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조금전 다들 함께 먹었던,
따끈따끈한 저희 집 아침밥상입니다.
특별히 멋스러운 식탁이라서 보여드리는 게 아니라,
소박한 식단이라도 함께 메뉴 공유하면 서로 도움이 될 듯 해서
일상의 밥상 오랫만에 한번 올려 봅니다.
보시다시피, 오늘 아침메뉴는 미역국에 흰 쌀밥.
반찬으로는 참기름 발라 구운 김, 참꼬막, 작은 오징어 한마리 데친 것,
흑고동 삶은 것, 연근 조린 것, 오징어 젓갈, 김치, 초장에 같이 찍어 먹을 생야채들(당근,양파,풋마늘), 그리고 잡채예요.
모두 저녁에 다 만들어 놓고는
차게 먹는 반찬은 냉장고에 딱 넣어 두었다 꺼내고
잡채는 후라이팬에 약불로 천천히 볶아 내면 좋은데
시간없고 바쁠적에는 전자렌지를 사용하면 편리하긴 합니다.
아침에 새로 준비한 것은 쌀 안쳐서 밥이 되는 동안 오징어 데쳐내고,
생야채 썰어낸 것 뿐이지요.
예인이가 중학교에 가니, 아침식사 시간이 전보다 조금 더 빨라 졌어요.
하루 최소한 한 끼라도 가족이 모두 모여 함께 하려고 하니,
따로따로 식사를 하거나 식사를 거르는 사람이 없도록
모두 일찍 일어나서 예인이 시간에 맞추어서 함께 식탁에 앉아서 아침을 먹으려고 노력합니다.
막내 예본이가 피곤할텐데도 일찍 일어나 씻고 식탁에 앉아서
누나와 다른 가족들과 함께 아침식사를 함께 하려고 애쓰는 것을 보면 대견하네요.

(2)
저는 매일 새벽에 운동을 나가는데,
시장쪽을 돌아 오면서 아침에 필요한 것을 하나씩 사 오기도 합니다.
운동이란것이 별 것이 아니라
짧은 등산을 하거나 가까운 코스로 한 바퀴 걸어서 집으로 돌아오는 거지요.
아직도 5시 정도면 바깥이 깜깜한데
서서히 해가 떠오르기 시작하던것이 요즘은 조금 밝아져온다 싶으면
6시 정도 되기전에 금새 환하게 동이 터 있어요.
24시간 하는 대형마트도 가까이에 있기에
미처 전날 알림장에 적혀있는 준비물을 챙기지 못했어도
새벽에 한바퀴 돌면서 잠시 마트에 들러서 리코오더나 영어공책 같은 것을 사 오기도 하지요.
손님 서너명 정도밖에 없는 한산한 마트에서 여유있게 장보는 재미도 참 좋답니다.
오늘은 아이들 준비물이 있어서가 아니라
단술을 만들려니 엿질금이 똑 떨어져서 급히 사려고 들렀는데,
딱 필요한 것만 사 오지 않고 엉뚱하게 다른 것 몇가지도 함께 사 왔어요.
집에 있는 스텐채반들이 워낙에 모두 크고 깊고 해서 유용하게 잘 쓰긴하지만
원형의 큼지막한 덩치때문에 물기가 빠지도록 냉장고에 통째로 넣어 두기가 영 힘들기에,
플라스틱이긴 해도 아주 가볍기도 하고
네모모양이라서 공간 차지하는데도 다른 것들과 겹치게 두기에 부담없기도 하고,
중국산 아닌 일본산인지라 그런지 물빠지는 구멍 마무리 모양도 말끔하니 좋네요.
딸기 씻어서 여기 받쳐 냉장고 넣어 두었다가
오후에 아이들 학교에서 돌아오면 바로 그대로 꺼내어 시원하게 간식으로 주려구요.
가격은 3000원이였어요.

(3)
그리고 위의 채반과 함께, 작은 스텐볼도 2개 샀답니다.
저희집에서 쓰는 스텐볼들은 역시나 모두 대형 혹은 특대형이거든요.
제가 손이 커서 그런지...
무침 한가지를 해도 조그마한 볼에는 영 비효율적으로 느껴지는지라
가스불 위에 올려 팔팔 끓여내는 용도로 쓰기에도 큼지막한 스텐볼이 참 유용합니다.
그런데 아이들과 양푼비빔밥 한가지 슥슥 비벼먹으려고 하니
어지간히 큰 사기 냉면기로는 영 옛날 우리 어머니가 만들어 주시던 그 느낌이 안 나네요.
사실 예전에 쓰던 양푼그릇이란건 누런 대자크기의 알미늄 사발이었지만
오늘 아침에 딱 보니 크기도 아주 적당하고
큼지막한 볼만 보다가 이만한 스댕그릇을 보니 참 귀여워보이기도 했어요.
두 개 다 국산이고 가격은 마찬가지로 각각 3000원씩.
충동구매로 합산 9000원을 썼지만
잘 샀다고 생각되고 유용하게 잘 쓰일 듯 해서 기분이 좋네요.
남편 늦게 들어오는 저녁에 아이들과 저만 있을적에
이 스댕양푼에다가 온갖 나물들과 생야채들, 매콤하게 만든 고추장비빔양념들 쓱쓱 비벼 넣고는
참기름 한 숟가락 넣어서 고소한 냄새가 진동을 하도록 해서
정말 맛있게 오랫만에 양푼 비빔밥 만들어 먹으려구요.
오늘 저녁을 기대하며
생각만 해도 벌써 군침이 마구 돕니다.
혹시라도 캄캄한 새벽에 저 뒤에 보이는 땡땡이무늬 장바구니 들고
빠른 걸음으로 뛰듯이 지나가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도...
바로 저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