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8.14 토요일의 아침밥상
또 하루가 밝았네요.
오늘 아침은요...
고구마 줄기 껍질 벗기기부터 시작하면서
아침반찬꺼리 준비를 시작해 봅니다.

정구지도 시장에서
2000원을 주고 싱싱한 것 한 단을 샀는데...
보통 파는 한 단 단위보다도 3~4배 정도는 더 많은 양입니다.
이것 다듬어서, 정구지김치 담궈도 되겠어요.
오늘 아침은,
이따가 정구지전이나 부쳐볼까 싶어서..
이렇게 고구마 줄거리 껍질 벗겨낸 다음에
이어서 정구지도 좀 손질을 해 두었지요.

염장 다시마채를 물에 담궈서
짠기가 빠지도록 둡니다.
몇 분 지나서 두어줄기 건져서 입에 넣어서 꼭꼭 씹어 보고
짭짤한 맛없이 말끔하게 소금기가 빠졌으면
깨끗한 물에 몇번 헹궈서
채반에 받쳐 물기 빼 두어 준비를 해 두고...

껍질 홀랑 벗겨낸 고구마줄기는
팔팔 끓는 스뎅들통에 넣고
빳빳한 기운이 익어서 몰랑하게 변할 때 까지 삶아 주고...

고구마 줄기를 건져낸 그 스뎅들통에다
이어서 배추우거지도 푹 삶아서
이렇게 깨끗이 헹구어 놓습니다.
이 우거지를 가지고 이따가 된장이랑 같이 넣고는
뚝배기에다 푹 지질껍니다.

기왕 스뎅들통 꺼내어 쓰는김에,
삶아낼 것이 한가지 더 있어요.
바로 이 햄이지요.
들통을 다시 깨끗이 씻고,
새 물을 넉넉하게 받아서
냄비안의 물이 제대로 팔팔 끓을적에
한 입 크기로 먹기좋게 썰어 둔 햄을 넣고는
중간불 정도로 가스불을 켜 둔 채로
5~10분 정도 팔팔 끓여 줍니다.
햄을 이렇게 푹푹 삶아보면 물 색깔부터 시작해서...
눈으로도 온갖 이상한 것들이 많이 빠져 나오는것이
그대로 보일껍니다.
그리고 기왕 이렇게 안좋은 성분을 빼 내기위해 삶아내는 경우라면,
햄 양은 비록 적어도
이렇게 물은 넉넉하게 받아서 푹푹 끓여주는것이 더 좋구요.

도마위에는 풋고추와 파프리카를 준비해서
총총총 썰어서 준비를 해 두어요.
홍고추도 기왕이면 하나 정도 이렇게 같이 썰어두면 더 좋구요.
풋고추 대신에 안매운 오이고추 같은것도 좋지요.
이 모든 준비는
아이들이 잘 먹는 메추리알 장조림을 만들려고 하는것이랍니다.

이 장조림도 기왕 꺼내 쓰는김에
마찬가지로 이 스뎅들통에다 끓입니다.
좁은 부엌만 더 번잡해지게시리...
괜시리 다른 냄비 꺼낼 이유가 없지요.
보통 장조림은 집에서 잘 쓰시는
넉넉한 크기의 냄비에다 끓이시면 됩니다.
간장이 들어간 양념은 부르르 하고는
한순간에 쉽게 끓어 넘치기 쉬우니까요.
말끔하게 삶아서 준비해 놓은 햄과 껍질깐 메추리알,
그리고 풋고추와 파프리카 썰어 둔 것을
익혀낼 냄비 안에다 모두 같이 넣고...

분량의 양념물을 만들어서
여기에 부어 끓여내기만 하면 됩니다.
정말 쉽고 간단하게 맛있는 장조림 양념물을 만들어 내는 공식이니
아래 알려드리는 레시피를 기억해 두시면
앞으로 유용하게 쓰일꺼예요.
<다용도 장조림국물 레시피>
물 700ml
매실액기스 200ml
국간장 100ml
진간장 200ml
이 4가지 재료를 모두 한데 부어서
숟가락으로 잘 섞기만 한 다음,
준비해 놓은 장조림 재료에다
바로 붓기만 하면 됩니다.

가스불을 켜고,
센불로 퍼뜩 푸르륵 끓여내기 보다는,
불은 중불에서 그 이하로 낮춰서
은근하게 끓입니다.
얼마후에,
이렇게 냄비가 바글바글 서서히 끓어오르기 시작하면
이 때부터 한 2분간만 두었다가
바로 불을 끄지요.

반찬통에 옮기고는
좀 식었을적에 냉장고에 넣고
며칠동안 맛있게 두고두고 먹으면 됩니다.
아주 상큼하고 질리지 않는 장조림입니다.
맛난 것 아니면 젓가락이 잘 가지 않는 아이들이 다 잘 먹으니
어른들 입맛에도 물론 맛있어요.
국물이 제법 넉넉하게 잡히는데,
괜시리 다용도 장조림국물이 아니랍니다.
반찬하다보면 이 국물 금새 다 없어져요...

이렇게 만든 장조림은, 그냥 먹어도 물론 맛있지만
이 장조림의 국물을 활용해서
이런저런 반찬의 양념을 아주 수월하고 맛나게 맞춰낼 수 있답니다.
그래서 '다용도 장조림국물'이라고 말씀드린 것이지요.
이제 만들 고구마 줄기 볶음도...
이 양념국물을 이용해서
아주 맛깔스럽게 볶아내면 참 쉬우면서도
그 결과물은 아주 훌륭하지요.
어떤식으로 쓰면 되는지를 보여드릴께요.
아까 껍찔까고 삶아서 물기 빼 놓은 고구마줄기...
이 고구마 줄기나물을 볶는데에 이 장조림 국물을 씁니다.
후라이팬에 고구마줄기 넣고
양파도 조금 썰어서 같이 넣어요.
그리고 다진 마늘을 1/2~1숟가락 정도 넣은 다음...
식용유 좀 둘러서 달달달 볶기 시작합니다.

너무 센 불로 볶지 마시고...
중간불에서 조금 더 약한 불 정도로 두고는
이것도 은근히 들들들 볶아줘야
고구마 나물이 볶았을적에 맛이 나지요.
골고루 뒤적뒤적 섞어가며 볶다보면
양파가 익어가면서 이렇게 반투명 해 집니다.
그러면 이 때 즈음에..

앞서 만들어 놓은 장조림의 국물을 국자로 떠서
고구마 볶고있는 후라이팬에 넣어요.
이런식으로
한 국자, 두 국자, 세 국자정도까지...
나물에 물기가 자작하게 해서 볶아지는게 맛나면
국물을 제법 자작거리도록 넣어주면 더 맛이 날테고,
아니면 한 두국자 정도 넣어서 볶아주면
간도 수분도 적당할껍니다.

달달 볶아주다가 한 두줄기 집어서 드셔보세요.
간이 아마 딱 맞다 싶을 정도로
맛나게 볶아졌을껍니다.
장조림 국물인지라 약간은 짭쪼롬하다 해도,
이 고구마나물도 원래가 아주 줄기맛이 심심한 나물인지라...
이렇게 서로 맛궁합이 잘 맞춰지면서 볶아지는 거지요.

아까 물기 빼 놓은 다시마채도 마찬가지로 이렇게 볶아줘요.
마지막에 간을 맞출적에 아주 약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요.
마찬가지로 편하고도...아주 맛난...
그런 다시마채볶음이 쉽게 만들어지지요.
채반에 받쳐 둔 다시마채도
후라이팬에 넓게 펼쳐서 넣고...
마늘 다진것 1숟가락 정도 같이 넣어 줍니다.
그리고 식용유를 둘러서 볶아주기 시작하지요.

센 불로 화르륵 볶지 않고
은근하게 들들들... 골고루 볶아 줍니다.

다시마채가 거진 쫀득하게 잘 볶아졌다 싶으면
장조림 국물을 국자로 떠서
다시마채를 볶던 후라이팬에 1~2국자 정도 넣어서 볶다가...

거의 다 볶아졌다 싶을 때,
마지막에 고춧가루 1숟가락과 멸치액젓 1숟가락을 더합니다.
그리고 잘 섞어준 다음 뜸을 들이 듯 잠시만 더 볶다가
불을 끄면 되지요.
다시마채는 이렇게 멸치액젓 한 숟가락만 더 흘려넣고 볶아주면
두가지 다 바다에서 난 재료인지라
그 향이 아주 맛스럽게 어우러집니다.
그리고 다시마는 원래가 아주 싱거운 재료인지라
이렇게 마지막즈음에 액젓 1숟가락 더 해서 볶아주어야
딱 맛있게 짭쪼롬하도록
반찬간이 알맞게 맞아 떨어지기도 하구요.

반찬통에 각가 담아 놓으니
역시나 맘이 푸짐하고 든든해요.
두가지 다 씹는 맛과 양념 맛까지도 모두 참 좋아요.
같은 양념국물을 써서 편하게 만들었지만
제각각의 또 다른 맛을 내기 때문에
전혀 다른 맛의 2가지 밥도둑 반찬이 됩니다.

이제 아까 다듬어 놓은 정구지를 가지고,
이것저것 냉장고에 있는 다른 채소들 조금씩 같이 섞어서
정구지전을 부쳐내려고
밀가루 반죽물에 채소를 같이 섞어 봅니다.
특별한 것도 없이
애호박 조금 썰어 넣고, 정구지는 많이...
그리고 양파와 당근 조금 썰어서 같이 넣었어요.
해물도 같이 좀 다져 넣고 부쳐내면 더 맛있겠지만...
이대로 그냥 부쳐내기만 해도 이 여름에는요...
밀가루만 지져내도 기름냄새 물씬 풍기는 전 맛이 더욱 일품이지요.

모두 한데 슥슥 섞어서...

잘 달궈진 후라이팬에 넣고
식용유 넉넉하게 부어가면서
파삭하게 앞 뒤로 익혀 냅니다.
바로 지져서 이대로 쭉 찢어 먹는 전 맛은...
예전 부엌에서 바로바로 전을 부쳐 주시면서
제 입안에 이 뜨거운것을 바로 쏙 넣어주시던
우리 어머니에게서 배우게 된 것이지요.
저도 전을 부칠적마다 아이들을 부엌으로 불러서는
그 입에다 기다랗게 찢은 이 뜨거운 전을
한 조각씩 쏙쏙 넣어 줍니다.
방금 바로 지져낸 이 전 맛이
비록 채소만 넣고 지져냈어도.. 얼마나 좋은지를 알려주려구요.

정구지가 넉넉하면 전만 부쳐내기 아깝지요.
기왕 손질하면서 몇줄기만 더 손질하면
맛깔스럽게 생정구지 무침을 만들어 낼 수 있으니까요.
보통은 정구지 손질해서 씻은 것을 먹기좋게 썰어서는
양파 채 썬것도 좀 같이 넣고는
진간장에 참기름, 깨소금만 더해서
정구지 풀내나지 않도록 손으로 살살 섞어서 상에 내기만 해도....
몸에 좋은 정구지 냄새가 그대로 물씬 풍기는
맛난 즉석 나물무침이 만들어 지는데,
오늘은 좀전에 맛있는 메추리알 장조림도 만든터라,
여러가지로 만들어 맛나게 먹을 수 있는 그 국물을 써서
아주 간단하고 더욱 편하게 그러면서도 맛있게...
이 정구지 무침도 금방 무쳐냅니다.
냉장고 안에 있는 싱싱한 오이도 반 개 같이 썰어서 넣구요.

역시 아주 쉬운 방법 그대로...
장조림 국물 넣고,
여기에 참기름 1/2숟가락 정도.
(우리집처럼 고소한 참기름 맛을 좋아하면 1숟가락)
그리고 깨소금 넉넉히 뿌려서
손에 힘을 주지않고 슬슬 버무리기만 하면 끝.
그냥 간장,참기름만으로 버무린 것 보다
당연히 양념맛이 더 입에 감기고 좋지요.

이제는 정말 마지막이예요.
국이라면 아까 밥솥에 쌀 안칠적에
미리 푹 끓여 놓았을텐데...
오늘은 뚝배기에다 바글바글하니,
밥 차리기 직전에 제대로 끓여내는 꽃게된장찌개를 상에 올리려고 하니..
이렇게 마지막 즈음에 뚝배기를 불에 올리게 되는거지요.
이 꽃게된장찌개는 그저 게에서 우러나온 육수과 합쳐진 된장 국물맛만 해도
밥 한공기 뚝딱 비워내게 하는 진국이니..
이것저것 건더기 준비 많이 할 필요도 없어요..
앞서 푹 삶아내어 깨끗하게 헹궈서 물기는 꼭 짜 두었던 배추시래기.
그 시래기를 도마에 올려서 먹기 좋게 총총총 잘게 썰어 준비하고...
고추와 두부 정도만 같이 준비합니다.

암꽃게 2마리를 물에 깨끗이 씻어서
딱지도 벗겨내고 아가미털도 떼어내면서
말끔하게 손질을 한 다음...

된장뚝배기에 바로 넣을 수 있도록
먹기 좋게 잘라서 이리 준비 해 둡니다.
이제 바로 끓여서 상에 내면 될테니...
된장뚝배기를 가스불에 올려야 겠네요.

멸치다시마육수로 우러낸 밑국물에 된장을 풀고...
총총 썬 씨래기 넣고 같이 푹 끓이다가
꽃게도 넣고,
나머지 두부와 고추는 마지막 즈음에 넣어서
살짝 조금만 더 끓여내면...
된장 맛 끝내주는 꽃게된장찌개 한 뚝배기가 금새 만들어 지지요.
이렇게 뚝배기가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것만 보면,
그 구수하고 정겨운 맛이 또 이렇게 떠오르니...
지금 당장이라도 숟가락 젓가락 들고서
밥 한공기 퍼서 상에 같이 올리고 싶네요.

이렇게 몇가지 좋아하는 찬들로 차려낸 오늘의 아침밥상입니다.
거죽은 파삭거리게,
속은 또 쫀득하게...
후라이팬에 지져 낸 정구지전을 한 접시 올려야지요.
전에는 초간장도 좋지만,
이렇게 빨간 초장 곁들여서 콕 찍어 먹으면..
참 맛나요.
아까 반죽한 것으로 넉장을 지져냈으니..
중간중간에 속이 출출할적에 간식으로도,
또 다음 끼니까지도...
먹을적에 다시 뜨겁게 후라이팬에 데워서 맛나게 먹을껍니다.

그리고, 아이들 좋아하는 메추리알 장조림 한 접시.
아이들은 저 햄과 메추리알만 쏙쏙 빼 먹고...
우리 어른들은 저 풋풋한 향의 아삭거리는 맛난 고추와 파프리카를 더 잘 먹습니다.
그러니 공평하게 건더기가 한가지만 남아날 일도 없어서
더 좋기도 하지요.
옆에서 맛나게 고추와 파프리카를 먹는 모습을 보면서
아마도 아이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이렇게 더 어른스럽게...
자연스레 그 맛을 배워갈껍니다.

싱싱한 오이향과 정구지향이 그대로 입에 퍼지는 정구지오이무침도
이렇게 푸짐하게 얹어서 한 접시 내고...

심심하게 씹히는 구수한 맛이 참 좋은 이 고구마줄기 나물도
한 접시 덜어서 상에 내야지요.

역시 맛깔스러운 양념맛이 잘 어우러져서
쫄깃거리면서도 이에 짝짝 붙는 식감까지도 참 맛나게 느껴지는...
이 다시마채 볶음나물도 한 접시 올렸습니다.
그 위로는 참나물 볶아먹고 남은 것도
이번 끼니에 마지막으로 먹으려고 접시에다 모두 푸짐하게 올려서 내었구요.
이런저런 나물 몇가지만 있어도
밥에다 고추장, 참기름 가지고 와서 쓱쓱 비벼내면
다른 반찬 부러울게 없는 최고의 일품요리가 되니...
이렇게 맛나게 이 나물 저 나물 반찬삼아 잘 먹다가
남는 나물은 나중에 또 비벼먹고 하는 그 맛에
이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나물반찬 만들고 하는 거지요.
또 건강에도 얼마나 좋아요.

여기에 보글보글 끓어 오르는,
이 뜨거운 꽃게찌개 한 뚝배기만 있으면...
더 이상 바랄것도 없지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먹거리로 내 몸이 건강해지는 그런 느낌을 주는
마냥 푸근하고도 넉넉한 밥상입니다.

물론, 언제든 든든한 밥 한공기는 필수구요.

이렇게 또 한 주가 지나갑니다.
햇곡식과 햇과일, 풍성한 작물들이 넘쳐나는...
축복의 계절이 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와 있어요.
얼른 가을내음이 물씬 풍기는 그런 밥상을 차려 먹었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