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 키우기 너무 힘이 들어요.
운동신경없고 느리고 주변돌아가는 일에도 관심없고 같은 일도 여러번 말을 해줘야되요.
큰일 보러 화장실 들어가면 제가 고함지를때까지 안나와요.
계란후라이 시켜보면 하필이면 뒤지개의 앞쪽 쇠부분을 잡고 화상입었다고 난리, 그후론 무섭다고 안한데요.
걸핏하면 물건 떨어트리고, 기어이 지가 떨어져서 골절도 몇차례.
한달전엔 자동차 안에서 제 뒤통수에 오바이트 한적도 있네요.
기가 막혀하니 속이 안좋다 말하려는데 나왔다네요.
화를 버럭 내다가 눈물을 뚝뚝 흘리며 미안해하니 어이없어서 더이상 혼내지도 못했어요.
어제는 또 다리를 접질러서 절뚝거리길래 하루종일 맛사지 해주는데...
이 아이는 왜 이렇게 키우기가 힘들까하는 생각에 눈물이 핑 돌더라구요.
TV나 인터넷은 거의 관심없고, 가끔 TV보면 터울 많은 동생과 유아채널의 만화를 즐겨보고.
가끔 1박2일과 개콘은 보네요.
또래들 좋아하는 가요 프로그램 틀어놓고 같이 보자고 하면 잠시 있다가 슬며시 가버려요.
다른 아이들은 빨리 어른되고싶다는 얘기를 많이 하던데, 이 아이는 오래전부터 어른되기 싫데요.
친구도 거의 없고. 반아이들 이름도 거의 모르네요.
친구가 와서 아이 이름을 부르며 인사해도 "어.."하고 말더니.. 나중에 물어보면 어디서 본것같은데 모르겠데요.
며칠전엔 학기초인데 너랑 코드가 많는 착한 친구 잘 찾아보고 친하게 지내..라고 했더니.
"나 그런거 잘 못하는것 알잖아."하면서 피식 웃네요.
저학년일때 잠시 학원에 보내봤는데, 아이가 너무 싫어해서,
학원은 거의 안다니고 온갖 재밌는 체험활동 데리고 다니면서 해주고
좋아하는 책읽기나 그림그리기 하게 내버려뒀어요.
수학과학은 아주 잘하는 편이고, 국어사회, 암기과목은 상대적으로 약해요.
자연동식물에 관심이 많아서 온갖 생물들 이름과 특성을 알고 그런 얘기를 많이 하구요.
창밖을 보며 비가 내리는 모습, 낙엽 떨어진 모습을 보면서 이건 무엇을 닮았다. 그림이나 캐리커쳐를 보면서 어떻게 표현해야 한다 그런 얘기 많이해요.
과학이나 미술에 재능이 있는것 같고 아이의 장래희망이 그렇기도 해요. 아스퍼거가 아닌가싶기도 하구요.
아이 사회성이 걱정되어 초2, 초5 두차례 심리상담을 받았는데,
아이가 또래보다 수준이 많이 높다는 평을 들었어요.
제눈엔 너무 늦되어서 상담하러 간거였는데... 당황스럽더라구요.
비슷한 말동무를 찾아줘라고 하는데, 그게 학년이 올라갈수록 엄마가 친구를 만들어줄수 있는것이 아니더라구요.
독서 소모임 같은데 많이 다녔는데, 거기서도 친한 친구는 못만들어요.
친구 없어도 엄마가 친구해주면 되지 하는 생각으로 지내왔는데,
하루종일 집에 있으면서 절뚝거리면서 동생하고 유치한 장난치고 헤헤거리고,
맨날 엄마만 찾는 아이 보고 있으니..
이젠 그만 아이가 질색하는 학원에 억지로 보내야할까하는 생각도 들고...
오늘은 이 아이 키우기 힘들다힘들다 그 생각만 자꾸 들고 자꾸 마음이 아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