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는 밤에 이런 일을 해요.

[에브니]

피부는 밤에 이런 일을 해요.

이제 다시 피부로 돌아가서 이야기해 볼까요? 우리 피부는 밤에는 마치 식물의 잎이 그러하듯 이산화탄소를 많이 내보내요. 자정작용이죠. 숨을 내뱉기 위해 열려있는 피부를 잘 도와서 원활한 자정작용을 하도록 해야 하는데 밤에 야식 먹듯이, 모공을 영양물질로 꽉 막아버리면 어떻게 될지 말을 안해도 아시겠죠? 그러니 아침에는 피부가 채 다 내뱉지 못한 탁한 공기와 지난밤에 먹은 영양물질들로 꽉 차서, 손으로 만질 때는 촉촉하고 부드럽게 느껴지지만 사실은 아주 탁한 상태가 되어있는 것이죠.

아침이 되면 피부도 잠에서 깨야하는데 비몽사몽이죠. 개운하게 잠을 못 잤으니 말이에요. 아침부터 피로를 안고 하루를 시작하게 되는 거죠. 그런데 아침이라고 깨니 또 무언가를 잔뜩 먹여요. 이번에는 청량제네요? 맑은 공기나 마시고, 물이나 한 잔 마셨으면 좋겠는데 정신 차리라고 탄산음료수처럼 톡톡 쏘는 수렴제를 주네요. 모공이 넒으면 보기 싫다나요? 도무지 언제 숨을 제대로 쉬어볼 날이 오는 것인지... 그러더니 그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파운데이션에 색조화장까지하네요. 이러니 언제 피부가 쉬겠어요.

밤에는 정말로 개운하게 클린징 하는 것이 제일 좋아요. 깨끗하게 세안만 하면 피부는 밤새 열심히 탁한 공기를 내뱉고 진피의 영양분들을 적절히 반죽해서 가장 좋은 피부상태가 될 수 있어요. 밤에 모공이 열린다고 마구 무언가를 집어넣는 그런 것은 차례 지키기에도 위반이에요. 전철을 탈 때, 객실문에 적혀있는 글 보셨죠?
내리고 탑시다. 내릴 기회도 안 주고 마구 밀고 들어오면 어쩌죠?

자연에서 배우는 피부살림법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