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6.11 금요일
벌써 일주일이 훌쩍 지나가 버리고
주말을 앞두고 있네요.
내일은 아이들 학교도 안 가는 토요일이고...^^;
놀토를 앞두고는
금요일부터 마음이 분주해집니다.
아이들이 둘 다 초등학교 다닐 적에는
뭣 한가지 맞추기가 참 수월했는데...
예인이가 중학교를 다니다 보니
이제는 영화 한 편을 같이 보려 해도
둘의 수준을 동시에 같이 맞추기가 힘들어 지네요.
엄마는 끊임없는 조율의 기술을
아마도 평생 익혀가며 살아야 할 듯...^^
간단한 몇가지 반찬으로 수월하게 준비한 오늘 아침 밥상 이야기예요.
제일 먼저,
참나물 사 온 것을 손질해서 데칠 준비부터 합니다.
나물은 깨끗하게 손질하고 나면 그 양이 줄어드는게 참 아쉽고,
데쳐낸 후에 더더욱 확 줄어든 모양새를 보면 더더욱 아쉬워요.
그래서 나물 반찬 한가지 만들고 나면,
가족들은 제 맘을 모르겠지만...
혹시라도 실수로 젓가락질 하다가 누가 나물 가닥 하나 흘리기라도 하면
너무나 아까워서 속으로 원망까지도
무슨 엄마가 이래...^^;

냄비물이 팔팔 끓을 때 얼른 넣어
잠시 저어주다가 살짝만 데쳐 올리고
찬물에 헹궈 손으로 물기를 꼬옥~짜 주었어요...^^

나물에는 들기름도 좋고 참기름도 좋지만
저희집은 들기름은 묵은 나물 무칠 때 주로 쓰고
이런 생나물 무칠적에는 늘 고소한 참기름을 씁니다.
약간의 집간장 넣어서 참기름과 깨소금 함께 무쳐내는데
이 냄새...
이 때부터 벌써 밥생각이 간절해져요...^^

이렇게 만든 참나물은 작은 반찬용기 정도밖에 안 나오지만,
이 정도 양이면
한 두끼는 감사하게 잘 먹을 수 있겠지요?...^^

그리고,
냄비에 다시 물을 받아서 팔팔 끓이기 시작합니다.
예인이 예본이가 좋아하는 간단 메추리알 장조림을 만들 준비를 하는거지요.
소고기 한 덩어리 있으면 삶아서 쪽쪽 결대로 찢어 넣으면 참 좋은데,
냉동실을 열어보니 장조림 할만한 고깃덩어리가 보이질 않아서
냉장고 안의 비엔나 소시지 한 봉지를 꺼내
간단 메추리알 장조림을 만들기로 했어요.
바쁜 아침시간이니 고기 삶을 시간보다는 이런식이 더 편하기도 하구요...^^

팔팔 끓는 냄비에
비엔나 소시지를 넣고,

소시지 거죽은 물론이고,
속의 안좋은 성분까지 어느 정도 빠지도록
이렇게 센불로 팔팔 끓여 줍니다.

비엔나 소시지 넣은 냄비가 가스불 위에서 끓고 있는 동안,
냉장고안의 오이맛고추 꺼내어
깨끗이 뽀득뽀득 씻어주고는 도마에 올려서 썰어 준비 해 둡니다.
이 큼지막하게 생긴 오이맛고추는 고추 특유의 매운맛이 거의 없어서
아이들 잘 먹는 순한 음식들에 곁들여 주기 딱 좋아서
시장을 오고가다 눈에 띄면 한봉지씩 냉장고에 사다 넣어 두지요...^^
맵지 않아 아이들도 부담없이 젓가락으로 잘 집어 먹으니
너무 작게 보다는 이 정도 크기도
젓가락질 편하게 큼직큼직 썰어 쓰는게 편하구요.

이제 간단 메추리알 장조림 준비완료.
적당한 냄비 꺼내서
이렇게 준비한 3가지 재료를 넣어 주고,

넉넉한 매실엑기스와 진간장, 물, 그리고 최종 간 맞추기만 도와 줄 정도만큼의 약간의 집간장....
이 4가지로 장조림 양념물을 만들어서
이렇게 재료들이 잠길 정도까지만 부어서,

가스불 켜고 바글바글 끓여 줍니다.
오래 뭉근히 익힐 필요 없이,
딱 5분이면 충분해요.

제법 큼직한 반찬통에 2통이 나오는
간단 메추리알 장조림도 이렇게 만들어 놓았네요.
그래봤자 몇 끼 지나보면 금새 싹 비우겠지만
반찬이란게 이렇게 좀 넉넉하게 만들어 져야
뭔가 만든 보람이 느껴져요...^^

오늘 아침의 생선반찬은 다름아닌 꽁치구이...^^
싱싱한 생꽁치를 손질해서
생선구이기에 2마리 나란히 넣고는

뚜껑을 닫고 기름기 쪽쪽 아래로 빠지면서
맛있게 꽁치가 구워지기를 기다립니다.
꽁치가 맛나게 구워지는 시간은 10분...^^

10분이라면,
다른 밑반찬 한가지 만들 수 있는 시간이지요.
꽁치가 구워지기를 기다리는 동안
아이들도 어른도 다 잘 먹는 오징어채무침을 만들었답니다.
진미채 한봉지 꺼내어 스뎅볼에 넣고,

촉촉하니 고소한 맛을 좋아하면
마요네즈는 좀 넉넉하게.
참기름과 물엿, 고추장 조금 넣어서...

손으로 조물락 조물락
양념이 한군데 치우침이 없이 골고루 퍼지도록
잘 무쳐 줘야 하지요....^^
아이와 같이 먹을 것이니
너무 벌겋게 무쳐 먹는 것 보다는
이 정도가 딱 적당해요.

제법 큼직한 반찬통에 한 통 가득 차네요.
뿌듯합니다...^^
사실 이 진미채무침은 제가 더 좋아하거든요...^^;

생선구이기 안을 들여다보니,
꽁치가 껍질이 파삭하니 잘 구워지고 있네요...^^

아주 맛있게 구워진 꽁치 두마리...^^
생선 반찬 한가지 없으면 왠지 늘 밥상이 허전하게 느껴지는데
요즘 나오는 싱싱한 생꽁치가 얼마나 입에 착착 붙는지 몰라요.

마지막으로, 밥상에 올리기 직전에
쏙 몇마리랑 모시조개 함께 넣어
된장 이렇게 바글바글 끓이구요...^^

오늘의 아침밥상은 이랬습니다...^^
김치과 참기름 바르고 구운 김은 없으면 허전해지는 매일매일의 고정 메뉴.
여기에 참나물 데쳐 무친 것, 어제 삶아 놓았던 소라 남은 것, 잔멸치 볶아 놓은 것.
그리고 생꽁치구이, 진미채무침, 메추리알 장조림, 해물된장...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배가 부를 때 느껴지는 이 푸근한 행복감만큼...
소박한 행복이 이 세상에 또 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