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사람이 제일 아름답다

꽃과 돌 조회수 : 1,637
작성일 : 2011-11-08 00:48:08

일이 있어서

가까운 시골(?)에 들렀다가 저만 혼자 일찍 나서게 되었습니다

 

시골이래도 제가 사는 도시로 바로 가는 일반 버스가 있어서 타게 되었습니다

 

버스를 타는데 기사 아저씨께서 금방이래도 포르르 날아가버릴 듯한 말투로

 

[어서 오세요!! 가시는 곳까지 안전하게 모셔드리겠습니다] 하시는데

과묵한 사람에게 호감이 많은 저는 속으로 -_-;; 이러고만 있었답니다

 

그곳이 군이래도 시와 워낙 가깝고 거기서 조금만 더 가면 되는 곳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있어서

저절로 시장이  만들어진 곳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할머니들이 집에서 키운 여러가지 것들을 가지고 나와 파십니다

 

아니나 다를까 정류장마다 할머니들이 보따리 보따리 보따리에 운반차까지 가지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할머니들이 버스에 타실때 마다 기사님이 벌떡 일어나셔서 보따리 다 받아 차에 올리고 조금 불편하신

할머니는 손도 잡아 드리기를 군이 끝나는 곳 마지막 정류장까지 하셨습니다

 

짐을 다 버스에 실어도 할머니들은 다시 짐을 정돈하느라 자리에 앉지 않으니 기사님은 또 기다려 주시고 ...

 

참다 못한 어느 손님이 [어이 기사님 출발 안하라요?] 하니까

환히 웃는 얼굴 (입이 엄청 크셔서 귀까지 닿을듯)로 [네 어머니 앉으면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하는데 아무리 급한 길이래도 즐거워지는 웃음이었습니다

 

시로 들어와서는 씽씽 달려서 마침내 시장이 서는 단지 입구에 멈추자 또 벌떡 일어나서

짐을 다 내려드리고 [엄마들 오늘도 돈 많이 벌어~] 하는데 할머니들도 다들 [오이 이따 보세 ]

[잘하고 오소] 하시고...

 

기사 아저씨와 할머니들 보며 월요일 아침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습니다

 

정겨운 인사를 말투가 가볍다는 이유만으로 촐싹 거린다고 -_- 이랬던 저는 할머니들 보따리 하나

내려드리지 않았더군요

 

그냥 아저씨 참 착하시구나 감탄만 하고 있었지

 

구경꾼이 아니라 동행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늘 생각했었는데 저는 망상가였나 봅니다

IP : 121.147.xxx.8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영화의
    '11.11.8 1:11 AM (122.40.xxx.41)

    한장면을 보는듯 하네요.

    저도 대학생일때 깡시골인 전라도 무안엘 갔다 딱 그런 장면을 경험했고요.
    님 말씀이 맞습니다.
    사람이 제일 아름답지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28097 새박사님 윤무부님 근황 에구 22:53:03 19
1728096 불면의 밤.술이냐?약이냐? 2 ㅁㅁ 22:48:00 118
1728095 해바라기씨오일 건강에 안좋죠? 해바라기씨오.. 22:44:04 55
1728094 런닝화 추천 부탁드려요 3 ........ 22:41:11 189
1728093 저는 더러운 환경 속에서 살았아요 2 .,.,.... 22:40:20 666
1728092 최진실 딸 어디 아픈가요? 4 몸이 22:38:48 1,078
1728091 실업급여 말인데요 2 여쭤볼게요 22:37:44 290
1728090 소지섭 인생 정말 멋있게 사네요 5 와왕왕오 22:36:51 1,129
1728089 경기가 않좋은게 맞나요? 9 ... 22:33:55 713
1728088 옛날 딸들은 홀부모 때문에 시집 못(안)가는 경우가 은근히 있었.. 3 엘살라도 22:31:24 380
1728087 아래 트럼프, 급거귀국 먹이금지 2 한심함 22:30:24 223
1728086 외국에서 온 가족이 8 원글 22:28:31 553
1728085 연봉대비 용돈 9 궁금 22:20:09 496
1728084 이재명 정부는 집값안정에 명운을 걸어야.. 4 정부 22:18:52 431
1728083 트럼프, 급거 귀국…한미회담 ‘불발’·G7 시작부터 ‘삐걱’ 30 ㅇㅇ 22:16:39 1,090
1728082 내일 오전 6시15분 이재명 대통령, 캐나다 총리와 정상회담 6 오피셜 22:12:40 1,160
1728081 고추장이 달아요ㅠ 1 ... 22:10:26 246
1728080 항불안제 처방 내과? 가정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3 22:03:08 405
1728079 분노폭발한 박선원 의원 21 123 22:02:56 1,854
1728078 병원은 상업적인 조직일까요 4 ㅁㄴㅇㅈㅎ 22:02:32 490
1728077 혈당관리 3 힘들어요 22:00:18 753
1728076 천년만년 살고 싶으신 분 계신가요 8 ..... 21:59:26 732
1728075 허술하고 덜렁대는 성격 안 고쳐지네요 5 ㅇㅇ 21:51:09 543
1728074 오늘 만난 어느분께서 ᆢ이재명에 대해 5 21:43:48 1,814
1728073 국민연금 납부 알아보려면 꼭 주민등록주소관할에 가야하나요? 6 ........ 21:43:25 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