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동생이 취업했어요.

언니 조회수 : 1,093
작성일 : 2011-12-13 11:24:24
지방대 다니다가 sky 다음 정도 되는 대학으로 편입하고, 졸업 후 일년 동안 이리 미끄러지고 저리 떨어져 가며 갖은 마음고생 하다가 드디어 졸업 일년만에 동생이 취업을 했네요.
편입 성공한 것만 해도 정말 대단한 건데, 언니인 제가 sky 졸업 후 미국에 박사학위 따려고 유학 와 있는 터라, 어릴때부터 저도 모르게 저랑 본인을 비교하면서 늘 마음고생을 했던 아이예요. 몸도 약한 아이라서 항상 부모님의 '아픈 손가락' 이었지요.
서울에 같이 살 때 동생은 일 년 가량을 계속 셀 수 없는 회사에 지원-낙방을 반복했어요. 
공부라면 도와줄텐데 이건 그럴 수도 없으니 그냥 지켜보면서 가끔 맛있는 것 사 주고, 자소서 봐 주고 면접관 역할 해 주고 그렇게 밖에 해 줄 수가 없었어요. 그냥 그렇게 보기만 하는데도 그 괴로움이 느껴졌는데 본인은 얼마나 더 힘들었을까요.
그렇다고 누구네 집들 처럼 아버지가 어디 턱하니 꽂아줄 형편도 안 되고 그야말로 온 가족이 온 마음으로 기도하고 또 기도했지요. 갖고 있는 자존감 마저 잃게 하지는 말아 달라고 기도했어요.
그런데 어제 새벽, 자는데 전화가 왔네요. 합격했다고. 그것도 본인이 제일 가고 싶어하던 회사래요. 그 순간 제가 울어버렸어요. 동생은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며 울음이 안 난다더라고요. 
오늘 부모님이랑 전화했는데 그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인 아버지도 목이 메시고...
전 지금 기말고사 기간인데 하나도 안 힘드네요.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아요.
물론 저도 직장생활 해 본 터라 취업한 후가 어쩌면 더 힘들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일단 소속이 생겼다는 것에, 나이 한 살 더 먹기 전에 취업을 했다는 게 참 다행이고 또 다행이예요. 
그 힘든 시간을 견뎌 가며 편입공부에 취업까지 해 낸 제 동생이 참 자랑스럽습니다. 부모님들께서 '끈기'를 저희에게 물려주신 것 같아서 정말 고마운 마음이 드네요. 
이제 저도 더 열심히 해서 두 자매가 꼭 효도해야지요.
기분이 날아갈 것 같은 하루입니다. 


IP : 129.79.xxx.13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유
    '11.12.13 11:25 AM (203.236.xxx.241)

    축하드립니다.
    읽는 제가 다 뿌듯하네요.
    동생분 인생의 경험이 돌아오며 더 많은만큼 취업 이후 생활도 잘해나가실것 같아요.

  • 2. 언니
    '11.12.13 11:30 AM (129.79.xxx.135)

    네. 앞으로 더 잘 버틸 수 있도록 많이 조언해 주려고요. 비록 몸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요.
    축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5150 원글 지웠습니다. 38 과외 2012/01/06 9,311
55149 애플 맥북 워런티 1 애플 맥북 2012/01/06 797
55148 이상호 "국정원, 장자연 매니저와 수시접촉" 1 truth 2012/01/06 1,322
55147 진한 갈색의 약식을 먹고 싶어요 7 약식 2012/01/06 2,165
55146 한번도 영어를 접해보지 못한 아이의 학습지 선택 1 영어 2012/01/06 678
55145 정봉주 "나 구하려면 민주당 경선에 참여해 주기를&qu.. truth 2012/01/06 919
55144 남편 동기 부인 모임 계속 가야 하나 고민입니다. 5 ... 2012/01/06 2,247
55143 4대강 이어 댐 건설 ‘강행’ 1 참맛 2012/01/06 739
55142 "숭례문 복원공사 못하겠다"…한 달째 중단 truth 2012/01/06 1,316
55141 당장 막지않으면 한미FTA 폐기 가능하지 않다. 1 퍼옴 2012/01/06 674
55140 예비초4 수학예습 하고있는데 많이 틀려요. 2 수학 2012/01/06 1,459
55139 김근태 전의원 장례식장에서 난동부린 멧돼지 면상--;; 6 ㅡㅡ 2012/01/06 2,164
55138 해를 품은 달인가 그 드라마.. 31 해를 품은 2012/01/06 9,189
55137 어제가 제생일..역시 딸냄이 있어야함..; 3 2012/01/06 1,443
55136 영드 셜록 14 열무 2012/01/06 2,320
55135 부끄럼쟁이 아들...어떻게 키워야 하나요? 4 샤이보이 2012/01/06 1,714
55134 급)질문입니다(회사가 부도났어요) oolbo 2012/01/06 926
55133 산부인과 첫 내진, 피가 비쳐요 ㅜㅜ 2 이흐히호호 2012/01/06 4,810
55132 어린이집 취직이 힘드네요.. 5 힘들다..... 2012/01/06 3,912
55131 28개월 아기인데.. 말하는 법을 어떻게 가르칠까요. 8 4살 2012/01/06 11,188
55130 세탁 세제 - 에코버와 세븐스 제너레이션 어떨까요? 5 간질간질 2012/01/06 1,396
55129 민통당 선거에 수꼴들도 많이 참여한답니다... 역시나 2012/01/06 544
55128 펌) 한.미 FTA비준 무효확인 청구소송//소장 접수 했습니 2 sooge 2012/01/06 1,004
55127 미국산 팝콘용 옥수수는 유전자조작인가요? 1 ㄱㄱ 2012/01/05 1,315
55126 성폭행으로 징역 10년 받은 미군, 항소심서 선처 호소 sooge 2012/01/05 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