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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의 실개천엔 저녁해가 빠지고

| 조회수 : 723 | 추천수 : 0
작성일 : 2018-10-15 01:37:24

상처의 실개천엔 저녁해가 빠지고

                                                               허수경



상처의 실개천엔 저녁 해가 빠지고 바람같이 장난같이 시시덕거리며 세월도 빠졌습니다

산들은 활처럼 둥글게 사라져버리고 이 실개천 꽃 다홍 주름이 어둠을 다림질하며

저만치 저만치 가버릴 때 바닥에서 스며드는 먹물, 저녁 해는 물에 빠져나오지 않고



동생들이 누이를 가엾어 하는 상처의 실개천엔

누이들이 지는 해처럼 빠지는

내 상처의 실개천엔

세월도 물에 빠져나오지 않고



                                      - 허수경시집 ‘혼자 가는 먼 집’ / 문학과지성사






상처는 다 지난 일

옛날 옛적에 쫑 났으니
영영 다시 못 갈 길이라고

묻어 두고
삭혀 두고
잊어 두면
우리 다시 어이 만나리 했다.

몰랐다
그 상처란 놈

나보다 급하고
세월보다도 빨라
앞 길 훤히 내다 보며
고비고비
구비구비
메롱메롱 나타날 줄..



#한줄요약# 실개천 우습게 보지 마랏! 저녁해도 빠뜨린다고#



p.s.:
사진 위는 시인의 시와 글
사진 아래는 쑥언늬 사설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고고
    '18.10.16 10:28 PM

    상처는 흉터만 안 남기면 된다고^^

  • 쑥과마눌
    '18.10.18 12:55 AM

    상처는 필수
    흉터는 선택.. 정도..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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