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문명의 이기에 길들여져.....

달려라패밀리 조회수 : 1,227
작성일 : 2011-09-17 20:43:53

우리 부부는 세상이 무너져도 토, 일요일 말고는 항상 출근해야 합니다.

남편도 일하느라 힘들고, 나도 일하느라 힘든데.....-_-

밤에만 사람이 있는 집구석인데도 왜 이렇게 먼지, 머리카락, 털, 부스러기 외 기타 등등의 생활 부산물은 많은 건지.....

쩝, 이건 순전히 완전 잘 먹는데다가 외쿡인처럼 가슴부터 배까지 털이 부숭부숭 난 남편 탓이라고 생각해봅니다.

내가 게을러서가 아니야..... 치우는 속도보다 빨리 더럽히는 남편이 문제야.....(허리까지 내려오는 내 머리카락은 이 순간 염두에 두지 않습니다.)

처음엔 무식하게 몸으로 떼웠더랬습니다.

힘들더군요. 그리고 짜증나더군요.

넘치는 짜증을 남편에게 풀자, 남편이 억울해 합니다.

"아침 8시에 나가서 밤 10시나 되야 들어오는데 도대체 집안일을 언제 도우라는 거냐! 주말엔 너랑 같이 여기저기 불려다니느라 바쁘고..... 그리고 주말엔 내가 청소기라도 밀고 음식물쓰레기라도 버리고 오잖아! 나도 집안일 같이 못 해줘서 미안하긴 한데 퇴근하면 잘 시간이고 주말엔 나갈 일이 많은데 어쩌라고! 밥 차리는 게 힘들어서 그러면 굶을까?!!"

굶긴 나도 싫습니다. 

그리고 평소에 남편이 많이 미안해하며 립서비스라도 열심히 했던지라 더 못 살게 굴고 싶지도 않습니다.

한동안 고민했습니다.

직장을 때려쳐?

.....-_- 오전 10시까지 출근하고 오후 6시면 칼퇴근인데다가 내 집 근처이고 근무 시간에 책 읽고 인터넷 눈치 안 보고 할 수 있으면서도 한달에 150에 +@로 20~30쯤 더 받는 직장 드뭅니다.

아까워서 이건 안 되겠습니다.

도우미를 불러?

나 보기보다 예민해서 남편 말고 다른 사람이 내 집에서 뭔가를 만진다는 걸 상상할 수가 없습니다. 가끔은 남편도 내 물건을 내가 정리해놓은대로 해놓지 않으면 짜증나는데..... 내 성질머리를 누가 다 맞춰줄 수 있나 싶습니다.

암만 생각해봐도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이대로 무식하게 몸으로 떼우는 게 정답인가? 하지만, 힘든 걸? 안 돼. 이대로는 악순환의 반복일 뿐이야..... 어쩔 수 없이 안 치우고 살아야 하나? 오, 그건 안 돼. 차라리 내가 직장을 때려치는 게 나아.

나는 수거받침을 사는데도 이주를 고민하는 여자입니다.

당연히 얼굴에 살이 쏙 빠질 정도로 혼자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고뇌와 번민으로 고통에 찬 시간을 보내는 어느 날, 구원이 찾아왔습니다.

게시판에서 본 식기세척기 사용 후기, 그리고 로봇청소기 구매 후기.

글로만 봐도 이것은 정녕 신세계.... 보라, 금전과 기계의 힘이 너를 축복하리라.

새로움에 깨이신 선지자, 만세!

뭔가를 살 때 무던히도 오래 고민하던 내가 이번에는 일주일만에 두 물건을 한방에 질렀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과연 상상했던 것과 비슷할 것인지 의심했던 나는 또 일주일만에 유레카를 외치게 됐습니다.

레알 신세계!!!!!!!

남편도 같이 외칩니다.

진작 사지 그랬어!!!!! 이제 집안일은 대충 하고 너는 나랑 손 잡고 같이 노는 거야!!!!! 나 너랑 못 놀아서 그동안 심심했다고!!!!!

남편이 골프치러 가고 한가한 토요일, 이번에는 또 어느 선지자께서 게시판에 경험담을 올리셨던 빨래건조기에 눈이 감니다.

사까마까신이 접신하셨습니다.

아, 이달에는 추석도 있고 뉘집 애들 돌이라고 오라는 곳이 3곳이고, 남편 친구도 결혼한다고 부르던데.....

월급이 스쳐지나가는 통장을 떠올리며 접신을 뿌리치려는데, 저만치서 선지자의 외침이 들리는 듯 하네요.

세면타올이 뽀송뽀송!!!!!!

.....ㅜ_ㅜ

사까마까신은 절 떠나질 않네요.

어쩜 좋나요.....?

IP : 222.117.xxx.227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9.17 8:45 PM (116.37.xxx.204)

    경건하게 영접하시지요.

  • 2. 콩나물
    '11.9.17 8:50 PM (61.43.xxx.6)

    햇볕이 있는데도...건조기까지 사고 싶으세요?

    지금 사용하고 있는 자원은 미래의 사용자에게 빌려온거죠...
    건조기 사용하면 구김도 적고 장점이 많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제하시면 안될까요?

  • 3. ..
    '11.9.17 9:09 PM (175.112.xxx.3)

    ㅎㅎ
    바쁘신 분들이라니 영접하시는게 좋을 듯 하옵니다.

  • 4. 제생각도
    '11.9.17 9:16 PM (121.186.xxx.175)

    영접을 조용히 추천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035 HK저축은행은 안전할까요? 5 hk 2011/09/27 1,808
17034 동물병원에서 미용하시는 분들은 자격증을 가지고 있지 않나요? 6 제니 2011/09/27 1,879
17033 진지하게 죽음을 생각해 봤어요... 8 지천명 2011/09/27 3,000
17032 전기장판 추천좀 해주세요~^^ 4 따듯한 겨울.. 2011/09/27 2,196
17031 남편이 나랑 바꼈다면 애들 더 잘 키우고 살림 잘 할거 같은 집.. 4 체인지 2011/09/27 1,648
17030 남편이 회사일로힘들어하는데... 5 심먀 2011/09/27 2,197
17029 락앤락 숨쉬는 병이 안열려요 ㅠㅠ 4 아메리카노 2011/09/27 1,554
17028 불굴의 며느리, 영심인지 그 아줌마 너무 추해요 22 가을 2011/09/27 6,374
17027 현대해상 실비보험 드신 오십대분 계시는지요? 5 ast 2011/09/27 2,932
17026 영화 컨테이전 재미있나요? 2 랄라줌마 2011/09/27 1,680
17025 파리바케트 비닐봉투요. 2 ask 2011/09/27 1,991
17024 (간절합니다)1가구 2주택 되었을때 세금은요? 14 ... 2011/09/27 5,796
17023 옆에 슈XX블 얘기가 나와서.. 추천하려구요 2 아짐 2011/09/27 1,685
17022 중앙대 예술대학 피아노전공 6 모짜르트 2011/09/27 4,104
17021 외환보유액.. 왜 신문마다 다르게 하죠? 1 아마미마인 2011/09/27 1,105
17020 부산 맛집투어에 관한..글...찾아요,또는 추천도 부탁드려요~ 6 최지나 2011/09/27 1,924
17019 9월 26~27일자 민언련 주요 일간지 일일 모니터 브리핑 세우실 2011/09/27 987
17018 초딩아들이볼 미국시트콤 추천부탁드려요 5 리스닝훈련 2011/09/27 2,352
17017 제얘기좀 들어주세요!! 운전관련 2 차사고 2011/09/27 1,361
17016 생땅콩이 많아요~~어찌해야하는지요~~ 11 땅콩 2011/09/27 10,644
17015 승질나는데 어떻게해야할지... 16 고구마칩 2011/09/27 2,201
17014 양파로 해먹을 수 있는 반찬이 뭐가 있을까요? 14 ... 2011/09/27 2,908
17013 무상급식해당되는지 봐주세요(답변이없어다시올려요급!!!) // 2011/09/27 1,096
17012 천안이나 아산쪽에 일자리 구하기 어려울까요? 1 싱글맘 2011/09/27 1,641
17011 충남 예산은 살기 어떤가요? 이사예정 2011/09/27 1,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