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월드콘의 추억

회상 조회수 : 835
작성일 : 2012-05-04 13:06:04

요즘 날씨가 좋다보니 자꾸 유년시절의 추억들이 많이 떠오릅니다.

제가 근무하는 곳은 공원처럼 조경이 잘되어있는 터라 식사를 하고서 10여분정도 산책을 하면 기분이 업되고 거기다 매점에 들러 산 아이스크림 하나면 마치 프루스트의 찻잔에 담근 마들렌 과자처럼... 저를 예전의 어린 저로 되돌려 놓아요..(오늘따라 글이 꽤 문학적-.-으로 나오네요).

점심을 먹고 한바퀴 돈 다음 매점에 들러 월드콘을 샀어요.

천원하네요. 콘아이스크림 중에서 월드콘을 좋아하는 이유가, 과자 부분이 바삭바삭하고 맛있기도 하지만 어릴적 기억들이 생각이 많이 나서에요.

우리는 삼남매인데 아빠가 타지에서 근무하셔서 회사 버스를 타고 귀가를 하셨어요. 매일 오시지는 못하셨구요.

제가 중학교1학년때였던 것 같은데, 엄마가 저희더러 아빠 마중을 나가보라고 하셨어요.

마침 저희가 다 방학이라 놀고있었거든요.

여름이었고 좀 더웠던거 같은데 손잡고 회사버스가 내리는 곳으로 갔어요.

아빠가 저희에게 천원주셔서 신나라~ 하며 월드콘 세개를 사서 동생들 나눠주고 저도 먹고 왔죠. 그때는 300원 했거든요. 고지식한 저는 늘 남은 잔돈을 엄마에게 갖다드리고

저도 나름 공평주의자라 동생이랑 늘 똑같이 써야된다고 생각했었지요. ㅎㅎ

어릴때는 과자가 웬만한건 다 백원, 이백원 했었어요. 삼백원 하는 과자는 좀 비싼 편.

아빠가 천원 주셔서 사먹는 그 월드콘이 어찌나 맛이있었던지...

그리고 아빠랑 다 같이 집에 들어가면 엄마가 따뜻한 저녁밥을 지어놓으시고는 밥을 먹을 때,

아빠는 늘 "티비는 가족의 대화를 방해한다!"고 하시며 티비를 끄셨어요.

(그런데.. 환갑이 훨 넘고 이제 칠순을 바라보시는 우리아빠는... 드라마랑 연예방송을 좋아하시는 할아버지가 되셨네요 ㅠㅠ)

아빠 마중 나갔던 다른 날들도 있었을텐데,

월드콘을 딴 날도 사먹었을텐데,

저는 왠지 월드콘 하면 저의 더웠던 여름방학과 아빠마중과 동생들과 나눠먹던 그때가 또렷이 기억이나요.

참... 그때 친구네서 아가사크리스티 추리소설 댓권 빌려와서 저녁때 복숭아 먹으면서 봤는데

열개의 인디언인형(그리고 아무말도 없었다) 보다 오들오들 떨었던 기억도....

추억은 방울방울....

@ 82잘 보는 내 동생아 이거 언니가 쓴거야. 봤나?!

IP : 155.230.xxx.5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5.4 2:46 PM (110.70.xxx.22)

    저도 월드콘 300원 하던 시절에 참 많이 먹었는데 ㅎ
    다른건100원인데 그거랑 빵빠레는 300원이였거든요 아빠랑 슈퍼가면 늘 빵빠레랑 월드콘을 집으셔서 저한테 둘중에 뭐 먹을래?하고 물어보셔ㅛ고 전 늘 월드콘 골랐어여 마지막에 쵸코있는 과자부분이 맛있어서 ㅎㅎ

    저도 월드콘 보면 늘 아빠생각나요:)

  • 2. ..
    '12.5.4 2:56 PM (118.103.xxx.244) - 삭제된댓글

    아까 글 읽고 스마트폰이라 댓글을 못 달다가 이제서야 댓글을 남겨요^^
    저도 어릴땐 월드콘이 디게 비싼 고가의 아이스크림이라고 생각되서 무슨 날에 용돈타면 사서 아껴먹고..
    지금은 확실히 그 때 그 맛이 나진 않지만 가끔 먹긴해요.
    저도 맨 마지막에 초코가 맛있어서 군것질을 좋아하진 않지만 종종 골라와요.

    저희 남편은 투게더만 보면 아버님 생각이 난다고 먹을때마다 얘기해요.
    아버님께서 술을 좋아하셨는데 술만 잡수시면 까만 비닐봉다리(ㅎㅎ)에 투게더를 꼭 사오셨다고.
    일요일만 되면 온 가족 다 자는데 아침 8시에 일어나
    당시에 티비에서 해주던 디즈니만화동산 그거 보면서 혼자 퍼먹었다고...
    평일엔 학교가야하니 느긋이 아침부터 즐길 여유가 없으니 일요일에 혼자 만끽^^
    투게더먹고 싶어서 토요일밤에 일찍 잤다고 하더군요.
    지금은 아버님 술드시는거 무지무지 싫어하는데 그땐 아빠 술먹는날만 손꼽아 기다렸을 남편생각하면
    너무 깜찍하게 귀여워요^^

    어릴적에 먹던 음식에 대한 추억이 있는 사람은 참 행복한것 같아요.
    적어도 그 음식을 마주했을때마다 꼭 행복할테니^^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6177 카드 얘기 보다 생각나는 카드일화 2 몇 년전에 2012/05/13 1,322
106176 급질)아이가 장염인 것 같은데 12 초보맘 2012/05/13 1,359
106175 화상영어하시는분께 문의드려요 1 자유롭게 .. 2012/05/13 1,479
106174 새 냄비에 베이킹소다랑 식초 넣고 끓였더니 시커매졌어요 ㅠ,.ㅠ.. 6 우째요 2012/05/13 4,861
106173 트레져 교재로 영어수업하는 초등저학년 어떨까요?? 1 고민맘 2012/05/13 874
106172 초3학년 아이들의 대화 1 -- 2012/05/13 1,105
106171 판단력 부족으로 쓸데없이 욕 먹은 적 있나요? 5 ........ 2012/05/13 1,892
106170 '침묵의 형벌' 관련 트윗들 4 사월의눈동자.. 2012/05/13 1,544
106169 남편,잊지않겠다...;; 7 ho 2012/05/13 2,715
106168 곤드레나물 데쳤는데 색이 시커멓게 변했어요. 3 나물밥 2012/05/13 1,412
106167 남편이 울었어요. 7 마음이 무겁.. 2012/05/13 3,182
106166 음악 들을 수 있는 어플 추천해주세요 1 mint 2012/05/13 788
106165 이럴수록 여러분들이 민주당에 힘을 주셔야합니다. 32 민주주의수호.. 2012/05/13 1,762
106164 미국산 청소기 변압기와 같이 쓰면 괜찮을까요? 4 다이슨 2012/05/13 2,026
106163 돈의 맛 재미 있을까요? 4 궁금 2012/05/13 1,695
106162 앞에 교회가 생겼는데... 1시간째 기타랑 드럼소리가 나서 힘드.. 10 아지아지 2012/05/13 1,822
106161 tv 추천 좀 해주세요 1 파란하늘 2012/05/13 612
106160 아이들 눈 영양제 추천 부탁드려요~ 1 흐린날.. 2012/05/13 1,447
106159 방콕가서 살만한 쇼핑물품 tip좀 주세요 8 올리브 2012/05/13 1,984
106158 주진우기자 대구교보 싸인회 다녀왔어요 14 *^^* 2012/05/13 2,030
106157 루이비통 남자 반지갑 가격이요 4 궁금이 2012/05/13 2,886
106156 편한 브레지어 좀 추천해주세요 4 어깨가 아파.. 2012/05/13 3,271
106155 당당한 삶 당돌한 삶. 4 --- 2012/05/13 1,756
106154 초등고학년때 강남으로 이사가면 늦을가요? 7 ... 2012/05/13 2,010
106153 젊은이와 일하게 된 나.. -- 2012/05/13 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