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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길 고양이 안락사

gevalia 조회수 : 2,576
작성일 : 2012-01-16 09:42:44

이곳은 오늘이 일요일 저녁이예요.

조금 전 친구가 자기집 앞 잔디밭에 다리가 부러진 듯 보이는 고양이가 계속 울고있는데 어떻게 해야하냐고 전화가 왔네요. 그 친구는 입양한 개를 키우고 있고, 전 까만 길고양이를 일년 전 부터 키우기 시작했거든요. 그나마 내가 좀 고양이를 안다고 전화를 해서, 캔 몇가지와 담요를 챙겨서 갔는데..

블랙러시안 잡종같아 보였어요. 잔디밭에 엎드려 꼼짝도 못하고 계속 울고있는데, 길고양이 같아 보이더군요. 얼마나 지쳤으면 도망도 가지 않고 부드러운 담요를 내려 놓으니 그 위로 간신히 기어 올라가요.  제일 좋은 캔을 따 주었는데, 안 먹더군요.

휴일이지만 동물병원에 전화를 했더니 30분 후 쯤 수의사가 와 준다고 해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몰라요.  심하게 탈수가 되었고 피도 안 뽑힐 정도였어요. 살릴 수 만 있다면, 나중에 동물보호소에 데려다 주고 싶었는데, 피검사 결과 고양이 백혈병에 걸렸다고 나오네요.  이미 병이 깊어 잇몸도 노래졌고, 귀도 노란색으로 변했어요. 부러진 다리는 차가웠고, 의사왈 뼈가 조각나 있다고 하더군요. 건강한 고양이 같으면 류키미아여도 치료를 해보자고 하겠지만, 심하게 아픈고양이라 선택의 여지가 없더군요.

지난 9월 길고양이를 안락사 시키고 너무 힘들었는데, 오늘 또 이 녀석때문에 눈물이 나네요.  온몸이 너무 지저분했지만, 품어줬어요. 마취제 놓을때까지 품어줬지만, 안락사는 못 지켜 보겠더군요. 친구와 돌아왔습니다.

의사말대로, 그대로 뒀으면 오늘밤 고통스럽게 죽어갔겠지만 그래도 운이 좋은녀석이라고 하는데, 고통없이 보내줄수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하지만 마음이 아프네요. 2년 정도된 고양이라는데, 여기서도 길고양이는 수명은 2년 남짓이라고 하더군요.

세상 모든 동물이 태어나 병들어 죽는거긴 하지만, 길고양이들이 저렇게 살다가는 건 사람 들 잘못인거죠. 먹지못해 굶어죽는 송아지까지.. 사람 잘못이 아닌 게 없군요.

 

 

 

IP : 99.123.xxx.29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dkfl
    '12.1.16 9:50 AM (116.120.xxx.11)

    일부러 로긴햇습니다.
    그래도 님같은 분을 만나서 아가도 하늘나라 편안하게 갓을꺼예요.
    원글님 복 받으실 겁니다.
    제가 다 감사합니다....

    아가야.하늘나라에서 아프지말고 맘껏 뛰놀아라.....

  • 2. 아..
    '12.1.16 10:05 AM (211.246.xxx.50)

    이 겨울, 들짐승 새들은 무얼 먹고 어디사 자나.. 따뜻한 집에서 지내는 게 죄스러울 지경입니다. 저희집이 신도시 아파트인데 집근처에 야산이 있고 웅덩이가 있어서 고라니 너구리 같은 아이들이 물을 먹으러 내려옵니다. 그런데 요즘 매립공사를 하네요. 우리집도 저런 아이들의 터전을 빼앗아 지었구나 생각하면 정말 견딜 수가 없어요. 아파트에 고양이가 한마리 돌아다니는데 주민들이 무섭고 싫다고 난리입니다. 정말 맘 아퍼요. 저도 길냥이 두마리 데리고 삽니다. 이 예쁘고 사랑스런 짐승을 어찌해야 할지.. 길냥이들 보면 가슴이 저릿저릿해요. ㅠㅠ

  • 3. 복받으세요
    '12.1.16 10:12 AM (115.136.xxx.27)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왜 사람이 죽을때도 혼자면 얼마나 슬픈가요.. 죽기 직전에 그래도 포근한 담요라도 덮어봤으니.. 조금이라도 고양이가 가볍고 신나게 이 세상을 떠났을거 같습니다..

    님 복 많이 받으세요..
    진짜 말이 쉽지 길고양이 병원데리고 가는 것도 얼마나 귀찮고 힘든 일인가요..
    참 천사같은 분이시네요... 아무것도 못하는 제가 참 부끄럽습니다.. 원글님이 복많이 받고 행복하시기를 그저 빌겠습니다.

  • 4. jipol
    '12.1.16 10:18 AM (216.40.xxx.22)

    복 많이 받으세요..너무 가슴아파요.

  • 5. 달별
    '12.1.16 10:39 AM (211.246.xxx.163)

    아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길고양이들 보면 불쌍해 죽겠어요.

  • 6. 저도 같은 경험
    '12.1.16 10:50 AM (211.54.xxx.83)

    유기견카페에 올라온 아기 길고양이가 체리아이가 있다고 해서 입양도 안 되고 안락사 당할 위기였어요.
    제가 토끼 두 마리에 강아지도 키우고 있어 입양은 어렵지만 임시보호하고 제 돈으로 체리아이 수술해서
    입양 보내려고 데리러 갔어요.
    보호소에 가니 수의사가 체리아이 수술해서 마취가 덜 풀렸다고 축 쳐진 고양이를 줬는데
    집에 데려와보니 소변이 줄줄 새고, 뒷다리를 끌면서 걷질 못 하는 상태였어요.
    단골 동물병원에 데려가서 검사하고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척추가 두 군데 부러져서 신경이 끊어졌고, 배뇨가 안 돼서 방광이 뱃속 가득 풍선처럼 부풀었더군요.
    이 상태면 신장도 망가졌고 방강도 언제 터질지 몰라서 무조건 안락사해야 한다고,
    그것도 있던 보호소로 데려가서 안락사하라는 거였어요.
    어떻게 그 사지에 다시 데려가 안락사를 시키겠어요.
    집으로 데려가도 언제 방광이 터질지도 모르고, 너무 고통이 심할 것 같아서
    제가 다니던 동물병원에 부탁해서 제가 비용 내고 안락사 시켰어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시설 좋은 병원에서 검사받을 수 있어서 그나마 행복한 고양이라고 하지만
    제가 목숨을 끊는 결정을 한다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지금도 잘 한 결정이었는지, 집에 데려와 강제배뇨 시켰으면 조금은 더 살지 않았을지
    잘 모르겠어요.

  • 7. 가슴이 아프네요
    '12.1.16 11:54 AM (112.148.xxx.78)

    길고양이들, 소들 정말 미안하고 가슴아파요.
    이 추운겨울..
    정말 인간들이 조금만 도와주면 같이 살수있는데요.
    따뜻한집에 있는것도 불편하기도 하네요.
    그래도 이렇게 동물들을 보살펴주시는 좋은분들이 있어서 감사합니다.
    복많이들 받으세요.

  • 8. ㅠㅠ
    '12.1.16 12:27 PM (1.176.xxx.92)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다시는 모든 동물들이 괴로운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82님들 길고양이 밥 챙겨주시는 분들 계셔서 좋아요
    그리고 혹시나 남은 밥알이나 빵 콩나물 대가리 등 채소 찌꺼기 나오면 버리지 마시고
    비둘기들테도 주십사 부탁드려봅니다...채소 겉잎 같은 것도 다져서 주니까
    먹을게 없어서 그런지 먹네요...
    비둘기 사료가 다 떨어지거나 비가 와서 사료가 녹을 때는 못주는데요
    날마다 나오는 것들을 냉동실에 모아났다가 많이 모이면 해동시켜 주는데
    쓰레기도 줄이고 일석이조에요

  • 9. ㅠㅠ
    '12.1.16 12:29 PM (1.176.xxx.92)

    밤에 공원에 흙있는 곳이나 잔디밭(빗자루로 쓸지 못하는 곳)에 주면 이른 아침 비둘기들이 먹고 가요
    낮에 주면 주지말라고 뭐라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늦은 밤에 주고 오니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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