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7.28 수요일의 아침상
여름비가 내리는 수요일이네요.
오늘은 열린 창 사이로 바람도 많이 들어오고...
아침부터 시원시원합니다.
주룩주룩 내리는 빗소리에 기분도 좋아지네요.
우선 밥부터 안쳐야지요.
김치찜 그릇 하나 우선 넣고,
옆에 남는 공간에 감자 2개를 껍질깍아서 찡겨 넣었어요.
밥이 다 되었을 때,
김치찜 반찬에 푹 맛있게 쪄진 감자반찬도 한가지...
이렇게 수월하게 만들어진 반찬 2가지도 같이 오늘 아침밥상위에 올라가겠지요.
우리집에서 쓰는 이 밥솥은 좀 오래된 10인용 일반전기밥솥이예요.

신문을 넓게 부엌에 펼치고 앉아서 재료를 몇 가지 손질했네요.
이파리가 누렇게 뜬 미나리와 정구지...그리고 가지와 오이, 브로콜리 등등...
껍질이나 이파리 등 벗겨낼 것은 벗겨내고
쭈글거리는 시들한 부분은 칼이나 가위로 과감하게 도려내고...
생생하고 좋은 부분만 남겨진 재료들은
모두 물에 잘 씻어서 물기를 빼 두었어요.

숙주나물도 한봉지 꺼내어서 다듬었구요.

재료들을 모두 다듬고,
부엌바닥의 신문도 깨끗이 다 치운 다음...
이제 하나하나씩 밥상에 올라갈 찬거리를 만들어 봅니다.
먼저 스뎅들통에 물을 팔팔 끓여서는...
브로콜리부터 데쳐 주었지요.
찬물에 바로 헹궈 채반에 건져 두어
데쳐낸 브로콜리의 물기가 빠지도록 두고...

물이 팔팔 끓는 스뎅들통에 다듬어 놓은 미나리도 넣어서
살짝 데쳐냅니다.

마찬가지로
찬물에다 바로 미나리만 건져 담아
흐르는 물에 열기를 식혀 준 다음,
양손으로 꼭 짜서 양념에 무쳐주기만 하면 됩니다.

이렇게 물기를 짜 낸 데친미나리에
국간장,참기름,깨소금...
입에 맞게 간만 잘 맞춰주고

조물조물 무쳐주면 되지요.

아까 손질해서 깨끗하게 씻어서 물기를 빼 둔 숙주에
가지를 같이 섞어서 후라이팬에 볶아내면
아주 맛있는 볶음나물반찬이 나옵니다.
재료도 간단, 만들기도 간단...
숙주와 가지가 냉장고안에 조금 남아 있다면
바로 망설임없이 볶아서 상에 내지요.
<숙주가지볶음 레시피>
가지 100g(1개)
숙주 100g
식용유 2숟가락
진간장 4숟가락
설탕 1/2숟가락
참기름 2숟가락
(*늘 집에서 쓰는 어른밥숟가락으로 계량해서 쓰시면 됩니다)
분량의 숙주를 깨끗이 씻고 물기 빼서 준비해 두고,
가지도 길게 반 갈라서, 얇게 어슷어슷 썰어서 준비를 합니다.
가지가 조금 시들해져서 속의 씨가 이렇게 까맣게 되어 있어도
전혀 먹는데도 맛에도 지장이 없으니...
혹 냉장고안의 가지를 갈라보니 속이 이렇게 변해 있어도
그냥 걱정말고 드시면 됩니다.

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가지와 숙주를 같이 넣은 다음...

가지가 거의 익어서 반투명해지도록
중불 정도로 들들 볶다가

진간장과 설탕으로 간 맞춰서 잘 섞어
마지막에 참기름 둘러주고 볶아내기만 하면 끝.
만들기는 참 쉬우면서도
영양도 좋고 맛도 좋은 나물반찬입니다.
요즘처럼 가지가 많이 날적에 자주 만들어 먹는 반찬이지요.
(*조금 짭쪼롬한 간으로 먹는 찬이니, 싱겁데 드시는 분들은 간장을 1수저 정도 적게 넣어 만드세요.)

미나리무침과 숙주가지볶음...
방금 만든 이 두가지를 반찬통에 일단 옮겨 담았어요.
조금이따가 아침밥상 차릴적에
반찬그릇에 조금씩 담아내야지요.

고기반찬을 뭐 한가지 만들어야지..하고 냉장고를 열어보니,
냉장고안에는 돼지고기 갈아 놓은 것 밖에 없는지라...
그냥 간단하게 김치스테이크를 만들어서 곁들입니다.
큼직한 볼을 꺼내어서
돼지고기 갈아 놓은 것에다,
냉장고안의 약간 시들한 마늘쫑이 있어서 이것도 모두 잘게 다져서 같이 넣고...
두부 작은것도 하나 넣습니다.
그리고 잘 익은 김치도 잘게 총총총 다지듯이 썰어서 같이 넣지요.
여기에 간 맞추기재료로 설탕, 후추, 소금, 참기름을 넣어서...

그냥 슬슬 골고루 치대주기만 하면
김치스테이크가 금새 만들어 집니다.
원래는 마늘쫑은 아주 조금만 다져서 넣는데,
시들한 마늘쫑을 버리기 아까워서 그냥 이렇게 많이 섞어서 넣어 준 것이니...
마늘쫑은 그냥 조금만 넣고
마늘쫑이 없으면 나머지 재료만 가지고 만들어도 충분히 맛있답니다.

후라이팬에 기름 조금 두르고,
손으로 대충 모양 만들어서
이렇게 하나씩 둘씩 팬에 올리고...

지글지글 앞 뒤로 잘 익혀 내면 되지요.
돼지고기는 잘 익혀서 먹어야 탈이 나지 않으니,
대충 굽기 보다는 고기속까지 매매 잘 익도록
제대로 구워주는게 좋겠지요.

김치스테이크 반죽 그대로 한 이틀정도는 냉장고에 넣어두고
먹기 직전에 구워먹어도 좋지만,
요즘같이 더운 여름에는 한번 불 앞에 서서 일을 할 적에
한번만에 다 끝내버리는 것도 편하고 좋아요.
이렇게 한번에 다 구워서 반찬통에 넣어 두고,
먹을적마다 살짝 데우기만 하면 되니...
다진고기로 이렇게 한 통 만들어 놓으면 든든하지요.

후라이팬에다 작은 참조기도 나란히 올려서 굽습니다.
보통 도시락조기라고도 하지요.
요렇게 자잘한 조기는 몸통에 젓가락이 서너번만 지나가면
한마리는 금새 홀라당 다 먹어 버려요.
맛있게 조기를 굽는 법...
위생장갑 낀 손에다 참기름을 조금 덜어서는
조기몸통을 슬슬 맛사지 해 줍니다.
소금간이 안 된 조기는 그 다음에 소금 조금 솔솔 뿌려서
후라이팬에다 지글지글 구워내면
그냥 구워먹는 것 보다 훨씬 맛난 조기구이가 되지요.

이렇게 조기도 구워졌으니...
이제는 슬슬 아침밥상 차릴 준비를 해야겠네요.

찌개는 바글바글 뚝배기에 끓는채로 상에 올려야 제 맛이니,
밥 차리기 직전에 만들어 냅니다.
오늘은 순한맛의 찌개를 만들어서 먹었지요.
<하얀순두부 레시피> (4인가족 밥상을 기준으로...)
멸치육수 400ml
조개 150g(한 줌)
콩나물 70g(한 줌)
대파 썬것 20g(한 줌)
순두부 400g(한 봉지)
새우젓 2/3숟가락
(계량시 숟가락은 부엌에서 늘 쓰는 어른밥숟가락으로 편안하게 쓰시면 됩니다)
보시다시피,
조개도 한 줌, 콩나물도 한 줌, 대파도 한 줌...
늘 자주 만들어먹는 찌개 중 하나인지라
이렇게 손에 익은 분량으로 편하게 뚝배기에 덜어 넣고 바로바로 끓여먹는 찌개랍니다.
맵지 않고 순하면서
건더기는 보드랍고 국물도 시원한지라...
전혀 자극적이지 않아서 아이들 먹기에도 참 좋아요.
된장 끓일 때 잘 쓰는 뚝배기를 좀 큼직한걸로 준비해서
분량의 밑국물을 먼저 넣고,
여기에 조개를 넣어요.
이런 뚝배기찌개에 쓰는 밑국물로는
일반적인 멸치다시마육수가 제일 무난하지요.

그리고 손질해 놓은 콩나물도 같이 얹은 다음,
가스불을 켜고 뚝배기를 끓이기 시작합니다.

어느새 팔팔팔...
뚝배기가 잘 끓고 있네요.
국물이 끓으면서 조개에서 뽀얀 육수가 은근히 우러나오지요.

순두부 한 팩을 칼로 반으로 뚝 잘라서,
팔팔 끓고있는 뚝배기에 넣어 줍니다.
차가운 순두부 덩어리가 들어가니, 뚝배기의 끓던 열기가 또 금새 사그러들지요.

가스불을 계속 켠 채로
순두부를 넣은 다음, 다시 뚝배기가 한소끔 팔팔 끓어오르기를 기다리면서
새우젓으로 간을 맞춥니다.
너무 펄펄 끓었을 때 간을 맞추기란 힘이 드니...
이렇게 중간에 잠시 식었을적에 새우젓 간을 맞추면
국물 떠 먹으면서 딱 맞는 간으로 맞춰내기가 훨씬 수월하지요.
집집마다 조금 짜게 먹는 집, 싱겁게 먹는 집... 다 다르니...
레시피에 제시한 우리집 입맛에 맞는 새우젓의 양은
대략 이 정도로 맞추면 된다는 기준 정도로 보시고
조금 더 추가하시든지, 약간 적게 넣으시든지 하시면 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뚝배기가 이렇게 팔팔 끓어 오를적에
준비해 놓은 대파 한 줌 넣어서 훌훌 숟가락으로 한번 저어
바로 상에 팔팔 끓고있는 채로 뚝배기를 올려서
뜨끈뜨끈한 국물과 건더기 떠 가면서 맛있게 밥을 먹지요.

브로콜리 데쳐 놓은 것과 같이
김치스테이크 구워놓은 것을 다시 철판에 올려서
지글지글 뜨겁게 데워서는,
상에 올릴 준비도 하구요.

밥이 다 되었다고 마침 소리도 나네요.
밥솥 뚜껑을 열어보니
한 쪽에는 김치찜이 맛있게 익어서 준비되어 있고,
사이에 찡긴 감자도 폭신하니 잘 익었어요.
김치찜 담긴 그릇도 꺼내고,
감자 2알도 들어냅니다.
그릇이 뜨거우니,
보통은 깨끗이 삶아둔 마른행주를 물에 살짝 적셔서 꼭 짠 다음
조심스럽게 그릇 입구를 행주로 잡고 꺼내거나
행주가 없다면 키친타올 같은 것을 이용해도 좋아요.
작은 스뎅그릇을 쓸 적에는
뚝배기 꺼내는 집게를 사용합니다.
이것은 다음에 한번 사진으로 보여드릴께요.

감자 2알 쪄 낸것은 적당한 그릇에 담은 다음,
숟가락을 이용해서 먹기에 좋은 크기로
그대로 뚝뚝 잘라 줍니다.

그리고는 바로 소금 약간에 후추도 넣고
참기름은 아주 조금만...
이렇게해서 모두 슬슬 버무려 주기만 하면
즉석에서 맛나게 버무려 먹는 감자범벅이 되지요.
양념이 이것저것 많이 들어가지 않아도...
담백하고 구수하니...아주 맛나요.

이렇게해서 차려낸 오늘의 아침상 메뉴랍니다.
먼저, 입맛 확 살려주는 맛있는 미나리무침 한 접시...

마찬가지로 밥에다 척척 얹어 먹으면
입맛이 확 돌아오는 숙주가지볶음도 한 접시 냈지요.
이런 나물반찬들은 매일 먹어도 질리지도 않아요.

참조기 구운것도 상에 올리고...

김치찜 만들어 낸 것도
국물까지 자작하게 모두 부어서
접시에다 뜨겁게 해서 덜어 내고...

방금 쪄 낸 뜨거운 감자를 즉석에서 버무려 내는 감자범벅 한 접시.
수수하면서도 감자 자체에서 입에 착 감기는 감칠맛이 돕니다.

두부와 섞어 구워내어서 영양면에서도 더 좋은 고기반찬꺼리...
간단하게 만드는 김치스테이크도 이렇게 뜨겁게 철판에 지글거리게해서
상 위에 올렸지요.

반찬들도 중요하지만, 방금 지어낸 이 밥 한공기...
꼭꼭 씹을수록 단물이 나오지요.

어제 저녁에 만들어서 먹은 나물 몇가지도 같이 꺼내고
펄펄 끓는 뜨끈한 하얀순두부 찌개도 떠 먹어가며...
속 편안하게 아침식사 한 끼 든든하게 잘 먹었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비가 오면서 찬바람도 집안에 솔솔 들어오니
오늘은 하루종일 참 시원합니다.
내일도 이리 선선하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런 자연풍...
우리 가족에게는 최고로 값진 선물입니다.
그래도 이 여름도 벌써 7월의 막바지...
8월초 피서의 절정을 지나고나면,
금새 가을이 찾아 올테니...
에어컨이 없어서 늘 집안이 후덥지근한 이 계절도
이제 거진 다 지나가고 있는 중이라 생각하고....
올해도 조금만 더 참아봅니다.
피할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처럼... 지금까지도 늘 그래왔듯이..
차갑고 냉한 것 보다는 이열치열 뜨끈한 음식들 먹으면서
또 열심히 부채질도 해 가면서 살아가다보면...
금새 좋은 계절이 찾아올테니까요.
무엇보다 올 해 여름도 가족 모두가 지치지 않고 건강하게 지내고 있으니...
무엇보다도 고마운 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