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제는 연락할 수 없는 한때의 절친들...

씁쓸하다 조회수 : 3,450
작성일 : 2011-11-16 20:07:11

요즘 폭탄맞은 집구석을 정리하고 있는데  그 옛날 추억의 물건들이 잔뜩 쏟아지네요.

끌어안고 있기도 뭣하고 버리기도 뭣한 물건들...

어쩔까 고민하다가 다시 또 박스에 쌓아두기를 몇 차례 반복한 것 같아요.

 

그중에 대표적인게 편지 뭉치같은 거잖아요.

방 치우다가 주저앉아서 또 한참동안 편지들을 읽었는데

유치하고 민망해서 죽을 것 같은 것도 있고... 눈물 찔끔 날 만큼 찡한 것도 있구요.

 

그러다가 종내는 마음이 좀 씁쓸해졌어요.

오랫동안 마음을 나누고 친하게 지냈는데 지금은 연락할 수 없는 친구들,

그러니까 지금은 유부남이 된 제 옛날 친구들때문에요.

그중에서도 정말 친했던 친구가 두 명 있는데, 한 명은 동갑이고 한 명은 후배.

특히 동갑 친구는 초등학교 때부터 많이 가까웠어요.

 

중고등학교  사춘기 때, 누구를 짝사랑했는지도 알고

대입 때는 같이 머리 맞대고 어느 학교 지원할지 고민하기도 하고

저보다 공부 잘 했던 그 친구에게 수학같은 거 배우기도 했었죠.

그 친구 군대 갔을 때, 몇 차례 면회를 가기도 했고 편지는 주구장창 많이 썼고

연애하다가 실연당해서 찌질하게 울고 진상 떨 때, 술 먹이고 위로하기도 했고요. 긴 세월만큼 추억이 많아요.

아무리 친해도 때로 동성친구와는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는 미묘한 감정싸움같은 게 있잖아요.

그런 것도 없어서 좋았고... 같이 오락실 가서 게임도 많이 하고 서로 연애상담도 많이 해 주고.

그렇다고 서로 남녀 연애감정같은 건 전혀 없었고 그냥 코드 잘 맞고 말 잘 통하는 친구였어요.

후배 녀석도 마찬가지.

이런저런 재미있는 기억들이 많고 애틋한 정이 있어요.

 

그런데 각자 결혼해서 아내, 남편이 있고 가정이 생기니까 이제는 연락을 할 수가 없네요.

서로 경조사가 있거나 단체모임이 있을때 가끔 보지만 개인적으로 연락하거나 할 수는 없잖아요.  

제 남편도, 그 친구의 아내도 우리가 각별히 친한 사이였단 걸 알고 있지만

지금 연락하거나 만난다면 기분 좋을 리 없겠죠.

왜 유부남 친구를 굳이 만나고 연락하려고 하느냐 묻는다면 딱히 할 말은 없지만

그냥 좀 아쉽고 씁쓸한 마음이 들어요.

오직 그 친구와만 공유한 추억이 있고, 나눴던 마음들이 있는데

이제 결혼했다는 이유로, 서로 성별이 다르다는 이유로 친구조차 아니게 돼 버렸다는 게요.

 

시간이 지나고 각자의 상황과 환경에 따라서 관계도 변해야 한다는 걸 알아요.

그렇게 받아들이면서도... 결혼하고 나서 나는 좋은 친구 둘을 잃었구나 생각하면 왠지 조금 슬퍼요.

 

IP : 112.171.xxx.1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11.16 8:54 PM (94.218.xxx.175)

    서로 영 연애 감정 없다가도 남녀 사이라는게 참 묘해서 10년지기 남자 사람, 여자 사람이었을 뿐인 사람들도 잠자리로 이어지기도 하고 불미스런 일이 왕왕 있어서요. 배우자가 보기엔 미덥지 못한 구석이 있을 수 있으니까요.

  • 2. ...
    '11.11.17 9:03 AM (116.123.xxx.17)

    저는 대학때 그런 친구가 있었어요. 걍 진짜 친구.
    그런데 남편이 너무 싫어했어요. 그런관계를.
    남자와 여자는친구가 될 수 없다는 사람이여서.
    연락도 끊기고 다른과여서 알 길도 없지만....참 좋았던 추억이긴 해요.
    공대나오고 학과 cc여서 남자들하고 스스럼없지 지냈지만 지금 연락하는 친구들은 다들 중고등친구들밖에 없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78050 남자는 보는눈이 다른가요 ㅇㅇㅇ 23:18:01 53
1778049 곶감이 말라 비틀어졌어요 ㅠㅠ 23:17:57 22
1778048 캐시미어 니트 깔별로 사신 분 계세요? 캐시미어 23:16:00 70
1778047 부동산은 절대 82말 들으면 안됨 9 ... 23:06:38 531
1778046 코인 다 파셨나요 5 9iuyt 23:01:06 660
1778045 개인통관고유번호 수정 안되는 분? 2 쿠팡 23:00:32 368
1778044 [단독] 윤정부, 국유재산 마구잡이로 팔았다..헐값 매각 전수 .. 3 그냥3333.. 22:57:00 586
1778043 핸드크림 추천 부탁드립니다. 8 무니 22:56:04 302
1778042 다이소에 리들샷 효과 좋을까요 4 ㅇㅇ 22:50:48 453
1778041 옷 많이 사다보니 3 ㅇㅇ 22:46:16 998
1778040 보관이사시 오래된 가전들… 4 티니 22:45:44 394
1778039 인스타 보다가 이게 떠서 ;;;;;;;; 3 22:42:52 972
1778038 제주도 텃세가 심한가 보네요 15 ㅁㅁ 22:40:54 1,362
1778037 명언 - 인간은 블행을 겪게 되면... 2 ♧♧♧ 22:36:53 968
1778036 메가스터디 결제후 카드변경가능할까요 2 땅지맘 22:34:13 143
1778035 소개팅 3번 만났는데 마음에 애매한 느낌이면 6 노력 22:32:56 556
1778034 매불쇼 인스타 진출하나봐요 2 ... 22:29:37 909
1778033 MBK, 쿠팡 1 .... 22:25:47 438
1778032 ‘퇴사한 직원에 180만원 청구’ 강남 치과 압수수색 ㅇㅇ 22:23:12 991
1778031 한동훈, 칼부림 사주한 ‘백해룡의 보스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서.. 7 ㅇㅇ 22:20:41 871
1778030 주식, 부동산, 금투자 아무것도 안하시는 분 계시나요 6 한심 22:18:43 1,122
1778029 유투브 하시는 분있나요? 2 22:15:07 503
1778028 김부장이 상가투자를 안하고 4 퇴직후 22:14:23 1,626
1778027 라인댄스 연령대가 보통 어느정도 되나요 3 주민센터 22:11:07 603
1778026 10시 [ 정준희의 논 ] 윤석열 일반이적죄 재판시작 , 그리.. 1 같이봅시다 .. 22:01:08 2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