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바람보다 햇님의 위력을 알았어요.

조회수 : 1,137
작성일 : 2012-01-06 11:45:06
동화 내용이죠?
길가던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는 내기를 하는
바람과 햇님 얘기요.


며칠 남편과 냉전이었어요.
항상 같은 문제로 싸우고 상처받고
지칠때도 되었는데 싸우는건 여전히 똑같고요.

싸움의 발단은 사실 남편이 항상 제공하긴 해요.
헌데
싸움의 씨앗을 키운건 저더라고요.


제가 결혼후 우울증이 생겨 
마음에 상처가 크게 남아있어서 인지
지금은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마음속은 여전히 파도가 치고 바람이 거세게
불어대고 있었나봐요

그래서 아무것도 아닌 일에
마음 전부를 걸어두고  그게 약속처럼
지켜지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는 분노가 일고
남편에게 분노를 쏟아대고요.


정말 며칠내내 제 인생을 놓고 심각하게 고민을 했었어요
안좋은 쪽으로.
남편과 살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러다  이게 과연 남편만의 문제일까.
약속을 하고 지키지 않는 남편의 실수가 있었다해도
내 분노가 꼭 그 탓일까.

남편의 실수나 사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잔뜩 가시만 뱉어대던 나는
내 마음이 아직 아프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그래서 마음에 여유를 부리지 못해서
잔뜩 가시를 품고 살았던게 아닐까.


왜 아무것도 아닌 일에 내 모든 것을 건 것처럼 살았을까.
어쩌면 아직 아픈 마음을 인정하지 못한 
내 실수가 더 컸던 거 아닐까.


며칠동안 남편에게 모진 소리만 하다
더 심각한 고민까지 하다가
순간 문득 제 스스로 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면서
아..내게도 많은 문제가 있었구나 하고 깨달았어요.


그리곤 퇴근 후
일기장 한쪽에  남편에게 긴 글을 썼습니다.
며칠동안의 제 마음과 행동과 제 분노에 대한 것.
그리고 저를 되돌아 보고 난 후에 깨달은 점.
마지막으로 그로인해 남편도 상처가 되었을 것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도요.


긴 글을 읽은 남편의 눈빛이 흔들리더군요.
남편또한 진심으로 제게 사과를 하고
더 노력하기로 다짐했어요.


아마도 저는 앞으로 많은 것들이 달라질 거 같아요.
적어도 지금까지는 제 스스로 저에 대해 깊히 생각하고
반성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IP : 112.168.xxx.63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잘하셨네요
    '12.1.6 12:10 PM (203.254.xxx.192)

    햇님이 확실히 좋은데
    괜히 하기 싫더라구요,,지는기분,,

    잘하셨네요,,

  • 2.
    '12.1.6 12:15 PM (221.155.xxx.150)

    좋은 글입니다.
    저도 비슷한 경우예요.
    두고 두고 새기겠습니다.^^

  • 3. ^^
    '12.1.6 1:13 PM (223.26.xxx.26)

    진심을 담은 원글님과..그것을 또 알아주는 남편분이 있으니.. 앞으로 잘 되실거 같아요 ..

  • 4. 이래서 82가 좋아요
    '12.1.6 5:04 PM (115.137.xxx.181)

    이런 글을 읽을 수 있어서 82가 참 좋아요
    저도 지금 남편과 냉전 중인데
    원인은 남편이 제공했지만
    제가 문제를 키우고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 고민중인데
    원글님처럼 용기를 내 볼랍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8697 문성근 "디도스·BBK·내곡동 사저 특검 도입".. 9 화이팅 2012/01/16 1,467
58696 제주여행 패키지 올레길 2012/01/16 481
58695 초등 영어 교재 잘 아시는 분들 부탁드려요 . 고모노릇 2012/01/16 308
58694 인터넷 활용 소일거리 승자월드 2012/01/16 338
58693 아침 9시부터 벽에 드릴 쓰는 소리 ㅠㅠ 참아야 하나요 7 흑흑 2012/01/16 2,860
58692 방학이니 많이 자게 놔두시나요? 7 무른엄마 2012/01/16 1,513
58691 골프 치시는 분들~ 12 ? 2012/01/16 2,313
58690 첫 명절 선물 시골 사돈 .. 2012/01/16 352
58689 아이 둘에 지금즘 40대 후반인분들요.. 3 등록금대출 2012/01/16 1,119
58688 제발 꼭!! 한과 추천 좀 해주세요. 6 한과 2012/01/16 1,947
58687 wi-fi가 안되는건 9 고수님 2012/01/16 956
58686 마포한정식 진사댁 어떤가요? 4 00 2012/01/16 2,934
58685 MB "서민 살림살이 생각하며 잠 못 이루는 날 많았다.. 22 세우실 2012/01/16 1,469
58684 결혼7개월차 부부관계 42 고민 2012/01/16 18,800
58683 어린이집 하루 1~2시간 맡기는건 얼마드려야죠?(정식아님) 7 ... 2012/01/16 1,208
58682 가수 마야! 4 .. 2012/01/16 1,302
58681 SKT 휴대폰으로 국제전화하려면 몇번을 눌러야되나요? 6 ... 2012/01/16 1,189
58680 집을 팔아야 하나... 어찌해야 할까요? 5 하우스 푸어.. 2012/01/16 2,021
58679 상주는 남자만 하나요? 3 2012/01/16 1,081
58678 길냥이 먹는 물 잘 얼지 않게 하는 법이라고 합니다 3 설탕물 2012/01/16 2,278
58677 쌀씻는 양푼이와 설거지 양푼이 따로 써야하나요? .......... 10 양푼이 2012/01/16 2,189
58676 서른넷 이후로 남자들 대시가 뚝끊기네요 7 . 2012/01/16 2,836
58675 jk님!!!!스킨 로션 안 바르면 피부가 빨리 늙는지 궁금합니다.. 10 궁금합니다... 2012/01/16 14,180
58674 푸드 프로세서는 한국말로 뭘까요? 4 단어 2012/01/16 982
58673 김치만두 맛있는거 추천해주세요.. 12 .. 2012/01/16 2,3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