야 하는걸까요.

하루하루 밥을 먹고 물을 마시는것 조차 마음이 힘드니 너무 힘들고 지치네요.

IP : 121.147.xxx.17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ㄴㅁ
    '12.5.21 12:28 PM (211.238.xxx.37)

    그런 마음 다 담아서 남편한테
    편지 한번 써보는 건 어떨지..

  • 2. 저는 집요해서
    '12.5.21 12:41 PM (1.245.xxx.136)

    끝까지 추궁할 거에요

    무의식까지 추궁해 들어갈거에요 ㅎㅎ

    도대체 무슨 불만이 자리하고 있길래 그러는지


    아예 날잡고 둘이서만 집중 대화를 하세요. 족치며 몰아가지 말고

    들을 준비가 되어있다며 마음 놓고 말할 수 있게 멍석을 까는 거죠

    힘든 일이 있었냐며 살살 달래가면서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며 위장술도 쓰고 막

    속에 있는 거 다 박박 토해내도록


    제가 좀 끝장을 보는 성격이라서

    인간 심사 밑바닥까지 들여다봐야 직성이 풀려서요

    근데 그렇지 않으면 부부가 한 지붕 밑에 살아도 동상이몽으로 서로 무슨 꿍꿍이 속이 들었는지도 모르고 산다는 것인데 찜찜하잖아요

    님이 사과받고 위로받으려는 태도로 나가지 마시구요

    지랄을 부릴 때엔 자기도 상처를 받고 꽁하니 뭔가 안 좋은게 있다는 거니까


    먼저 접고 들어가서 생각을 안 뒤에 오해는 풀고 비논리적 생각을 하고 있으면 논리적으로 설득 시키세요

  • 3. 에휴~~
    '12.5.21 3:11 PM (110.47.xxx.79)

    저랑 거의 비슷한 입장이시네요.
    저흰 주말부부인데 정말 안보고싶어요.
    그러다가 안스럽기도 하고,
    하지만 정말 술생각만하면 끔찍스러울정도거든요.
    제마음도 갈팡질팡....그냥 원글님의 심정이 백프로 공감되서 써봐요.
    답이 없는것같아요.
    끝없는 되풀이일거라고 생각하면 정말 딱 죽고싶거든요.

  • 4. 인생이 허무 그자체
    '12.5.21 8:50 PM (116.34.xxx.145)

    잠시 반성일뿐 그버릇 못 고치네요
    아이들 어릴때 고민 많이 했습니다
    술주정뱅 아빠라도 같이 보면서 사는게 좋을지.. 아님 헤어져 따로 사는게 좋을지...

    그런데 용기가 없었어요

    60이 넘은 지금도 가끔 사고 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15226 저희집 주말이렇게 보내요.. 11 산책 2012/06/08 3,883
115225 내가 그래서 남자후배들한테는 무슨일이 있어도 집사라고 합니다 4 원래 2012/06/08 2,208
115224 썬크림기능 파운데이션 중 유기농화장품 괜찮은 거 있나요?? 2 유기농 2012/06/08 1,114
115223 이상현상이 난무하는 일본___________________ 2 원전반대 2012/06/08 2,611
115222 짜증나는 남편. 9 뭐지 2012/06/08 4,680
115221 강북삼성병원주변 맛집 추천해주세요 5 서울 2012/06/08 6,336
115220 닥치고밴드의 조보아 어릴 때 사진 와우 1 정말이쁘네요.. 2012/06/08 2,359
115219 구피키우면서 궁금증 8 .. 2012/06/08 3,387
115218 내일 토요체험학습 숙제인데 현충원이나 기타 선열을 기리는 기념관.. 1 초등 2012/06/08 581
115217 번역부탁해요 1 .. 2012/06/08 1,052
115216 지금YTN에 형돈이와 대준이가~~~ 7 형돈이와 대.. 2012/06/08 2,456
115215 말은 남녀평등 어쩌고 해도 결혼할때는 다릅니다 22 원래 2012/06/08 3,429
115214 카카오톡, 대단해요 26 .. 2012/06/08 11,827
115213 옆에 결혼시 집에 관한 얘길 읽으니 7 2012/06/08 1,843
115212 40중반 남자 183 에 81키로 12 말랐나요? 2012/06/08 2,512
115211 강북에서 부인과(ㅈㅇ) 잘 치료하는 여의사병원 추천해주세요ㅠㅠ 2 ㅠㅠ 2012/06/08 1,473
115210 샘마다 모두 잘한다고 하는 아이 6 잘났다 2012/06/08 2,026
115209 의사협회에서 의료일원화 추진 위원회를 만들어 6 ... 2012/06/08 848
115208 시아버지의 며느리 사랑(자랑) 4 -용- 2012/06/08 2,433
115207 내 집 전세 주고 전세 사는거 어떨까요? 3 집고민 2012/06/08 1,886
115206 푸룬과 푸룬주스 어떤게 나은가요?? 1 ... 2012/06/08 1,778
115205 선생님께 감사해서 바보엄마 2012/06/08 570
115204 한국에서 미국으로 소포 보낼때 배로 부치는건 이제 없나요? 3 ........ 2012/06/08 1,145
115203 성조숙증 진단을 받았어요 [마른 남아이고, 머리냄새 있었어요] 7 비도오는데 2012/06/08 5,490
115202 딸이 자꾸 자기 아래를 만져요. 6 30개월딸 2012/06/08 5,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