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정치병 반성합니다

제리 조회수 : 1,063
작성일 : 2012-04-13 16:28:36
선거날! 
잠자면서 투표율 높은거에 환호하는 꿈을 꿨어요
남편과 함께 눈 뜨자마자 투표장으로 고고씽 했구요
그때까지는 좋았는데...
저조한 투표율에 맘 졸이고 있다가
개표방송 보면서 먹으려던 맥주를 일찍부터 마시며
얼굴은 심각해선 아이패드만 들여다 보며 있었지요
출구조사결과에 어이없어하다가
개표보며 그래도 접전지에서 모두 이겨 제발 절반이라도 쟁취하길 ....
얼마나 얼마나 바랬던지요

그때 
전화가 왔어요
친정부모님이 모두 편찮으셔서 두 분 모두 입원하실거라구요
한분은 혈당이 요새 계속 조절이 안되고 
한분은 기립성저혈압으로 얼마전 쓰러지셨는데 그때 허리를 다치셨대요
그래서 남편에게 건성으로 얘기했을거예요
여차저차하다고... 
주말에 가 보자고....
저를 꼭 안아주며  "부인 힘내" 이러대요
제가 그때 "괜찮아 다음엔 꼭 이기면 되지 뭐"
이렇게 대답하고 나니 한참 적막이 흘렀어요
근데 날 위로한게 부모님 입원한거 때문이야? 이렇게 물어보기....가 부끄러워서 참았죠

다음날 
새벽 다섯시에 저절로 눈이 떠져서
선거결과 확인하고 그 참담함이란.....
밥을 못하고 한참을 넋을 놓고 있었는데
중딩아이가 밥을 달라대요
겨우 빵을 차려주고 식구들 다 내보냈는데
아이들이 하나같이 다음다음부턴 나랑 같이 투표할 유권자로 보여요
블링블링 이뻐보이더라니까요
사춘기 딸이 왠만해선 예뻐보이기 힘들거든요^^
죄송하지만 밖에 나가면 나이 많으신 어르신들 보면서
10년 안엔 가시겠지....이런 생각하며 소심하게 복수했다고 
생각하는 패륜을....쩝!

그리고 오늘 아침
아직도 제정신이 안 왔어요
좀비가 걸어다니는거 같았어요
막내 여섯살아이
유치원 버스 태우러 나가는데 제가 너무 슬퍼보였나봐요
우리 애가 귓속말을 하네요
"엄마 나는 이명박이 싫어요
그리고 민주통합당이 제일 좋더라"
저 아이한테 이명박 욕 안해요 시부모님한테 찍힐까봐서요
그리고 무슨당 찍었다고 말도 안했어요
근데 제가 개표방송 볼때부터 너무 이상하니까 이 아이가 
눈치로 안거겠지요
더 이상 처져있음 정치암이 되겠어요
털고 일상으로 돌아가야겠어요
IP : 203.142.xxx.30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살구둑
    '12.4.13 4:38 PM (175.206.xxx.216)

    소망하고 애쓰고 그결과에 희비하게 되는것......
    쓰린맘 서로 다독이고 싶군요 위로를 보냅니다.

  • 2. phua
    '12.4.13 4:43 PM (211.234.xxx.55)

    원글님 같은 분이 계시기에
    세상이 이만하지요...

  • 3. 그러게요..
    '12.4.13 4:46 PM (59.6.xxx.200)

    저는 오늘 친정에 잠깐 들렀는데(아파트 같은단지)
    엄마가 절 너무 안됐어 하시는거예요.
    장보면서 몇가지 사다드렸는데..
    받으시면서 미안해 하는게..
    약속을 안 지키셨는지..(엄마는 자식들이 원하는 대로 한다고 하셨거든요)
    아니면 늘 거부하시는 아버지 때문인지..
    절 바라보는 눈이 너무 슬퍼보였어요.
    현관문 나서며..
    저도 이놈의 정치병.. 했답니다.

  • 4. 코알라
    '12.4.13 4:55 PM (218.146.xxx.109)

    아.. ^^ 애기가 너무 귀여워요....
    저도 멘붕도 오고, 분노도 느끼고.. 공포도 느끼고 있네요...
    어제까지로 끝내려했는데 오늘도 82에 와있네요
    속상한 마음 여기서 함께 나누고 이제 털어야죠.
    함께할 분들이 많아 그래도 많이 위안이 됩니다...

  • 5. 제리
    '12.4.13 5:05 PM (203.142.xxx.30)

    제가 저와 정치 얘기를 오프에서 하는
    친구에게 얘길했더니
    우리 아이보고 정치 영재라고....
    잘 키워보래요
    얼굴도 완전 이쁘고 키도 커서
    나중에 반새누리 진영의 얼굴마담 하면
    20 30 대 남성 표는 싹 쓸어올 수 있다다며 웃었는데...
    이것 또한 정치병 증세중 하나인거지요^^

  • 6. ....
    '12.4.13 5:27 PM (221.147.xxx.4)

    저도요!
    집안 살림이고 직장일이고 다 팽개치고
    오늘까지 패닉상태입니다.

    빨리 추스리고 일어나야지요!

  • 7. 6살저희애는
    '12.4.13 8:24 PM (27.115.xxx.25)

    제가 너무너무 심각하게 개표방송보고 울고 욕하고하니까...
    개표방송.. 후보들 얼굴 좌라라락 박혀있고 계속 화면바뀌고..그거 같이보면서...

    "엄마는 저기서 떨어졌어?"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8116 30대초 여자쌤께 드릴 선물로 커피충전카드 어때요? 6 선물 2012/05/10 1,980
108115 유쾌한 대화법78 40 그냥 2012/05/10 4,345
108114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알려주세요 이럴땐 7 조언 2012/05/10 4,131
108113 제 팔자 제가 꼬고 있나요? 23 2012/05/10 14,157
108112 부산사는 친구랑 일산사는 저 2 어디서? 2012/05/10 1,501
108111 생식 먹어보려고 하는데요 제제 2012/05/10 688
108110 나경원 지지 목사, 이번엔 ‘나꼼수 폐지’ 애플에 요청 4 미친넘 2012/05/10 1,380
108109 청담 정상 토피아 어학원... 어디가 좋을까요? 4 어학원 2012/05/10 7,362
108108 궁금한게 있는데요.보통 결혼하면 신행때 식구들 선물 사오나요 8 .. 2012/05/10 1,998
108107 조준호의 카운터 펀치. 이러고도 실수누명 운운하면 인간이 아니지.. 동화세상 2012/05/10 1,155
108106 갑자기 너무 답답하네요... 1 ... 2012/05/10 964
108105 미국에서 인터넷으로 정관장 살 수 있나요? 2 홍삼 2012/05/10 7,246
108104 로얄드 달 책을 읽고 있어요 5 40대 2012/05/10 1,909
108103 이야맘에술두잔했어요 4 죽ㅇㅁ 2012/05/10 886
108102 우왕~색계 정말 재밌네요 8 탕웨이 유혹.. 2012/05/10 5,704
108101 학생 정서 행동발달 선별검사를 했다고 합니다. 2 중1맘 2012/05/10 2,244
108100 헬쓰장에서 그룹레슨(GX)해보셨어요? 4 마음 2012/05/10 2,112
108099 요즘애들 11 수지댁 2012/05/10 2,254
108098 오늘 옥탑방 보고..예전 영화 somewhere in time .. 10 옥탑방 왕세.. 2012/05/10 2,687
108097 아악 제 간장게장 맛있을거라고 말해주세요 ㅜㅜ 3 효녀 2012/05/10 1,361
108096 이 밤에 잠시 가출?하고 왔었네요 1 잠시 2012/05/10 1,100
108095 6살 남자아이 화장실에 자주 가는데요... 학습부분도 고민// 6 고민 2012/05/10 2,789
108094 남자7호가 제 마음을 설레게하네요..아흑~~~ 17 짝남자7호 2012/05/10 3,911
108093 조계종 승려 8명, 호텔서 억대 밤샘 도박 6 샬랄라 2012/05/10 2,105
108092 텝스 교재 추천 부탁드립니다 2 절실 2012/05/10 1,4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