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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돌아가신 엄마가 보고픕니다.

봄 밤 조회수 : 6,926
작성일 : 2012-05-10 23:43:35

엄마가 보고싶네요.

날이 참 좋죠. 이맘때가 일년중 가장 좋은것 같아요.

추울까 더울까...

꽃들이 지천으로 깔리고 밤도 길어져서 저녁에 산책나가면 참 좋을테고요.

 

엄마는 돌아가신지 이제 6년째 되시네요.

너무 갑작스럽게 가셔  정말 너무 경황없이 그렇게 보내드렸어요.

한동안 그 슬픔이 너무 커서 어떻게 주체할 수 없었어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 이제는 담담하게 엄마의 죽음에대해... 그리고 추억을 되새길 수 있게됐습니다.

 

엄마가 꽃을 정말 좋아하셨어요.

봄이면 마당에 나오셔서 꽃들 새순 올라오는것을 감탄하면서 보곤 하셨는데

ㅇㅇ야~ 이거봐라  너무 이쁘지

하며 소녀처럼 웃는 엄마의 얼굴이 선합니다.

 

어느 가을 햇살 좋은날에는 창가에 나란히 서서 마당을 바라보고 있는데

엄마가 하시는 말씀이  살아있어서 좋구나~ 하며 싱그럽게 웃던 기억도 납니다.

그리고 이렇게 좋은 날에는 화 내지 말아라~ 화 내기에는 너무 아깝쟎아.

웃기에도 모자란 날들이다~ 하신 말씀 아직도 마음에 새기고 있어요..

 

지난주에 달이 밝은 날이 있었죠.

슈퍼문이었나요?

 

집이 지방이라 조금이라도 집에 일찍 가려고 밤차타고 내려가면

대문을 활짝 열고 집에 들어서면,  달빛을 받은 마당의 꽃들이 한가득 피어있던 기억

지금도 너무 좋아요.

달빛에 하얗게 빛나던 별빛같은 꽃들...

달맞이꽃, 패랭이 , 모란, 연산홍...

 

지금도 어딘가  꼭 살아계실것만 같은 우리엄마

내가 가면 왜이렇게 밤에 다니니~ 조심해야지 어서와. 밥 줄까?

하며 반가이 맞아주시던 엄마가 생각납니다,

잊고 사니까 살만한데... 가끔 이렇게 몹시도 그리울때가 있어요,

너무너무 보고싶을때가..

그러면 어쩔줄을 모르겠어서....

 

늘 생각하고 기도해요,

엄마가 가 계신곳은 지금처럼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고 오곡백과가 풍성하게 피어나는 좋은 곳이라고

그리고 평안한 웃음을 짓고 계시는 모습도 그리구요.

잘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늘 건강하고 행복하게

여기서는 너무 자주 아프셔서 .... 그곳은 더이상 아프지는 않을테니까요.

 

엄마 보고싶어요.

나 잘 살게요.

IP : 125.129.xxx.57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핑크돌핀
    '12.5.10 11:54 PM (110.8.xxx.71)

    글 읽으면서 생각하니 슬프네요. ㅠㅠ 좋은 곳에 계실거예요. 저도 엄마한테 더 다정하게 해야 겠네요. 행복하게 사세요...

  • 2. 오마토
    '12.5.10 11:55 PM (183.80.xxx.85)

    오늘 저녁에 사랑하는 외할아버지가 하늘로 가셨어요...
    아이들 재우기 전에 소식을 듣고 한동안 멍하니 있었네요...

    내가 학교랑 직장 다니던 꽤 오랜 기간을 할아버지와 함께 살았었는데...

    아흔넘어까지 계셔준 할아버지가... 몇년 전부터 기력이 없어지시면서 맘에 준비 하게 해 주신 할아버지가...

    외국에 살면서 찾아뵙지도 못했는데 바로 어제 전화통화로 힘들게 '응'하고 대답해 주신 할아버지가, 남들이 말하는 '호상'이란 것을 선물로 남겨주신 할아버지가 참 감사하네요...


    갑작스럽게 어머님이 떠나셨다니 제 마음이 먹먹해 지네요... ㅠ.ㅠ

    우리... 오늘만 같이 울까요...?

    좋은 곳으로 가셨을거에요...

  • 3. 11
    '12.5.10 11:57 PM (218.155.xxx.186)

    글이 참 슬프네요. 어머니 좋은 곳에 계실 겁니다. 따님이 행복하고 건강하길 기원하고 계실 거에요. 힘내세요.

  • 4.
    '12.5.10 11:58 PM (119.208.xxx.54)

    읽다가 갑자기 눈물이 흐르네요ᆞ
    어머니를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이 전해져요ᆞ
    예쁜 모습으로 기억해 주는 따님을 흐뭇하게 바라 보실 것같네요ᆞ
    저도 아버지가 그립습니다ᆞ
    원글님ᆞ토닥토닥^^

  • 5. ㅜㅜ
    '12.5.11 12:00 AM (112.148.xxx.198)

    달을 봐도 꽃을 봐도 엄마 생각이 난다니..
    그게 부러워서 .. 눈물이 나네요.
    죄송해요. ... 공감하는 답글이 아니라
    그냥 엄마라는 존재가 그렇게 따뜻한 기억이라는게 마냥 부럽네요.
    친정엄마 살아계신데도, 너무 많은 상처를 받아 생각할때마다 울분이 터지는 저인지라...
    사랑 많이 받고 자란 분들 보면 참 부러워요..

  • 6.
    '12.5.11 12:11 AM (119.208.xxx.54)

    윗님~옆에 계시면 안아 드리고 싶어요ᆞ토닥토닥^^

  • 7. ..
    '12.5.11 12:19 AM (118.34.xxx.189)

    저도 엄마가 너무 보고 싶네요... 너무 일찍 가버려서 나 결혼하는것 애낳는것도 못보시고
    지금 살아계시면 정말 잘해드릴텐데... 가끔 엄마생각하면 마음이 아려요... 뭐가 급해서
    그렇게 일찍 가신건지... 친정엄마 있는 사람 부럽고 자매있는 사람 부러운 그런 쓸쓸한 밤이네요...

  • 8. .........
    '12.5.11 12:20 AM (24.85.xxx.26)

    힝........슬퍼요 ㅜ.ㅜ

  • 9. ...
    '12.5.11 1:52 AM (124.5.xxx.130)

    슬퍼질 거 같아서... 안읽으려다 읽어버렸네요... 눈물이 쏟아지네요. 좋은 곳에서 아프지 않고 평안하실거에요. 원글님 너무 따뜻하고 글도 잘쓰는 딸이에요.

  • 10.
    '12.5.11 2:56 AM (175.118.xxx.135)

    저도 울컥ㅠㅠ
    좋은곳에 계실거에요
    앞으로 더행복하세요~~

  • 11. 아톰
    '12.5.11 3:13 AM (121.133.xxx.230)

    저도 읽는도중 엄마 생각나서 울어버렸네요.. 한동안 서로 좋지않았던 일들로 연락끊고 지내다 결혼하고 아이낳고 살면서.. 다시금 조심스럽게 서로 조금씩 조금씩 풀어가며 지내지만.. 어느새 많이 늙어버린 엄마의 모습에 마음 한켠이 늘 그래요... 님 글 읽고 다시금 엄마의 소중함을 생각할 수 있게 되서 감사합니다...

  • 12. ...
    '12.5.11 3:59 AM (123.111.xxx.244)

    전 엄마없는 새끼로 산지 벌써 14년차예요.
    이젠 항상 엄마를 생각하지는 않게 됐지만
    한번씩, 문득 생각나는 엄마는 더 그립고 아프네요.
    님의 그 마음이 어떤 것인지를 잘 알기에 이렇게 댓글 달고 갑니다...

  • 13. 전 아빠생각,
    '12.5.11 6:30 AM (50.68.xxx.170)

    에 잠시 슬펐어요. 정말 사랑만 주시고 가셨거든요.
    보고싶다....^^

  • 14. 카페라떼
    '12.5.11 6:34 AM (222.155.xxx.235)

    윗님. 저두 엄마없이 살아온지 14년차에요.
    첨엔 상상도 안가더니 울엄마 얼굴이 희미하네요.
    눈물없이 엄마를 기억하게된지 얼마안되었는데 오늘은 넘 그립네요.
    돌아가신 모든 엄마들은 원글님이 말씀하신것처럼 좋은곳에 계시리라 믿어요.

  • 15. ...
    '12.5.11 8:34 AM (125.177.xxx.43)

    저도 글 읽는데 눈물이 나네요...
    글보고 저도 엄마께 더 잘 해야겠단 생각 들어요..
    원글님은 많이 아프실텐데 글 올려주셔서 감사하구요...
    힘내시고 좋은일만 가득하시길 바라요♡

  • 16. 둘맘
    '12.5.11 10:08 AM (1.11.xxx.141)

    97년도에돌아가셨으니 이제15년됐나요???
    전 전아직도 밤마다 아이재우면서 몰래 눈물흘린답니다...
    보구싶어서요....
    어쩜 이렇게 세월이흘렀는데도... 밤마다 생각이나는지....
    정말 하루도 엄마생각을 안하고 잔적이 없네요....
    근데 전15년동안 그렇게 보구싶어하고 맨날 울고잤는데도...
    꿈에서라도 보구싶건만 한번을 안보이시네요....
    어케 이럴수가있는지 ....정말 궁굼하네요.....

  • 17. ...
    '12.5.11 10:11 AM (155.230.xxx.55)

    잔잔한 님의 글이 저를 울리고 마네요.
    저희 아빠가 큰 수술을 받으셨고, 그렇게 여행좋아하시고 운전좋아하셨는데 지금은 운전도 못하시고 혼자서 어디 가시지 못하세요. 계신것 만으로도 너무나 감사함에는 변함이 없지만 가끔 꿈에...젊은 아빠가 아주 건강한 모습으로 나오고.. 깨고나면 슬프고...아빠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아파서요...그냥 님 글 보니까 저는 사정이 많이 다르긴 해도 그런 그리움이 어떤건지 공감이 되고 그래요.
    어머님께서 천국에서 소녀같은 모습으로 님을 보시고 계실거라고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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