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6.12 토요일의 아침밥상.
오늘은 생선 손질을 제일 먼저 해 봅니다.
전갱이 큼직한 것 1마리를 샀어요.
전갱이... 이것 구워먹으면 참 맛있죠?^^
예전 석쇠에 넣어 연탄불 위에 놓고
지글지글 구워먹던 맛이 생각납니다.
그리고 아까무스도 5마리...
눈볼태라고 하지요.
저 어릴적에는 어머니께서 '빨강고기'라고 불렀어요...^^
정말 이 빨강고기... 얼마나 자주 지져 주셨는지...
같이 시장에 가면 생선가게 앞에서 이 녀석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실 정도였어요.
어머니가 돌아가신 다음에야...
어머니 생전 가장 좋아했던 생선이었다는 걸 압니다.
저 역시도 이 생선을 보면 그냥 지나치질 못하고...
어머니와 옛 맛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라도 꼭 몇마리 사 오게 되네요.

아까무스 비늘부터 칼로 쓱쓱 벗겨 버리고
아가미도 떼어 냅니다.
전갱이도 마찬가지로 깨끗이 다듬구요.

이렇게 생선 2가지 종류 손질이 끝났어요.
전갱이는 구워 먹을 것이고,
아까무스는 국물 자작하게 지져 먹으려구요.

밥은 부엌에 들어서자마자 제일 처음으로 안쳐 놨고,
이제 국 한가지 준비를 해야지요.
오늘은 근대국을 끓이려구요.
근대 깨끗이 씻어 먹기 좋게 썰고
약간 매운 조그만 빨간색의 땡초고추도 두어개 썰어 준비해 두었어요.

국물멸치 넣고 가스불 위에 올려 놓으 냄비가 바글바글 끓으면
국물멸치는 말끔히 건져내고,

된장과 고추장을 2:1 정도 비율로 풀어서
얼큰하고 구수하게 국물간을 맞춘 다음,
썰어 놓은 근대를 집어 넣지요.

한소끔 팔팔 끓어 오르면
미리 잘게 썰어 준비해 둔 두부 반모를 넣어 줍니다.
국에 넣는 두부는 찌개에 넣는 크기보다 훨씬 작게 썰어서 넣으면
건더기와 함께 숟가락에 떠져서 입에 넣기도 편하고
물론 아이들도 건더기가 조그마하니 후루룩하고 먹기에도 참 편하지요...^^

마지막으로 빨간 고추 다진 것 넣어주면
시원 얼큰한 근대된장국 한 냄비가 다 끓여 진 거지요.
근대국은 근대의 풋풋한 향이
익었을 때 호로록 보드랍게 입으로 들어오는 식감까지 참 좋은 별미국이예요.
만들기는 이리 쉬운데 말이지요...^^
밥이 밥통에 안쳐져 있고 이렇게 국까지 한 냄비 끓여 놓으면
벌써 마음은 아침준비 다 한 듯
아주 편안해 집니다.

이제 소소하게 곁들일 반찬 몇가지 준비해 보려구요.
아이나 어른이나 아마도 평생 좋아 하게 될 듯한... 계란말이...^^
크래미와 대파 다져 넣고 계란말이 한 줄 만들 준비를 해요.

모두 잘 섞어서
적당히 달궈진 후라이팬에 부었어요.
저는 나누어 조금씩 더 흘려 넣지 않고
그냥 한꺼번에 다 부어 버리고 계란을 말아 줍니다.
이러는게 오랫동안 손에 익어서 더 편해서요.

돌돌돌 말아가며 잘 익혀 주면
밥 한공기 저절로 부르게 되는
포근한 계란말이 완성이예요.
어떻게 먹어도 맛있는 계란... 정말 소중합니다...^^

이제는 아까무스 지져 낼 차례...
납작한 전골냄비에 무와 아까무스를 나란히 깔아요.
이 눈볼태... 아까무스라는 녀석말이죠.
매일 손질할 때마다 느끼지만... 눈이 너무 착하게 생겼어요...^^;

양념장 국물 따로 준비해서 부어주고
가스불에 올리면 되니 이것도 참 쉽지요.
생선 자작하게 지져낼 때에는
물과 국간장, 마늘다진 것, 고춧가루, 매실액기스 조금 넣고
이렇게 간 맞춰 부어서 지져내면
매실액기스가 생선의 은근한 비린맛까지 많이 잡아 줍니다.
물론 맛도 아주 좋구요...^^

한참 은근히 끓이다보면
무도 생선도 포근하게 잘 익어 가지요.
이 아까무스는 익으면서 눈이 볼록 하얗게 변해요.
아까처럼 착한 눈 그대로라면...
식탁위에 올려 놓고 생선살 발라 먹으려면 영 제 맘이 힘들텐데...
정말 다행이지요...^^

마지막으로 대파 썬 것과 홍고추 썬 것을 얹어서
3~4분만 더 은근히 국물 끼얹어 주면서 끓여 내면,

푹 보드랍게 잘 익은 생선조림 한 냄비가 푸짐하게 만들어 지지요.
얼큰하니 국물도 맛나고, 아까무스의 속살은 또 얼마나 부드러운지...
달큰한 맛이 밥에 얹어 먹으면 일품인 무 맛까지..
하나 버릴 것 없이 싹싹 비우게 되는 생선냄비랍니다.

이제 밥도 거의 다 지어져 가니,
전갱이도 생선구이기 위에 올려 봅니다.
워낙 덩치가 커서 비스듬하게 사선으로 놓았어요...^^
뚜껑을 닫고 15분동안 구워지도록 타이머를 맞춰 둡니다.

전갱이가 구워지는 15분 동안,
마지막으로 가족들 모두 좋아하는 반찬 한가지 더 준비를 합니다.
예본이가 요즘 한창 클 때라,
매일 '꼬기 꼬기' 하고 있어서요...^^
비싼 한우나 맛이 뛰어난 특수부위의 돼지고기가 아니라도
저렴한 뒷다리 정도만 되어도 얼마나 맛있게 잘 먹는지...
아직 나이가 어려서 그런지
좋아하는 고기반찬 한가지라도 상에 올라오면 곧바로 화색이 돌고...^^
나물 종류에다 매운 찬들이 많은 날에는 괜시리 시무룩하게 풀이 죽어 있어요..^^;
아무튼...
그래서 만들려는 것이 바로 어른도 좋아하고 아이들도 좋아하는 재료들로
금방 간단히 볶아내는 잡탕볶음입니다.
재료는 죽순에다 해삼도 들어가니 어지간히 맛이 좋겠지요?^^
해삼과 돼지고기(오늘은 삼겹살 잘라 놓은 것을 넣었어요), 죽순, 양파, 캔옥수수, 마늘쫑, 그리고 다진마늘 약간...
모두 한꺼번에 후라이팬에 이렇게 올립니다.

그리고는 먼저 식용유 한 숟가락을 넣고
달달달 잘 볶아 줍니다.
다른 재료들은 신경쓸 것 없이
돼지고기만 제대로 잘 익을 때 까지 볶으면 됩니다...^^
돼지가 잘 익었으면
진간장과 매실엑기스 딱 이 2가지로만 간을 해요.
조미료 가득한 굴소스를 넣지 않고도...
이렇게 간장과 매실액만 가지고도
충분히 감칠맛이 사스륵 도는 중국풍 볶음이 완성됩니다.
그리고나서 맛있게 간이 맞춰 진 다음에
마지막으로 고소한 참기름을 한 숟가락 넣고는,

전분물을 만들어 이렇게 흘려 넣어 주는 거지요.

윤기가 돌면서 순한 감칠맛이 그윽한 잡탕볶음...
이렇게 금새 쉽게 만들어 집니다.

한 접시 가득 담아 냅니다.
맛있어요...^^

마침 다 익었다고 땡 소리가 나서
생선구이기 뚜껑을 열어보니
그 동안 전갱이도 맛있게 구워졌네요...^^

오늘의 아침밥상은 이렇게 차려 먹었답니다.
밥과 근대국, 전갱이 구운 것. 빨강고기 생선조림,
그리고 계란말이와 잡탕볶음, 이제 다 먹어가는 마늘장아찌 한 접시에 김치와 김...
학교에 안가는 토요일인지라 오늘 아침은 다른 날보다도 더 여유롭게 천천히 식사를 했지요.
오늘 저녁에 있을 월드컵 경기에 대해서도 얼마나 이야기들이 많던지...^^
첫 시합... 우리 선수들 분명히 좋은 경기 보여줄꺼라 믿어요.
다 같이 힘차게 응원해요.
저는 좀 이따가 아이들 데리고 붉은악마 티셔츠 사러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