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삶과 죽음

wptk 조회수 : 1,764
작성일 : 2011-12-06 14:25:50

남편의 형제는 6남매인데

제일 큰 장남이 형이고 그 뒤로 누나 그 밑으로 형님이 광주에 계시고 

그 형님 바로 밑에 형님 한분 그리고 누님이 한분  마지막으로 남편이 여섯째이다.

제일 큰 형님은 천식으로 50대 후반에 돌아가셨고 자식으론 딸 넷에 아들 하나를 두웠다.

그 다섯 남매를 큰 형수님이 어머님과 함께 키웠다 막내가 이번에 대입 시험을 치뤘으니 이제 다 키운거나 다름없다.

그리고 둘째 큰누님은 시골에서 시부모님을 모시며 제법 큰 농사를 짓고 살아가신다.

우리 5남매가 이 큰누님의 농산물을 해마다 얻어 먹고 있다.

그 다음으로 둘째 형님은 광주에 계시고 아들만 셋을 두셨다.

그리고 셋째 형님은 20살때 군대를 가기위해 잠시 쉬던중 사촌네 배를 타고 바다로 일을 나갔다가

그쪽 사람들과 함께 실종이 돼 버렸다한다. 그 뒤 시부모님이 아들의 영혼 결혼식을 올려 부부로 맺어 지금껏

내 남편이 그 셋째형님의 제사를 모셔오고 있다.

처음 남편을 만났을 때 난 무슨 소설속에나 나올법한 시댁 이야기를 듣고 남편에게 큰 감동을 받았다.

세상에 저렇게 형제를 기억하고 살아가는 형제가 있을까?...

참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구나를 느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셋째형님 제삿날이 남편의 생일인것이다.

매년 남편의 생일에  얼굴도 안본 시아재 제사음식을 해오면서....

올해는 남편의 생일을 하루전날 해 먹기로 하고...

제사는 그대로 지내기로 했다.

시신도 찾지 못한 아들을 못잊어 영혼 결혼식을 올린 부모마음..

그리고 20여년 가까이 그 형제를 기억하며 제사를 올려주는 형제...

정말 슬프면서 아름다운 가족이다.

죽은자는 살아있는 자의 마음속에서 살아가고...

살아있는자는 죽은 자를 기억하며 그 사람을 껴앉고 살아간다.

삶과 죽음은 어쩌면 같은 공간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저승과 이승은 어쩜 한 공간일수도...

그져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차이일뿐...

같은 공간에서 그렇게 공존해가는 것은 아닐까?

살아 있으돼 잊혀진 채로 살아가는 사람들 보다...

죽어 살아 졌으돼 기억으로 항상 함께 살아있는 존재로...

둘 중 어느것이 더 슬플까?

살아 있으돼 잊혀진 사람으로 살기 보단

죽어 있으돼 기억으로 함께 있는 것이 더 아름다울까?

 

삶!

죽음...

그건 찰라의 차이이고 한순간의 차이리라!~

오늘은 어제 죽은자가 그 토록 살고 싶던 내일이니 말이다.

 

IP : 112.173.xxx.170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헤로롱
    '11.12.6 2:39 PM (121.139.xxx.195)

    죽은 형제를 기억하는 형제도 멋지지만 제사를 실제 지내시는 수고를 하시는 님도 참 아름답습니다. 두분 다 훌륭하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9829 강력하게 원합니다. 5 흠... 2011/12/13 1,512
49828 방금 통장이 취학통지서 전해주고가네요 3 ,,, 2011/12/13 1,577
49827 멕시코 FTA 성장의 허구-통계청과 세계은행 자료를 토대로 만든.. 3 sooge 2011/12/13 1,151
49826 토목왕 박원순 1 합리적 2011/12/13 1,620
49825 회원장터 정말 너무하네요. 6 회원장터 2011/12/13 3,938
49824 민사고 졸업까지 교육비가 많이드나봐요 9 민사고 2011/12/13 4,854
49823 펌) 곽노현교육감 요절복통 재판 관람기 11 하루정도만 2011/12/13 3,493
49822 통합진보당의 제1정책은 주권확립 차원의 한미FTA폐기입니다 12 sooge 2011/12/13 1,285
49821 EBS 지식채널e_세상에서 가장 창의적인 직업 1 나그네 2011/12/13 2,162
49820 파슬리 가루 유통기한 지난건 못먹겟죠? 3 이런.,.... 2011/12/13 8,321
49819 피아노 레슨비 질문있어요. 4 피아노 2011/12/13 3,639
49818 피죤 회장 지시로 청부폭행한 조폭 숨진채 발견 1 피죤불매 2011/12/13 2,145
49817 마약에 찌든 북한, 선군정치의 말로 보여줘 1 safi 2011/12/13 1,129
49816 굴전. 완전 밥도둑..ㅎㅎㅎㅎㅎㅎ 7 맛있는 건 .. 2011/12/13 2,807
49815 조중동방송의 "수구본색", X버릇 남 못준다죠; 1 yjsdm 2011/12/13 1,079
49814 짜장소스 맛있게 만드는 방법 좀 알려주세요.. 5 짜장소스 2011/12/13 2,201
49813 하나님은 기도 열심히 하면 개인적인 소망을 들어주시는 분인가요?.. 13 아 답답 2011/12/13 3,425
49812 웨이브 파마용 헤어 에센스 추천해 주세요 2 궁금 2011/12/13 2,768
49811 원데이 아큐브 질문있어요 3 융프라우 2011/12/13 1,806
49810 급~!장롱면허 10년 아지매 입니다. ..연수받고 얼마후 운전하.. 5 장롱운전 2011/12/13 2,272
49809 쌤께 말씀 드려야 할까요? 피아노 2011/12/13 1,553
49808 시부모님과 합가 하신후 더 좋다..하는거 있으세요? 14 궁금해요 2011/12/13 5,392
49807 별의 밝기랑 거리를 설명해주려는데요. 1 중학과학 2011/12/13 1,233
49806 산후조리 잘못한건지 손끝이 저려요. .. 2011/12/13 1,136
49805 자유님 알바 끝났나요??? 화살표도 없고 왠지 허전하네요. 4 서운하군요 2011/12/13 1,3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