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어머니의 패션 테러

하트 조회수 : 3,844
작성일 : 2012-03-14 14:59:51

지난주엔 집안 결혼식이 있었어요.

일이 바쁘셔서 그동안 웬만한 집안행사들은 아버님만 가시는 편인데

이번엔 가까운 집안 결혼이어서

저까지 참석하게 되었고 당연히 어머님도 참석했어요.

 

결혼식장에 함께 가려고 부모님댁에 주차를 하고

올라갔더니 마침 옷을 다 입고 계시네요.

딱, 제가 생각했던 옷을 입고 계셔서 다행이다 하고

 

반짝이는 하이라이터 얼굴선에 쓱쓱 바르고  브라운톤으로 얼굴선만 터치해드리고

먼저 집을 나섰어요. (아이들이 차에서 안내려서 먼저 주차장에 간거죠)

 

그리고 기다리고 있는데 어머님이 차에 딱~ 타시는데 

- 0 - 

 

이를 어쩔.....     옷에 절대로 어울리지 않는 그런 가방을 들고 타시네요.

 

속으로 절규를 하며 어쩔 수 없이 결혼식장을 갔어요.

(사실, 어머니~ 다른 가방드세요~~라고 하고 싶었지만

아이들보고 웃으며 차에 타시는데 그런 말이 안나왔답니다)

 

내내 어머니의 옥색 가방(딱 각이 있는 가방도 아닌 어벙벙한 그런...  대략 난감한 가방)이 계속

나를 괴롭힙니다.

죽겠습니다.

 

그동안 어머님이 명품이나 브랜드가방을 가지고 다닌건 아니어도

이런 난감한 가방을 드시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가방까지는 체크안했던 거죠.

아마 "봄"이라서 저런 색깔의 가방을 드셨나싶네요.  하지만 옷에도 안어울렸어요 ㅠㅠ  

 

원래 1년에 3번 정도 외출하시고 거의 내내 가게에서 일만 하십니다.

그래서 "나는 그런거 필요없다 주의"세요.

그런데 이번 옥색 가방 사건을 겪으니 "필요있다"로 방향이 바뀌네요.

 

오늘 백화점 다녀왔습니다.

마침 괜찮아보이는 가방있어서 사왔어요. 

코치가방같은 느낌인데 가볍고 어떤 옷에도 소화가능할 것 같네요.

 

이번 생신선물로  드리면서 이렇게 말하려구요.  (필요없다고 말씀하실게 뻔함)

"어머니,  일년에 3번 드시라구요~~~ ^^"   ㅎㅎ

 

아휴~ 속이 다 시원합니다.

지난 주말 결혼식 이후 내내 저눔의 옥색 가방이 제 뇌 속에서  떠나질 않았거든요.

 

그리고 이제 할 일 하나 더 남았네요.

제 뇌구조 나머지 반을 차지한 울엄마의 침대커버 골라야합니다.

울엄마도 요상한 색깔의 이불을 까시려고 해서 제가 펄쩍 뛰었거든요.  에고고~~

  

 

 

 

 

 

 

IP : 211.205.xxx.53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동이마미
    '12.3.14 3:01 PM (115.140.xxx.36)

    착한 며느님이시네요

  • 2. 하트
    '12.3.14 3:03 PM (211.205.xxx.53)

    마침 생신이셔서요^^

  • 3. ..
    '12.3.14 3:19 PM (110.35.xxx.232)

    저희 시어머니는 엄청난 멋쟁이라 저런 코치가 필요없어요~
    원글님 좋으신분이네요~^^

  • 4. 마음이
    '12.3.14 3:26 PM (122.34.xxx.23)

    저절로 흐뭇해지네요. ^^

  • 5. ㅎㅎㅎ
    '12.3.14 3:28 PM (112.161.xxx.208)

    님 귀여우십니다

  • 6. ,,
    '12.3.14 3:30 PM (147.46.xxx.47)

    애정이 뚝뚝 묻어나는 글이네요.

    시어머님 복이시네요.원글님 너무 예뻐요.^^

  • 7.
    '12.3.14 3:34 PM (175.112.xxx.103)

    원글님 어떡해요.....
    매우 귀여우세요~~~~^^

  • 8. 이런 예쁜
    '12.3.14 3:47 PM (175.203.xxx.25)

    며느리를 두고 계신 시어머님은 어떤 인품을 가지신 분일까 궁금해집니다
    며느리를 볼 나이인지라 제가 갗추어야 할 덕목과 센스를 82를 통해서 익히고 있답니다
    참으로 부럽습니다 ^^

  • 9. ...
    '12.3.14 4:35 PM (193.184.xxx.66)

    시어머니가 이렇게 필요없다 주의로 알뜰하고 절약하시면, 며느리가 오히려 사드리려는 입장이 되요. 그런데 많은 시어머니들이 먼저 이거달라 왜 안해주냐 이렇게 밀고 나오시니까 반감이 생기고 싫은 겁니다. 좋은 시어머니 되는 게 생각처럼 어렵다 보진 않습니다. 어떤 사람이 좋은 사람인지는 다들 잘 아시잖아요.

  • 10. 하트
    '12.3.14 6:36 PM (211.205.xxx.53)

    네, 따뜻한 댓글 저도 고맙습니다^^

    저의 어머니는 워낙 외출도 없이 일만 하셔서 몸치장이나 패션에 관심을 둘 여유가 없으세요.
    게다가 아들만 두셔서 그런거 챙겨주는 사람이 없네요.
    가끔 안쓰러워서 이렇게 하나 둘 사드리긴 하는데, 저희도 서민이라 아주~ 가~끔입니다.
    칭찬 감사합니다.

  • 11. 콜비츠
    '12.3.15 1:20 PM (119.193.xxx.179)

    저도 흐뭇~하게 봤어요.
    아들도 없고, 하나 있는 딸은 겨우 두살이지만, 내가 그 시어머니가 된 것 마냥....

    원글님도 그렇지만, 이런 일화를 보며 댓글을 다신 분들의 인품도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절로 미소가 막 나네요~~
    배울게요, 인생선배님들 ㅎㅎ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72597 유학!!! 안다녀온사람들만 옹호하고 찬성하고..다녀온 사람들은... 2 웃긴게 19:21:42 191
1772596 세상에 어떻게 이런일이 있을수 있을까요 3 .... 19:10:51 747
1772595 윤석열·김건희, 전승공예품 63점 빌려갔다 8 ... 19:04:06 603
1772594 피부암은 보험금 받기 힘든가요? 6 ........ 18:55:28 595
1772593 내일 수능 학부모인데 너무 떨려요 15 .... 18:49:33 956
1772592 신세계 2 상품권 18:48:00 525
1772591 제 증상은 뭘까요? 3 Xmas 18:46:38 560
1772590 [단독] 서울시 "종묘 영향평가 안 받겠다…보고서 내고.. 7 오세이돈xx.. 18:44:28 1,238
1772589 스캐너가 없는데... 7 ........ 18:44:28 357
1772588 내일 수능보는 딸이 도시락 메뉴를 정해줬는데 10 잉? 18:44:00 1,106
1772587 택배 오배송 6 .. 18:42:07 240
1772586 안다르 청바지 7 체스티 18:34:09 780
1772585 성인이 소아과에서 파상풍백신.. 소아용 주나요? 2 ㅇㅇ 18:33:02 414
1772584 남향에 앞에 막힌 거 없는 신축아파트는 진짜 따뜻하네요 10 00 18:32:13 1,010
1772583 잡다한 상식이 많은 아이 궁금해요 15 dddd 18:30:04 714
1772582 음주 차량에 치인 쌍둥이 아빠 음주 운전에 대한 ‘감형 없는 처.. 11 .. 18:27:39 859
1772581 내일 프리장없이 10시에 개장? 3 ... 18:23:33 983
1772580 건대역에서 손님 점심 모실곳 있을까요 4 뎁.. 18:22:50 287
1772579 [단독] 윤석열 ,'계엄 문건 부인' 한덕수 이상민도 저격 .... 8 그냥 18:17:34 1,478
1772578 "말이 안 되는 소리" 이진관 부장판사, '출.. 7 이진관판사 18:14:07 1,080
1772577 통신사를 한곳만 주장하나요? 2 잘될 18:08:55 312
1772576 붉닭볶음면 한번도 안먹어봤어요 13 사발면 18:02:40 733
1772575 극내향인 Infj 가 남편인 분 계신가요? 6 Mh 17:56:09 996
1772574 어금니 신경치료중인데 교정 1 . . 17:55:42 246
1772573 시어머니 전화드릴때 마다 하시는말 때문에 전화하기 싫어져요 24 ..... 17:54:21 3,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