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바가지 끍기 선수인 저도 개과천선 하네요.

----- 조회수 : 1,213
작성일 : 2012-02-11 22:29:33

무얼위해 그토록 치열하게 살았나?

무엇때문에 돈을 그렇게 벌어야 했나?

왜 배를 웅켜잡고 허리를 바싹 졸여 살아왔나?

대학 다닐때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초가을 어느 날

겨우 친구 집에 하루 밤 신세를 지다 그만

연탄가스로 나는 똥을 싼 덕분에 죽어가던 친구를 겨우 깨워

엠블란스로 병원 실고가서 친구를 살렸다.

또다시 갈 곳 없는 나는 냄비 한개 이불 하나 책보따리 옷보따리를

들고 나는 비를 맞으며 하염없이 울고만 있었다.

비속에 비치는 버스 속의 사람들이 나는 너무 부러웠다.

아.. 저 사람들은 갈곳이 있는데 나는 어디로 가야한단 말인가?

하염없이 추위에 오돌오돌 떨면서

나는 그때의 방한칸에 대한 절절한 소망이 내가 결혼생활하면서

내 자식에게만 절대로 나처럼 그런 설움을 만들어주지 말아야 된다는 의무감으로

나는 온몸을 바쳐 일하고 먹는 것을 줄이고 아끼고 아끼며 살았다.

어느 듯 나는 어엿한 집도 장만했고

아이들도 원하는 공부를 시키면서

어느듯 내가 대학 때 그토록 간절했던 삶이 내곁에 와있다.

 

오늘 방바닥에 덜컹누워.. 그동안 남편에게 박박 바가지 긁었던

내자신이 조금은 밉다.

그렇게하지 않았어도 살 수 있었는데..

나는 역시 기다림과 은근함을 모르는 재미없는 사람이었던 것같다.

 

돈도 중요하고 빵도 중요하다.

하지만 내 나이먹어보니

부모님이 내게 한 말들이 하나도 틀린 말이 아니다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자식을 위해 희생했지만

하나도 후회하지 않는다.

요녀석들 때문에 나와 내 남편의 허리가 반쯤 휘어졌지만

인생을 산 재미도 요녀석들이 양념도 쳐주었고

살아가는 의미도 만들어 준 요술쟁이들이다.

언젠가 요녀석들이 제 갈길 가겠지?

그때 생각하면 마음이 벌써부터 아려온다.

까탈스럽고 쉽지 않았던 자식들 키워내기를 한 덕분에

나는 의미있는 삶을 살았던 것 같다.

이제부터 나는 내 남편이 부리는 심술을

웃어넘겨야 되겠다. 어차피 나 아니면 누가 이사람의

심술을 받아주리...

IP : 1.226.xxx.85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리봉소녀
    '12.2.11 10:31 PM (210.205.xxx.25)

    맞아요. 오십넘으니 젊었을때 일들이 후회되더라구요.
    좀 더 잘해줘야겠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1855 건강적신호가 자꾸 오네여 정말 심난해요,,,조언좀,,, 5 아로 2012/03/08 2,017
81854 젤네일 해보신 분들...이거 좋나요? 4 ^^ 2012/03/08 4,347
81853 저희 엄마 종편 아내의 자격봐요 짜증나 16 어후 2012/03/08 3,302
81852 3월 8일 [손석희의 시선집중] "말과 말" 세우실 2012/03/08 695
81851 애국심이 밥먹여주나요? 이건희라면 6 뭘까 2012/03/08 947
81850 분당 시범단지부근 피아노와 플룻 과외 2 선생님 추천.. 2012/03/08 953
81849 휴,, 이많은 연근을 도와주세요 16 연근 2012/03/08 2,186
81848 수키 맛있는 집 부탁 드립니다 라임 2012/03/08 700
81847 피부화장 잘 안먹는 분들 팁좀주세요 n,.n 14 님들 ㅜ 2012/03/08 5,119
81846 자궁내막염 관련 1 병문안 2012/03/08 1,234
81845 사무실에 앉아서 일하는 직종이면 굳이 복대 착용하지 않아도 되나.. 3 첫아이 임신.. 2012/03/08 1,305
81844 일요일에 매직펌을 했습니다 속상속상 2012/03/08 1,387
81843 초1 선생님 면담때요... 20 ... 2012/03/08 3,551
81842 가구 먼지청소랑 침구 청소는 어떤거로 해야되나요? 1 청소용품 2012/03/08 1,175
81841 칼국수 면, 어디제품이 맛있나요? 3 ㅇㅇ 2012/03/08 1,234
81840 [글수정]노대통령 딸 노정연씨 허드슨클럽 가봤어요.. 64 이털녀 2012/03/08 12,132
81839 buck the odds가 무슨뜻인지 좀 알려주세요.. 2 영잘원 2012/03/08 1,296
81838 꼼꼼한 가카 자국사랑 도가 넘어섰네요. 3 밝은태양 2012/03/08 968
81837 베이비시터로 취직할려고해요 6 ... 2012/03/08 2,096
81836 과학고에 자녀 보내신 경험 공유부탁드립니다. 5 성현맘 2012/03/08 2,801
81835 분당 혼주 메이크업이나 헤어 어디서들 하시나여?? 2 아이루77 2012/03/08 1,966
81834 3월 8일 미디어오늘 [아침신문 솎아보기] 세우실 2012/03/08 566
81833 환기 여쭤봅니다~ 6 ㅇㅇ 2012/03/08 1,220
81832 베스트글 세제 가지고 갔을거란 도우미 글 읽고.. 13 도우미 2012/03/08 3,379
81831 시어머님 생신상 메뉴 좀 봐주세요,, 빈약한가요??ㅠ_ㅠ 9 쾌걸쑤야 2012/03/08 1,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