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6.16 수요일의 아침상
어제 양장피를 먹었을 때 이야기를 좀 할께요...^^
아직 매운 것 잘 못 먹는 우리집의 막내 예본이.
양장피 접시에 좋아하는 새우가 넉넉하게 보이니
마냥 신이나서 한 젓가락 가득 집어서 입에 넣었다가는...^^
'하~하~하~'
연방 입바람을 불어대고 난리였어요.
겨자를 개서 만든 양장피의 냉채소스가
제 입에는 맵기도 했을테고...^^
겨자의 톡 쏘는 맛이 머리속까지 쨍~하고 퍼졌을테니까요.
우리 어른들도 가끔 겨자소스 농도가 좀 진한 걸 먹게되면...
체면도 없이 눈물 콧물 모두 다 나오쟎아요..^^;
재료도 좋은것을 썼고,
먹어보면 별로 많이 안 맵고 맛있는 중국음식이다...
조금씩만 젓가락으로 집어서 먹으라고 했더니,
이것보다는 탕수육이 백배는 훨씬 맛있다며...
내일은 이것말고 탕수육 먹자고 합니다.
탕수육이야... 정말 아이나 어른 누구나 다들 좋아하는 맛이니...
아이 입맛에는 양장피와 비교가 될 수 없었을꺼예요...^^
그래서 오늘 아침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으로 만들어서 차려 주었지요.
오늘 아침상은 이랬습니다.
<오늘의 메뉴(2010.6.16)>
탕수육
오이양파무침
채소샐러드
해삼탕
열무김치
참기름발라 구운김
배추김치
밥
두부계란국
뜨겁게 내어야 할 것들을 나중에 하고
먼저 오이양파무침부터 만들어 봅니다.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때
입안을 개운하게 해 주는 매콤새콤한 맛이 일품인 간단반찬이지요.
먼저, 오이와 양파를 깨끗이 씻어서 준비한 다음,
도마에 올려서 썰었지요.

이 오이와 양파 썰어 놓은 것을 무쳐야 하니
적당한 볼을 꺼내어서 여기에 옮겨 담습니다.

오이양파무침 레시피 알려드릴께요.
<오이양파무침 - 어른 밥 숟가락으로 계량합니다>
오이 1개 (250g)
양파 1/2개(100g)
고춧가루 1숟가락
진간장 4숟가락
식초 1 1/2숟가락
설탕 1/2숟가락
깨소금 1숟가락
위 양념을 분량만큼 덜어서
잘 섞어주기만 하면 끝.

골고루 양념이 묻도록
버무리기만 하면 끝이예요.
참 쉽죠?
진정한 3분요리예요.

이제 다음으로,
해삼탕 만들 준비를 합니다.
이것도... 정말 쉽고 빠른 요리예요.
해삼탕이야 야들야들한 해삼 맛에
만들어 놓으면 아이든 어른이든 안 좋아하는 사람이 없구요...^^
먼저 양송이 버섯을 깨끗이 씻어서
세로로 3등분해서 썰어 준비합니다.
해삼탕 만들기 위해서 도마 쓴 일은 딱 이것 뿐...^^

한참전에 건해삼을 좋은 가격에 가져올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며칠을 잡고 해삼을 먹기 좋게 만들어서
냉동실안에 한봉지씩 소분해서 넣어 두었더니...
지금까지 이렇게 한참을 잘 먹고 있습니다.
앞서 탕수육 감으로 고기반죽을 얼려 갈무리해서 냉동실에 넣어 두는 것처럼
해삼도 한번 손질할 때에 마음을 단단히 잡고 합니다.
금방 되는 일이 아니라... 며칠이 걸리는 작업이니까요.
그래도 두고두고 잘 먹을 수 있어서 보람은 큽니다...^^
시간과 공을 들여서 만들어진 보들보들한 해삼이 늘 냉동이 되어 있으면
필요할 때마다 꺼내서 바로 쓰면 되니,
이렇게 아침시간에도 시간에 쫒길 불편없이 간단하게 만들수가 있는거지요...^^
이제 두어번 해 먹을 정도의 양밖에 안남았네요.
마트 생선코너에 보니 불린해삼이라 해서 팔기도 하던데...
가격이 너무 비싸요....
혹시, 건해삼 좋은 가격에 파는 곳 아시면...
저에게도 귀뜸 좀 해주세요...^^
이렇게 후라이팬에 불린해삼과 양송이버섯, 죽순썰어놓은 것, 삶아서 익힌 완두콩(없으면 캔완두콩)을 넣고
기름 한 숟가락만 넣어서 볶기 시작합니다.
지금 여기에 들어간 해삼과 죽순, 완두콩은 이미 다 익혀져 있는데다
양송이버섯은 생으로 먹어도 되는 것이니
일부러 익히기 위해 볶는게 아니라
기본적으로 기름진 중국요리가 거의 다 그러하듯...
일단 재료에 맛있게 기름맛이 베이도록 살살살 볶아내 주는 거지요.

보통은 굴소스를 쓰지만
저희는 간장과 매실액기스 만으로 간을 맞추지요.
그리고 마지막에 고소한 참기름만 기억해 두면 되구요...
이렇게, 입에 맞도록 간을 맞추어
고루고루 잘 볶아 주다가

볶음이 국물도 좀 생기면서 걸쭉해지도록
녹말물을 준비해서 부어주고....

흘려 넣은 하얀 녹말물이 반투명해지면서
서서히 엉겨붙어 가도록
숟가락으로 저어가면서 계속 볶아 줍니다.

이렇게 국물이 촉촉하면서도 걸쭉하게 건더기들과 서로 엉키면 다 된거지요...^^
손질해 두었던 해삼과 죽순, 완두콩을 냉동실에서 꺼내기만 하고
양송이버섯만 바로 썰어서 볶아 내었으니...
이렇게 갈무리 해 둔 재료들이 냉동실에 있다면
이 해삼탕도 5분정도면 완성되는 요리랍니다.

이제는 탕수육 차례예요...^^
얼른 만들어서 아침밥 차려야지요.
일단, 탕수육 고기를 튀기기 전에
소스를 먼저 만듭니다.
새콤달콤하게 탕수소스 국물을 만들어
콘통조림의 옥수수알, 오이, 당근, 그리고 양파를 넣어
이대로 가스불을 켜서 냄비가 끓도록 기다리다가...

냄비가 끓으면 오래 끓일 필요 없이
1분 정도만 바글바글 끓이다가 바로 불을 낮추고
미리 준비해 놓은 녹말물을 부어줍니다.

서서히 녹말이 퍼지고 걸죽하게 변하면서
다시한번 냄비가 끓어 오르게 되면
바로 불을 끕니다.
걸죽하니 윤기가 도는 이 새콤달콤한 탕수소스...
군만두만 얼른 구워 여기 찍어 먹어도 정말 맛있지요?

이렇게 소스를 끓이는 동안,
다른 가스불 화구 위에 미리 기름 부은 무쇠솥을 올려 불을 켜 두었기에
소스를 다 만들고 나니 기름도 뜨겁게 잘 데워져 있네요.
저희집은 아이들이 탕수육을 아주 좋아하니,
돼지고기 앞다리나 뒷다리를 찌갯거리감 보다 조금 길게 썰어와서는
밑간 좀 해 두었다가 밀가루 반죽에 묻혀서
먹을 탕수육 튀겨낼 때,
나머지 반죽한 고기도 모두 슬쩍만 튀겨 놓았다가 서늘하게 식힌 다음
몇봉지로 소분해서 냉동실에 늘 떨어지지 않게 넣어 둡니다.
한번 부엌에 신문지 넓게 펼쳐놓고 이렇게 고기반죽을 장만해서 얼려놓고 나면,
아이들이 탕수육을 해 달라고 할 때마다
이렇게 소스 끓이면서 기름만 데워 고기 튀겨내면
바로 탕수육 한 접시가 그윽하게 만들어지니,
제가 편해서 이리 안 할 수가 없는거지요...^^
이런식으로...
달궈진 기름에 냉동실에 탕수육고기 애벌 튀겨 놓은 것 꺼내어 넣고
지글지글 잘 튀겨 주고 있습니다.

한번 튀겨 건져내고...
기왕 튀겨내는 것,
시간 여유도 좀 있기에 조금 더 튀겨냅니다.
무쇠솥은 한번 튀겨내는 양이 넉넉하게 나와서 아주 편해요.
게다가 요즘은 월드컵 기간이라고...
간간히 저녁에 닭도 한두마씩 튀겨 내는데,
역시 이렇게 부피가 있는 튀김을 만들적에는
이 큼지막한 무쇠솥이 참 유용해요.
뒤에 있는 소스는 녹말물을 풀어 넣고 바글바글 끓였기 때문에
이렇게 튀겨내고 있는 동안 냄비채 그대로 놔 두어도
빨리 식지않고 제 온도를 오래 유지합니다.
뜨겁게 바로 건져낸 튀김에 부어서 먹으면
너무 뜨거워 입안이 데이거나 하는 일도 없이, 딱 좋아요...^^

접시에 방금 튀겨낸 고기를 넣고
탕수육 소스도 넉넉하게 부어 줍니다.
감질나게 조금 묻히듯이 해서 먹는 것 보다...
탕수육은 새콤달콤 소스에 이렇게 고기 전체에 고루 끼얹이듯이,
넉넉하게 소스를 골고루 입혀서 먹어야 제 맛...^^

탕수육 고기를 튀기는 동안, 고기가 익어가는 막간을 이용해서...^^
멸치와 다시마로 육수를 끓여내면서
국 한가지를 간단하게 만들어 봅니다.
오늘은 찬이 푸짐하고 기름지니,
간단하면서도 국물 맛은 시원한 두부계란국을 끓이려구요.
육수가 제대로 잘 끓고 있네요...^^

충분히 국물이 맛나게 잘 우러났다 싶으면 건더기 건져내고,
우선 잘게 깍뚝 썬 두부를 넣어
다시 한번 팔팔 끓여요.
국에 넣는 두부는 숟가락으로 떠먹기 좋도록
큼직하기 보다는...작을수록 좋지요...^^
그리고, 간은 새우젓으로 합니다.
국간장이나 소금, 액젓도 좋고, 새우젓도 좋은데
계란국에는 새우젓 조금씩 넣어가며 맞추는 간이
가장 담백하면서도 감칠맛도 잘 어우러지네요.

바글바글 냄비가 끓을 때 가스불을 끄고,
미리 계란 2개정도 풀어서 준비해 두었다가
방금 불을 끈 냄비에
계란을 둘러가며 부어줍니다.

대파 송송 썬 것도 한 줌 넣고,

이렇게 재료들을 다 넣었어요.
이제 불 끈 상태에서 숟가락으로 몇바퀴 저어주기만 하면
영양도 좋고 순하고 맛난 계란두부국이 완성되지요.
계란이 보들보들 호로록 그냥 입에서 목으로 넘어갑니다.

이렇게 해서,
복잡해 보이는 메뉴같아도..늘 먹는 시간에 늦지 않게...
오늘 수요일의 아침상을 차렸어요.
먼저 밥도둑 열무김치...^^
예본이 아빠는 이 맛이 참 좋다합니다.

또 이건...
새콤달콤 아삭한 오이양파무침...^^

입안에서 스르르르 목으로 그냥 넘어가는 해물탕...^^

아삭아삭 채소샐러드...^^
기름진 입안과 뱃속을 뽀득하게 씻어둔다고 하면서
아이들에게도 많이 먹였어요...^^

네..
탕수육입니다...^^
남김없이 다 먹었어요.

밥이랑 국도 푸짐하게 한 그릇씩 먹어야
집을 나서서 하루를 또 열심히 살아갈 기운이 나지요...^^

내일 아침은,
아마도 기름기도 적고 담백한 식사가 될 꺼예요.
하루를 이런 기름진 메뉴로 먹고 나면,
다음날은 자연스럽게 단순하면서도 소박한 그런 음식들이
한층 더 그리워지게 되니까요.
든든한 아침식사 잘 먹었습니다.
저희 가족만 먹어서 죄송합니다.
눈으로나마 같이 드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