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난 내가 참 못된 인간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네가 좋다. 조회수 : 1,940
작성일 : 2012-05-17 01:14:24

열등감도 있고 이중적인 면도 많고, 나 자신이 참 싫을 때가 많았습니다만...그리고 나 자신이 참 싫습니다만...

직장내에서 일할때도 언제나 나자신이 우선이어서 업무에 대해서도 많이 공유하는 편이 아닙니다. 밑에 직원들이 일을 제대로 배우려하고 가르쳐 달라 할때도 제대로 가르쳐주기는 하지만 너네가 날 따라올수 있어? 하는 자만심 같 은 게 밑 바닥에 깔려 있기도 했구요.

 

그런데 오늘 뜻밖에 말을 들었습니다.

전 직장 동료들과 저녁을 함께 했습니다. 약속이 잡힌 상태에서 집에 왔는 데, 집에 오니 도와 주시는 분이 저녁을 맛깔나게 차려 놓은 것을 보는 순간 약속을 펑크내고 쉬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이 들더군요. 수에게 전화해서 피곤해서 도저히 못나가겠으니 그리 알라고 하고 전화를 끊고 저녁을 아구 아구 먹고 쉬려는 데 전화가 왔더군요. 빨리 나오라고...*장님 볼려고 일부러 없는 시간 쪼개서 나왔는 데 안오면 어떡하냐고, 나중에 잠실오면 전화해, 맛있는 점심 살테니...오늘은 내가 정말 죽을 지경이야...했는 데 결국은 져서 일행이 식사하는 횟집으로 갔습니다.

 

너무 피곤해서 맥주를 들이키는 데도 시원하지도 않고, 그래도 얼굴보니 좋고...절에 가서 초파일 등을 달았는 데 십만원쯤 하겠지 했던 등이 삼십만원이어서 계좌이체 했다는 둥, 하는 이야기를 듣고 잠실에서 했던 레이디가가 공연 얘기, 고등학생 아들이 연기 학원 다니는 지 일년 됐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전 직장 동료였던 이 사람이(자존감이 강하고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저에게 이런 얘기를 하더군요. *장님이 나한테 엄청 잘해 줬어요. 제일 잘해 줬어요. 내가 어리둥절해서 내가? 내가 어떻게 잘해줬는 데?

정말 난 한번도 잘해 줘야지 하면서 잘해준적이 한번도 없었는 데...유치하지만 앞으로 사람들에게 잘해주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 자신이 뚝뚝하고 직선적이고 불친절하다고 생각했는 데 정말 의외였습니다. 생각하니 기분이 좋습니다. 내가 누군가의 기억속에 잘해준 사람으로 각인되어 있다는 거...

 알콜만 들어가면 오버해서 큰 소리로 웃고 떠드는 수가 맘에 안들어서 얼굴색 변하고, 제 딴에는 친하다고 '임마,임마' 하는 수에게 ' 야, 누가 임마야, 듣기 싫어. 언니라고 불러.' 정색을 하는 나도 누군가에게  잘해 주는 사람입니다...

 

 

IP : 182.219.xxx.106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마지막줄에서 알겠네요
    '12.5.17 1:18 AM (27.115.xxx.162)

    ' 야, 누가 임마야, 듣기 싫어. 언니라고 불러.'

    ^^

    님이 어떤 스타일인지 알겠습니다.
    그냥 자존감이 강해서 흔들리지 않고 눈치볼것도 없고 자기일에 승부보는 사람
    그래서 군더더기가 없는 사람.
    하지만 '야 누가 임마야 너 말조심해'가 아니라 '언니라고 불러' 하는 따뜻한 사람.

  • 2. 흐음
    '12.5.17 1:22 AM (1.177.xxx.54)

    진심에서 우러난 칭찬을 듣게 되면 아이가 아니라도 .어른이어도.나이가 있더라도..그게 내 발전의 원동력이 되더라구요.
    원글님은 오늘 그런경험을 한거네요.
    저는 이주전에 한번했어요.
    그게 쌓이다보면 내 커리어 내 성격 성향이 바뀌어있는거죠.

    오늘 기분좋으셨구나...ㅎㅎㅎ

  • 3. ㅇㅇ
    '12.5.17 1:42 AM (1.64.xxx.143)

    남자분인줄 알았다능..;;

  • 4. 원글님 같은 분이 양반이죠
    '12.5.17 5:23 AM (188.22.xxx.31)

    할말 하시면서 뒤끝없는

  • 5. 왠지
    '12.5.17 11:10 AM (211.219.xxx.200)

    저도 왠지 원글님한테 끌리는데요 저 여자에요 마흔넘은..^^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23758 24시간 어린이집을 많이 만들면... 2 ... 2012/06/25 1,701
123757 한선교, 스마트폰에서 ‘야동’ 퇴출 법안 발의 세우실 2012/06/25 1,783
123756 포괄수가제- 펌글, 한 번 읽어보세요 mk 2012/06/25 1,290
123755 마테차는 체질 상관없이 마셔도 되나요? 검은나비 2012/06/25 1,403
123754 레진, 치과의사나 간호사가 보면 한지 안한지 알수 있죠? 3 레진 2012/06/25 2,710
123753 내용 삭제합니다. 43 미추어버리겠.. 2012/06/25 7,751
123752 식탁매트 추천이요 2 열매 2012/06/25 2,655
123751 냉동 망고 비온 2012/06/25 2,060
123750 500원짜리 동전 1997년꺼 은행가면 100만원준다는거 사실일.. 4 500원짜리.. 2012/06/25 30,137
123749 카카오톡스토리 친구삭제해달라는 아줌마 7 꼬투리 2012/06/25 7,047
123748 가락시장 반찬가게 있는 곳 위치 좀 알려주셔요 궁금이 2012/06/25 2,207
123747 마스크 팩 추천해주세요 1 indigo.. 2012/06/25 1,857
123746 인테리어 사진 볼 수 있는 사이트 1 ... 2012/06/25 2,259
123745 이런 컴퓨터로 그림그리는 기계? 아시는 분.. 5 ... 2012/06/25 2,369
123744 자꾸 왜 이렇게 자살하자는 생각만 하게 되는건지.. 2 호박씨앗 2012/06/25 2,063
123743 아이데리고 이혼후 순간순간 힘드네요. 8 좀 우울해요.. 2012/06/25 5,016
123742 저장용 마늘 어디서 사세요? 마늘 2012/06/25 1,565
123741 월요일에만 연락하는 남자?? 25 뭘까요 2012/06/25 5,887
123740 보험료 인출되는 날만 되면. 1 어휴 2012/06/25 1,361
123739 여고 학군좋은 동네 좀 추천해주세요~~ 6 강남 빼고,.. 2012/06/25 3,166
123738 정보석이 후계자로 삼았던 사위를 딸과 합작으로 죽이는거 보니 무신 2012/06/25 3,538
123737 제가 사는 지역에 지방 캠퍼스가 있거든요 7 허허 2012/06/25 2,984
123736 에어컨만 틀다가 선풍기 사용하니까... 3 시원한데; 2012/06/25 2,435
123735 바람피는 남편 고민글에 달렸던 댓글. 1 cass 2012/06/25 3,113
123734 리바트 이즈마인 제품 써보신분 계세요? 6 쟤나짱 2012/06/25 3,4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