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의 4대보험은 우리 자매님들

깔깔마녀 조회수 : 2,331
작성일 : 2012-05-09 10:41:47

우리 친정은 가난해요
우리 친정아버진 평생 술에 절여살았고
나이드신후에는 운신을 잘 못하실만큼 몸이 불편하세요(40대후반부터쯤)

우리 엄마는 평생을 한평짜리 구멍가게에서 새벽부터 한밤중까지 가게에 계셨어요
우리 친정에는 아들이 없어요
우리 친정은 딸만 넷이예요

근데 우리집은 즐거워요
항상 웃음이 넘쳐요
모두 개콘 출신들이예요

이게 다 웃음많고 정많고 초긍정적인 우리 엄마때문이예요
정말 정말 가난했지만
(여섯식구가 늘 단칸방에 살았으니까요 ^^)
우리는 늘 가난한걸 실감 못하고 살았어요
우리식구들은 다 둔한가봐요


엄마는 4대보험 들어놨다고 좋아해요
우리 딸들 4명이 우리 엄마의 4대보험이거든요

우리 딸들 모두 공무원으로
시집가서 아들 딸  낳고
신랑한테 큰소리치면서 살아요

친정에 들어가는 돈들은 우리 4대보험이 알아서 해결해줘요
뿐빠이해서

우리 엄마는 계모임에 가면 최고로 잘나가는 할머니예요
우리 엄마는 최고 멋쟁이예요
우리 딸들이 엄마를 그렇게 만들어주니까요

우리는 그 형편에도 우리를 우울하게 키우지않고
우리를 버리지않고
우리를 공부 잘하는 아이들로 키워주신 엄마에게 감사함을 느껴요

우리 엄마는요
전기세 나간다고 밤에 공부 못하게 했고
책은 한권씩만 얻어다줘서 딸들 모두 돌려읽게 해주셨고
대학이랑 시집은 모두 지 힘으로 가지않으면 택도 없다고 주입해주셨고
구멍가게 맡기써서 일찍암치 산수를 잘 하게 해주셨고
손님들 응대하는 방법을 어릴때부터 하게 하여 인간관계 훌륭하게 할수있는 방법을 알게 해주셨어요

분식점 할때는 우리 담임한테도 우동 배달 시키셔서 돈 꼭 받아오게 하셨고
영화관 배달갈때는 우리를 달고가셔서 공짜 영화보면서 문화적으로 넉넉한 꿈을 꾸게 해주셨고
경찰서 앞에 살때는 아버지가 술 먹고 엄마한테 손찌검할려고 하면
달려가서 보초서는 아저씨 데리고 올수있는 달리기 실력까지 늘게 해주셨네요

엄마가 키가 145밖에 안되서 매일 아침 우리가 일어나면 꼭 꼭 다리랑 무릎 주물러주셔서 우리모두 160넘게 해주셨구요

그중에서도 우리 엄마가 가장 잘 하는것은요

리액션이예요

완전 대박이예요

딸들이나

사위나

손자 손녀가

뭘 한 마디하면 웃겨죽겠다는듯이 헐리우드액션하고요

감탄사가 강호동도 탐날 만큼 적절하게 마구마구 쏟아주세요

그래서 우리집은 셋방 살면서도

단칸방에 살면서도 늘 매일매일 재미있었어요

세탁기가 없어서 손빨래해서 다라이에 이고지고 엄마랑 딸 넷이랑

엄마친구분이 하는 세탁소까지 가서 탈수하고 와야했지만

가는 중간 중간에도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웃겨서 빨래를 쏟은적도 있고

방에 쥐가 들어와서 난리가 났을때도

엄마랑 딸 넷이 모두 한 책상위에 피신하고 그 모습이 또 웃겨서 지금도 이야기하고 그래요

딸만 낳았다고 시댁에서 구박받고

가난하다고 친정에서도 대접못받고

살았왔지만

지금은 우리 엄마가 최고의 부러움의 대상이 된 인생역전이 되버렸어요

돈 많은 우리 고모가 제일 부러워하는것도 우리 엄마고

아들 많아서 어깨 힘주고 살았던 우리 큰엄마가 제일 부러워하는 사람도 우리 엄마고

많이 배워서 대접받았던 우리 작은엄마가 제일 부러워하는 사람도 국졸 출신 우리 엄마네요

딸내미 공부잘해서 일류대학보냈지만 취업 잘 안되는 친척이 부러워하는 사람도 딸내미 넷 모두 공무원인 우리 엄마네요

정말 우리 엄마는 4대보험 하나는 기가막히게 잘 들어놓은것 같네요

 

 

 

 

 

 

 

주제도 없고

두서도 없지만

이제는 많이 늙으신 우리 엄마 생각나서^^;;

IP : 210.99.xxx.34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멋진엄마에 멋진따님들!
    '12.5.9 10:50 AM (222.106.xxx.220)

    역시 돈이나 물질보다 더 중요한건 삶의 철학이네요.
    어머님 너무 멋지세요~
    저도 나중에 깔깔마녀님의 어머님같이 멋진 어른이 되고싶습니다!!

  • 2. ...
    '12.5.9 10:54 AM (183.98.xxx.10)

    진정한 인생의 위너시네요...
    원글님 자매분들도 다 그 에너지를 물려받으셔서 씩씩하실 거 같아요.
    내내 행복하세요^^

  • 3. 복사
    '12.5.9 11:00 AM (14.55.xxx.30)

    저희 친정이랑 비슷하네요.
    "우리 친정에는 아들이 없어요
    우리 친정은 딸만 넷이예요
    우리 딸들 모두 공무원으로
    시집가서 아들 딸 낳고
    신랑한테 큰소리치면서 살아요." 이 부분 완전 똑같네요.
    저희들 클 때 가난한 집 딸들이니 여상 보내라 했어요. 또 여고 졸업하고 공장 들어가라고도 했어요.
    그런데도 저희 엄마 그런 말 들은 척도 안하시고 다 대학 보내셨어요.
    지금은 사람들이 그럽니다. 요즘 같은 세상에 딸들이 어떻게 그런 번듯한 직장 들어갔냐고?
    그러면 저희 엄마 그러십니다. 등록금 싼데로만 보냈잖아.

  • 4. ㅅ ㅅ
    '12.5.9 11:00 AM (222.233.xxx.217) - 삭제된댓글

    너무 좋아요

  • 5. 블루
    '12.5.9 11:02 AM (124.51.xxx.157)

    오랜만에 훈훈한 글보니 기분이 좋네요^^
    삶의 가치가 돈보단 .. 사람이 가치가 되니 다들 밝고 잘 돼셨나봐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죠 ㅋ

  • 6. 아들만 있는 전
    '12.5.9 11:13 AM (14.138.xxx.69)

    정말 우울해져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7. 뒷끝없이
    '12.5.9 11:18 AM (124.5.xxx.109)

    시종일관 명랑한 글 첨이네요.
    젤 부러워할만하시네요. 따님들 대단해요.
    여상가도 전교권은 잘 나갑니다.^^ 취직,결혼 잘하기도 하구요.
    담임께 돈 받아온거 참 대단하신분이라 생각되어요. 철두철미하고
    정신력 완전 무장된 키145이나 마음은 2미터를 넘는 거인이십니다!

  • 8. 파란하늘
    '12.5.9 11:24 AM (121.163.xxx.61)

    님 어머니 넘 멋있으세요!

  • 9. 님멋져요!
    '12.5.9 11:28 AM (222.104.xxx.97)

    그런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는
    원글님이 진정한 승리자~
    멋지십니다~

  • 10. 최고
    '12.5.9 11:30 AM (124.54.xxx.226) - 삭제된댓글

    최근에 읽은 인터넷 글 중 단연 최고.
    추천 기능이 없네요. 추천 백만개~
    읽기만 한 저도, 원글님 어머니의 긍정적이고 행복한 에너지가 전해져와요.
    최고최고^^

  • 11. ..
    '12.5.9 11:32 AM (121.153.xxx.104)

    저는 왜 원글님 글 읽으면서 가슴이 뭉클하며 눈물이나죠ㅠ.ㅠ
    진심 부럽고.. 님 어머님 대단하십니다. 감동했어요

  • 12. ㅎㅎ
    '12.5.9 11:39 AM (61.72.xxx.112)

    중간에 담임 우동 배달 얘기부터는 이게 반어법인가 하고 잠깐 고민도 했지만
    다.행.히 해피엔딩이라 너무 좋네요~

    제가 세상에서 가장 혐호하는 사람이 애엄마가 애 끌어안고 청승떠는거에요.
    아이들은 객관적 상황이 중요한게 아니라 그 상황을 보는 엄마의 시각으로 세상을 보거든요.

  • 13. 아..
    '12.5.9 11:40 AM (222.107.xxx.181)

    불평불만에 가득차서 신세한탄하던 제가 너무 부끄러워지네요.

  • 14. ㅋㅋㅋ
    '12.5.9 12:05 PM (203.112.xxx.1)

    딸만 셋있는 저 괜시리 든든해지는데요? ㅎㅎ

  • 15.
    '12.5.9 1:04 PM (211.217.xxx.112)

    정말 멋져요,
    엄마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네요.
    상황이 아무리 힘들어도 긍정적인 기운을 자녀에게 뿜어주면, 아이들이 이렇게 밝게 자라나봐요.
    배우고 갑니다~

  • 16. 저도
    '12.5.9 2:22 PM (180.70.xxx.48)

    딸이 넷인집 막내예요
    우린 아들도 둘있지만 우리엄마도 주위에서
    착한딸들? 때문에 다들 부러워하세요
    도도했던 외숙모도 돈많은 작은엄마도
    ㅋ ㅋ 아들 며느리 박사라고 힘주던 고모도요

  • 17. 화목한 가정이 최고죠.
    '12.5.9 3:32 PM (218.234.xxx.25)

    가화만사성..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8014 체압측정이라는걸 해봤어요 ㅎㅎㅎ 은계 2012/05/10 860
108013 고영욱이 나쁜 놈인건 맞아요. 6 햇살가득 2012/05/10 3,660
108012 짭짤이토마토. 대저토마토. 그냥 토마토..어떻게 다른가요? 4 어렵네요 2012/05/10 3,168
108011 딸 키우기 불안해서 둘째도 아들 바라시는 분 계세요? 8 둘째계획 2012/05/10 1,819
108010 목에 걸 수 있는 물통?? 엄마 2012/05/10 559
108009 [원전]스트론튬 90 치바 바다 170km에서 1000km까지 1 참맛 2012/05/10 1,021
108008 엄마가 집에 오셔서는.. 3    2012/05/10 1,875
108007 진동 화운데이션기기 2 나무 2012/05/10 1,520
108006 이런사람은...뭐라고 표현해야 하나요? 9 정의가 안되.. 2012/05/10 2,407
108005 짜장면을 절대 안드시는 울 시엄니 18 울시엄니 2012/05/10 7,522
108004 매끈한 발바닥을 갖고 싶었는데.... 2 매끈한 2012/05/10 1,559
108003 지하철1호선된장녀..라는거 올린 인간 고소 당했으면 하네요 6 ... 2012/05/10 2,526
108002 서울로 취직안하고 지방으로 취직했는데 후회될까요? 2 지방취직 2012/05/10 2,097
108001 [추모광고]노무현 대통령 3주기 추모광고(5.10) 모금 총액 .. 4 추억만이 2012/05/10 1,321
108000 골반바지 궁금해요 2 바지 2012/05/10 1,170
107999 어린이집 소풍때 어떻게 보내야하나요? 3 우앙 2012/05/10 1,012
107998 가족에게 사랑받지 못해서 생기는 외로움은 어떻게 견디시나요? 5 고민 2012/05/10 1,965
107997 40대에 아이낳는거 괜찮을것같아요 17 hhhh 2012/05/10 3,598
107996 adhd 아이들은 키가 작나요? 6 질문 하나 .. 2012/05/10 2,424
107995 벙커원 82번개 때늦은 후기도 있네요 4 2012/05/10 1,855
107994 절에서 원래 사주 봐 주나요? 10 ㅡㅡ 2012/05/10 4,748
107993 최근병원 다녀오신 분? 병원서 개인정보 동의 싸인 하라는거 맞나.. 4 .. 2012/05/10 1,824
107992 오늘 통진당 회의에서 유시민의원이 말한 영상 (꼭 보세요!!) 6 뭐라고카능교.. 2012/05/10 1,798
107991 바람기 있는사람이 따로 존재하는걸가요? 4 궁디팡팡 2012/05/10 2,300
107990 임신당뇨 검사 재검사 나오신 분들 계신가요?? 5 재검 2012/05/10 2,1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