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냉장고 살얼음칸에 들어있던 돼지등뼈를 꺼냈어요.
돼지뼈 이외에도
감자와 다른 채소건더기들도 같이 넣어서 끓일것이니...
처음부터 큼직한 곰솥을 이렇게 꺼내어서 여기에 넣고 시작합니다.
이 돼지뼈가 아마도 한 3키로는 될꺼예요.
아직도 이만큼양의 2배 이상은 더 남아있으니,
앞으로도 감자탕 몇 번 더 끓여먹겠지요?

먼저 찬물을 이렇게 뼈가 충분히 잠기도록 부어 두어
돼지뼈의 언기가 자연스럽게 녹으면서
동시에 지저분한 핏물이 빠져나가게 좀 두어야지요.

물에 담궈 놓은지 한 서너시간이 지난 후...
이렇게 뼈 주위로 벌건 핏물이 스며나와 있는게 보이네요.
보통은 돼지뼈를 이렇게 해서
적어도 반나절 정도는 담궈 둡니다.
요즘같이 워낙 날이 뜨거운 여름날에는
서너시간만 담궈 둬도 언뼈가 금새 잘 풀리고,
어지간히 핏물이 잘 빠져 있지요.

불 위에 올려서 끓이기 시작하면
어느새 돼지뼈에서 이렇게 서서히...
지저분한 거품찌꺼기가 점점 올라오고

어느 순간부터 바글바글 대면서
이 큰 곰솥이 들썩댈 정도로 끓어오르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불을 줄여 잠시만 더 끓이다가
바로 불을 꺼 버리고...

큼직한 채반을 하나 준비해서는
냄비안에 있는 것을 모두 조심해서 부어 버립니다.
냄비안 내용물은 이 때 너무나 뜨거운 상태이니 아주 조심해야 하지요.
이렇게해서 채반안에 남아있는 돼지뼈를
흐르는 물로 깨끗이 한 두어번 헹궈냅니다.
그리고는 다시 냄비에 돼지뼈를 넣고
물을 충분히 받아서 이대로 다시 불 위에 올리지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감자탕을 끓이기 시작하는 겁니다.

그동안 건더기로 쓸 재료들을 준비를 하고요.
바람 잘 통하는 부엌바닥에 신문지 넓게 펼치고 앉아서
들어오는 맞바람 맞으면서 일을 하다보면
이정도 재료 손질은 힘든 것 전혀 없이
어느새 금새 끝나 버립니다.
감자탕에 넣는 나머지 재료도 사실 정해진 것이 없지요.
그냥 그때그때마다 냉장고 안에 있는 채소들 중에서...
오래 끓여도 뭉개지지 않는 것.
푹 끓이면 국물맛도 더 시원해지게 하면서...
조직은 보드라워지면서 목으로 잘 넘어가는 재료라면
감자탕 건더기로 무엇이든 오케이입니다.
지금 마침 감자가 제철이니
우선 감자부터 이렇게 넉넉하게 준비를 해 두고,
무공해 콩나물도 깨끗하게 다듬어 손질을 하고,
새송이버섯도 손으로 쪽쪽 찢어서 준비 해 두고요.
버섯은 이렇게 손으로 결대로 게 찢어 넣어 먹으면
칼로 그냥 썰어서 넣는것보다
먹어보면 신기하게도 그 맛이 몇배는 더 좋답니다.
그리고 얼갈이배추도 손질을 해 놓고요.
이 얼갈이는 따로 살짝 데친 다음에 다른 재료들과 같이 넣을껍니다.
냄비가 끓는데 시간이 걸리니 이왕 이런저런 재료들 손질하는 김에...
뒤에 보이는 미나리도 한 단 손질을 같이 해 놓았지요.
저 미나리는 저녁에 오징어 데쳐서 같이 초장에 빨갛게 무쳐 먹으려고요.

뼈가 어느정도 익으면
나머지 건더기 재료들을 넣고..
양념도 풀어넣고 점점 부들부들하게 끓여갑니다.
* 감자탕 끓일적에 양념은 복잡하게 이것저것 종류를 다양하게 가져와서 넣기 보다는,
딱 기본만 되는 재료로 최소한의 양념으로 만드는 것이...
정말 개운하면서도 뒷 끝 입맛 아릴일도 없이
제일 국물맛이 시원한 것 같아요.
기본이 되는 양념이란 우리집에서 만드는 방법으로는...
보통 집된장, 고춧가루, 새우젓, 다진마늘... 딱 이 4가지 입니다.
감자탕 속 뼈다귀들이 부들부들하게 잘 익어갈 때,
제일 먼저 집된장을 풀어 넣지요.
기본이 최소한 5~6 숟가락 듬뿍...
이 정도 풀어 넣어도 그냥 아주 심심한 느낌만 날 뿐...
저렇게 큼지막한 곰솥에 들어가는 집된장 양은
이 정도 양을 풀어 넣는 것만 가지고는... 된장국 맛이 아직 나려면 멀었습니다.
집집마다 곰솥이나 냄비 크기가 다 다를테니...
어느 정도 된장을 한 숟가락씩 더 추가해 가면서 국물에 잘 풀어서 맛을 보고서...
정말 심심하게...된장향이 풍길 정도로만 국물이 구수하게 맞춰지면...
나머지 간은 새우젓으로 합니다.
다데기를 따로 만들어서 풀어 넣어도 좋지만,
설거지감을 하나라도 줄여가면서, 좀 더 편하게 만들려면...
고춧가루를 바로 풀어서 제대로 펄펄 은근하게 끓여내면 됩니다.
아이들이 매운것을 잘 못 먹는 집이라면,
곰솥이라해도 고춧가루 3~4 숟가락 만으로도 충분할꺼고요.
사실, 아예 고춧가루 넣지 않고 끓여내도 아이들 먹기에 순하고 참 좋습니다.
그리고 다진 마늘은 다 끓여갈때 즈음에
좀 넉넉하게 넣어주고요.
사실 들어가는 돼지등뼈만 좋다면,
잡 냄새 제거용으로 술을 넣거나 할 필요도 없답니다.
그리고 양념이 겨우 저렇게 4가지 정도만으로도 될까 싶지만...
푹 끓이면서 돼지등뼈 자체에서 뼈국물이 구시게 우러 나오고,
같이 들어가는 우거지나 콩나물 등등의 채소 건더기에서도 마찬가지로....
국물과 잘 어우러 지는 은근한 향이 배어 나오지요.
또, 집된장으로 일단 기본으로 심심하게만 간을 맞추고...
나머지 간을 새우젓으로 맞춰주는 과정에서
국물맛은 더 달큰하면서도 감칠맛나게 시원해 지고요.
또 돼지고기류를 먹을 적에 늘 배탈을 방지해 주는 새우젓이 여기에 들어가니...
감자탕 먹고서 후에 배앓이 하거나 탈이 나는 일도 적지요.

뼈가 쉽게 분리가 되고 뼈육수도 감칠맛나게 제대로 우러나고
감자도 아주 부드럽고 포근하게 속까지 푹 익도록...
이렇게 불을 낮춰서는 은근하게 끓여내면 되는거지요.

먹을때는 이렇게 전골냄비에 한 끼 먹을만큼만 덜어서
한번더 뜨겁게 바글바글 끓여서는...
조그마한 국자와 개인그릇과 같이 냅니다.
다들 먹고싶은만큼 국물이든 건더기든 실컷 건져서 먹고...
모자란 게 있으면 또 커다란 곰솥에서 큰 국자로
푸짐하게 덜어와서 먹으면 되니까요.
이렇게 아침부터 끓여 먹는 감자탕...
이상하게 이렇게 집에서 푹 끓여 먹으면
많이 먹어도 부대끼는 것도 없이 속이 마냥 편안해요.
이러니 술 잘드시는 분들...
아침에 해장국으로 이리 끓여 드려도 참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
구수하고도 얼큰한 감자탕,
우리집처럼 여러분도 다들 좋아하시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