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바람보다 햇님의 위력을 알았어요.

조회수 : 3,089
작성일 : 2012-01-06 11:45:06
동화 내용이죠?
길가던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는 내기를 하는
바람과 햇님 얘기요.


며칠 남편과 냉전이었어요.
항상 같은 문제로 싸우고 상처받고
지칠때도 되었는데 싸우는건 여전히 똑같고요.

싸움의 발단은 사실 남편이 항상 제공하긴 해요.
헌데
싸움의 씨앗을 키운건 저더라고요.


제가 결혼후 우울증이 생겨 
마음에 상처가 크게 남아있어서 인지
지금은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마음속은 여전히 파도가 치고 바람이 거세게
불어대고 있었나봐요

그래서 아무것도 아닌 일에
마음 전부를 걸어두고  그게 약속처럼
지켜지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는 분노가 일고
남편에게 분노를 쏟아대고요.


정말 며칠내내 제 인생을 놓고 심각하게 고민을 했었어요
안좋은 쪽으로.
남편과 살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러다  이게 과연 남편만의 문제일까.
약속을 하고 지키지 않는 남편의 실수가 있었다해도
내 분노가 꼭 그 탓일까.

남편의 실수나 사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잔뜩 가시만 뱉어대던 나는
내 마음이 아직 아프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그래서 마음에 여유를 부리지 못해서
잔뜩 가시를 품고 살았던게 아닐까.


왜 아무것도 아닌 일에 내 모든 것을 건 것처럼 살았을까.
어쩌면 아직 아픈 마음을 인정하지 못한 
내 실수가 더 컸던 거 아닐까.


며칠동안 남편에게 모진 소리만 하다
더 심각한 고민까지 하다가
순간 문득 제 스스로 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면서
아..내게도 많은 문제가 있었구나 하고 깨달았어요.


그리곤 퇴근 후
일기장 한쪽에  남편에게 긴 글을 썼습니다.
며칠동안의 제 마음과 행동과 제 분노에 대한 것.
그리고 저를 되돌아 보고 난 후에 깨달은 점.
마지막으로 그로인해 남편도 상처가 되었을 것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도요.


긴 글을 읽은 남편의 눈빛이 흔들리더군요.
남편또한 진심으로 제게 사과를 하고
더 노력하기로 다짐했어요.


아마도 저는 앞으로 많은 것들이 달라질 거 같아요.
적어도 지금까지는 제 스스로 저에 대해 깊히 생각하고
반성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IP : 112.168.xxx.63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잘하셨네요
    '12.1.6 12:10 PM (203.254.xxx.192)

    햇님이 확실히 좋은데
    괜히 하기 싫더라구요,,지는기분,,

    잘하셨네요,,

  • 2.
    '12.1.6 12:15 PM (221.155.xxx.150)

    좋은 글입니다.
    저도 비슷한 경우예요.
    두고 두고 새기겠습니다.^^

  • 3. ^^
    '12.1.6 1:13 PM (223.26.xxx.26)

    진심을 담은 원글님과..그것을 또 알아주는 남편분이 있으니.. 앞으로 잘 되실거 같아요 ..

  • 4. 이래서 82가 좋아요
    '12.1.6 5:04 PM (115.137.xxx.181)

    이런 글을 읽을 수 있어서 82가 참 좋아요
    저도 지금 남편과 냉전 중인데
    원인은 남편이 제공했지만
    제가 문제를 키우고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 고민중인데
    원글님처럼 용기를 내 볼랍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73317 김건희 자승스님 커넥션? 상월심 06:35:06 44
1773316 질병 유전자 검사 무료 신청해보세요 민트코코 06:26:05 112
1773315 [Q] 애들이 좋아할 만화 또는 시리즈. 어힌이 만화.. 06:09:00 44
1773314 워렌버핏 마지막 편지 1 체리박 06:03:55 351
1773313 이재명 김만배 민주당 vs 검사 이런거죠? 8 .... 05:18:24 286
1773312 제 증상은 정신과 진료 받아야할까요 2 진료 04:40:16 993
1773311 편평사마귀 제거후 병원몇번가셨어요? 바쁘다구요ㅜ.. 04:31:08 218
1773310 서울대학병원 소아백내장 진료하는 유영석교수님 어디계실까요 silver.. 03:28:26 497
1773309 사망 직전 팀장과 나눈 메시지…휴무 묻자 "이직하라&q.. ㅇㅇ 03:06:08 2,206
1773308 해외사는 여동생한테 보낼 식료품 질문있어오 4 ... 02:33:02 693
1773307 '주 6일 야간근무' 직원 숨진 SPC에 노동부 "대책.. ㅇㅇ 02:16:00 1,039
1773306 노원 피부과(기미검버섯), 안과(라식) 추천해주세요 3 형제맘 01:52:02 217
1773305 명언 - 인류 역사 ♧♧♧ 01:47:44 363
1773304 김치 안해본 주부 11 .... 01:41:12 2,075
1773303 미술품도 빌려간 거니 4 ... 01:40:26 1,005
1773302 미주 반등 4 오오 01:29:25 1,390
1773301 공대입결뿐아니라공대전망 6 공대 01:13:23 994
1773300 썬크림 위에 뭐 바르세요? 50대 3 .. 01:13:02 926
1773299 옛날에 요리 못하는 소시민 어머니들은 어찌 사셨을까요 8 ㅇㅇ 01:08:34 1,516
1773298 김건희 몫으로 통일교 비례대표 국회의원 3 그냥 01:01:21 1,176
1773297 가습기말고 가습효과있는방법 좀 알려주세요 3 ㅜㅜ 00:47:01 705
1773296 짧은 퀼팅패딩 해라,마라 해주세요 ㅎ 8 .... 00:46:20 1,137
1773295 의식없는 여성 성폭행, 생중계한 BJ 감형…이유가 “영리 목적 .. 15 ㅇㅇ 00:42:42 3,410
1773294 인생은 모르는거네요 3 ㅗㅎㄹㅇ 00:41:42 3,021
1773293 뒤끝이 안좋은 대화 7 .... 00:40:02 1,6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