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12 일요일의 아침상>
오늘 아침에는 시원하게 동태지리탕을 끓이려고 해요.
갓 담은 김장김치도 이제는 김치냉장고 안에 든든하게 들어있고,
남은 신김치들도 어지간히 김치통에 들어있는지라...
엊저녁에는 얼큰하게 김치찌개를 제법 큼직한 냄비에 한 솥 끓여서는
아이도 어른도 모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전 날 저녁에 얼큰한 국물을 먹고 나니,
아침에 빈 속에는 또 뜨끈하니 순한 국물이 생각이 나는거예요.
그래서 동태로 매운탕을 끓이기 보다는
이렇게 순한 지리로 끓여내기로 한 거지요.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 김치찌개도 많이 끓여 놨으니,
얼큰하니 같이 곁들여서 상에 올리면 되니까요.
엊저녁에 동네 슈퍼마켓에 잠시 들렀다가
이렇게 한마리씩 꽁꽁 얼려서 포장해 팔고 있는 동태를 한 팩 사 놓았답니다.
김치냉장고 안에 밤새 넣어 두었다가
아침에 이렇게 꺼내어서 손질할 준비를 합니다.
이런 절단대구 종류는 쓴 맛 나는 내장만 잘 훑어내고
말끔하게 몇번 흐르는 물에 헹궈서 준비해 두기만 하면 됩니다.
이렇게 동태토막들 깨끗하게 씻어서 준비해 두고
동태지리탕에 같이 넣을 건더기채소들도 적당하게 썰어서 같이 준비 해 둔 다음...

이번에는 문어를 손질할 차례예요.
냉동이 아닌, 생물 문어가 이렇게 한 마리
우리집 김치냉장고 안에 들어가 있었지요.
시장에서 검은 봉다리안에 넣어 온 그대로인지라
아직 손질전인 문어는 지금 이 상태로는 아주 지저분합니다.

문어도 마찬가지로 대가리안에 들어있는 온갖 먹통과 내장들을 다 뜯어서 꺼내고
앞뒤 뒤집어가면서 깨끗하게 씻어줍니다.
특히나 문어다리의 빨판마다 온갖 더러운 찌꺼기들이 참 많은데,
다리를 하나씩 힘주어 훑어가면서
흐르는 물 아래에서 바락바락 씻어주면 깨끗해 지지요.
문어는 오징어나 쭈꾸미,낙지 같은 비슷한 종류 중에서도
제일 신경써서 바락바락 힘 줘가며 씻어줘야 해요.
그만큼 더러움도 가장 심하고
씻는만큼 더 말끔하고 깨끗하게 장만이 됩니다.
문어를 씻을때에는 마치 헹주나 걸레를 빤다는 기분이 느껴질 정도로
손아귀에 힘을 주어 치대듯이 문질러가며 씻어내지요.
씻다보면 싱싱한 문어들은 빨판에 손이 쩍쩍 달라붙기도 하고요.
이렇게해서, 온갖 지저분하고 더러운 찌꺼기들과 끈적임을 모두 씻어내고는
말끔한 상태로 문어가 준비가 되었네요.
이제 맛있게 삶아내기만 하면 됩니다.

문어가 제대로 삶길려면
문어가 온전히 잠길만한 넉넉하게 큰 냄비에 삶아야 하겠지요?
큼직한 냄비 하나에 물을 끓이다가
물이 팔팔 끓어 오를때에
이렇게 무 채를 한 줌 넣습니다.
문어나 오징어 종류를 삶을적에 무를 넣으면
육질이 야들야들해지면서 맛있게 삶긴다고
예전부터 어른신들이 그렇게 말씀하시지요.
보통은 듬성듬성 좀 못나도 좋은 큼직하게 썬 무를 넣고 삶지만
그럴때는 처음부터 찬물에 무를 넣고
가스불위에 냄비를 달구기 시작하고요.
이렇게 무 채썬것을 넣어서 같이 익혀낼 적에는
물이 팔팔 끓기 시작할 즈음에 무를 넣습니다.

그리고 바로 문어도 이어서 넣고요.
이런식으로 해서 문어를 삶으면
문어를 건져내는 시기도 훨씬 수월하게 알 수 있으니
문어를 한번도 삶아 본 적이 없는 새댁들에게는 이 방법이 유용할껍니다.
문어를 넣고는 계속 익히다가
무채가 흐물흐물하니 아주 제대로 푹 익었다 싶을적에
문어를 건져내면 됩니다.
이렇게 문어 삶는 시간은 보통은 10분~15분 정도가 됩니다.
문어 크기에 따라서 조금씩 그때그때 봐 가면서
잘 익었다 싶을적에 건져내면 됩니다.
문어를 물 끓는 냄비에 넣어 삶아낼 적에는
이렇게 다리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넣어줍니다.

잘 삶아지고 있네요.

어차피 문어 대가리까지 제대로 잠기게 해서 삶는것인지라
큰 차이는 없겠지만,
그래도 다 익어가기 한 3~4분쯤 전에
이렇게 한번 뒤집어 주면
더 고루고루 맛있게 삶깁니다.

이렇게 해서,
오늘은 약 14분 정도 문어를 삶아냈네요.
너무 오래 삶을 필요도 없고요.
문어 크기와 냄비종류, 화력 등등의
상황에 따라 늘 바뀌기 마련이니,
10분~15분 정도 조절해가면서 익혀내면 아주 쉽지요.

좀 식혀 놓았다가
이렇게 문어도 먹기 좋게 썰어 놓고...

남편이 참 좋아하는 반찬이 바로 이 감자채볶음이예요.
그러니 감자를 1년 내내 집에 늘 떨어지지 않게 두고는
이렇게 반찬으로 한 접시씩 볶아서 자주 상에 올립니다.
순하고 보드라운 반찬이라서 아이들도 다 잘 먹으니 더 좋구요.
감자채 썰어서 후라이팬 위에 올리고
기름도 적당하게 둘러서는...

불이 세지 않도록 두고는 골고루 천천히 볶아 줍니다.
속이 익기도 전에, 감자채 거죽이 타기가 쉬우니까요.
양파채도 가볍게 한 줌 정도 쥐어서 이렇게 같이 볶아주면
촉촉한 수분이 가득한 양파와 같이 먹는 맛이 참 좋지요.
감자가 목 막히지도 않고 더 달게 넘어가니까요.
삼삼하게 소금간 해가면서
속까지 제대로 익도록 잘 볶아 놓았습니다.

대구지리 끓이는 냄비에 같이 넣으려고 두부를 꺼낸 김에,
남은 두부도 이렇게 잘라서는
감자채 볶아낸 후라이팬에다 넣고는...

바로 이어서 노릇노릇하게 지져 냅니다.
이제 접시에 옮겨서 상에 올리기 직전에
양념간장만 얹어 내면 되지요.
이제 아침밥 차릴 준비가 거진 다 되었으니
불 위에다 동태지리탕 끓여낼 냄비를 올려 보아요.
무를 넉넉하게 썰어서 넣고는
물과 같이 먼저 팔팔 끓입니다.
동태지리에 국물로 쓸 물은 생수도 좋고, 미리 우러낸 멸치나 다시마 육수도 좋아요.
동태에서도 시원한 생선하고 구수한 특유의 생선맛이
끓여내면서 진하게 우러나니까요.

냄비가 팔팔 끓으면서 제일 처음 넣은 무가 반 이상 익었을 때
준비해 놓은 동태를 넣고는
생선이 익으면서 다시 팔팔 냄비가 끓어오를 때를 기다립니다.
생선살이 고루 잘 익었다 싶을때에
준비해 놓은 나머지 채소 건더기들을 넣고는
국물 맛 시원해지도록 새우젓으로 간 맞추고
불 끄고 바로 상위에 뜨거운 냄비채로 옮겨서 드시면 되지요.
오늘 동태지리탕에는 무와 양파,대파,두부,고추,
그리고 쑥갓을 얹었네요.
쑥갓은 자칫 잘못하면 쉬이 비려지기 쉬운 이런 생선찌개나 국물 종류에
넉넉하게 마지막에 슬쩍 얹어내기만 해도
입이나 코에 거슬리기 쉬운 생선의 비린맛을 확 잡아 줍니다.

엊저녁 냄비에 넉넉하게 만들어 놓은 김치찌개도
뚝배기에다 국자로 적당하게 덜어서
이렇게 보글보글 같이 끓였구요.

이렇게 오늘,
일요일의 아침상은 비교적 간단하게 퍼뜩 차렸어요.
잘 익은 김치 종류도 몇가지 같이 곁들여서요.
감자채 볶은 것 한 접시에...

김장김치와 깍두기도 같이 내고...

잘 익은 열무김치도 내고요.

후라이팬에 지져낸 두부도 양념간장 끼얹어 이렇게 내고...

문어도 초장 곁들여서 내고요.

순한 맛이든 얼큰한 맛이든
입맛 끌리는대로 먹을 수 있도록
동태탕도 김치찌개와 이렇게 나란히...

일요일 아침상은 이랬습니다.
오늘 아침, 무척이나 추운 날씨...
그래도 속 든든하게 집을 나서니
추위도 견딜만 했었지요.
따뜻하게 밥 한 술 뜨고서 집을 나설 수 있다는 것.
추운 이 계절에, 더욱 감사의 마음이 커지네요.
내일 아침에는 좀 날이 풀리려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