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실패한 치즈케익과 개다리주차

| 조회수 : 8,702 | 추천수 : 98
작성일 : 2010-02-12 08:48:58


얼마전부터 치즈케익이 만들고 싶어서~ 아메리카노 한잔 마시면서 달달한 치즈케익을 곁들이면 죽음인 것을 알기에
인터넷에서 레시피 찾아보고, 비교해 보고 오늘 드디어 만들어본 바에 의하면!!!
난 그냥 김치 숭숭 썰어넣고 돼지고기 넣어 조물락거리다가
대파나 풍덩 넣으면 대충 맛있는 김치찌개나 끓이는 게 낫겠다고......생각은 하는데도 우울하고 슬퍼요. 어흑~
지못미!!!! 치즈야......................나의 이름을 치즈케익이라고 부르지 마라... 이러나봐요
하긴 생애 첫 치즈케익인데 실패할 수도 있지요
남이 만든 레시피를 보면 나도 할 수 있을것 같은 대책없는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요~

군대간 우리 아들놈이 절 닮았나봐요
걸핏하면 '엄마, 전방은 나혼자 지켜도 되는데 사람이 너무 많어' 하길래 넌 도대체 누굴 닮았니? 하고 물어봤는데
지금 이순간 절 닮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구질구질 비가 내리는데 한동네서  도예공방을 하던 친절한 새댁이 진안가는 길, 모래재 동네로
몇달전에 이사를 가서 찾아갔습니다. 모래재를 넘고 메타세콰이어 길을 지나서 샷시집 뒷쪽에 도휴요라고
담벼락에 페인트로 이름을 적어놓았더군요.
혹시 무주나 마이산에 가실 일 있으시면 구도로인 모래재길로 한번 가보셔요. 한적하고 운치있고 아름다운 길을 만나실거예요

안에 초를 켜고 덮으니 이리 분위기가 있는데 선물 받았어요.
처음에는 가격을 물어봤고, 어머! 예뻐라, 참 예쁘다...라고만 했는데 싸주시네요.
전 왜이리도 공짜를 좋아할까요
정말 예뻐요. 새댁 남편, 작가 선생님의 작품입니다
남편 오면 분위기 좀 잡고 와인이랑 치즈케익이랑 멕일라고 했더니 술에 떡실신 직전에 들어와 양말도 혼자 못벗습니다.
지사장님, 우리 사랑하게 좀 놔두시면 안될까요????



위는 국그릇이고 아래는 그냥 보라색이 도는 굽있는 예쁜 접시예요
접시 두개와 국그릇 6개를 샀는데 행복해요... 설날에 저희집에 손님이 오신다고 해서 급하게 준비했지요.




요래 생겼어요. .. 사진대회 나가서 상까지 받은 놈에게 오늘은 사진을 맡겨봤더니
그닥 훌륭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니 고맙다, 네 사진은 참 정감이 있다고 말해주려 합니다.



개구리 주차의 달인입니다. 아니~ 개다리주차라고 해야할것 같아요
넘 멋진 말 아닌가요? 개다리 주차!!! ㅋㅋㅋ
한쪽 다리를 들고 쉬~~~ 하고 있는 저 멋진 폼을 좀 보세요
넘 멋진 말 아닌가요? 개다리 주차!!! ㅋㅋㅋ
어흑!! 저 곳이 무척 번잡한 골목길인데 주차하려고(실은 치즈케익 만들려고 핸드믹서 사러가면서)
하다가 저렇게 옆에 웅덩이에 걸쳐져서 하마트면 핸드믹서만 들고 쫓겨날뻔 했습니다.


퇴근시간무렵에, 비도 내리는데 보험사 렉카가 왔다가 어찌 못해보고 다시 다른 견인차가 와서 끌어올려 겨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와중에 이렇게 핸펀으로 증거를 남겨두는 쎈쓰!!!
제가 저 차의 운전자인줄도 모르고 온동네 사람들이 나와서 한마디씩 하시더만요
"하이고, 누가 차를 저리 밀었다냐?"
"누가 밀었겄어? 운전 서툰게 혼자 자빠졌겄지"
"긍게 운전이 션찮으면 차를 가지고 댕기지 말어야는디, 이 복잡한 골목길을 왜 차는 끌고 나오능가 몰르겄어"

저요~ 17년 무사고 운전자예요. 아스팔트 한쪽이 푹 꺼졌는데도 바리케이트 하나 쳐놓지 않은 사람들이 잘못이지...
남편~ 아내에게 무지 길었던 하루를 몰라요. 전혀 몰라요



전 이렇게 대형사고를 치고 다시 치즈케익 만들기에 홀릭하고 있습니다.

친정엄마 표현대로 돈 버려, 몸 버려, 시간 버려... 사다먹고 말지 뭐하러 그렇게 집에서 난리굿을 하느냐고 하셔서 잠깐 고민도 했지만 꿋꿋하게 한마디 했습니다



"엄마,냅둬요. 동냥아치 세째첩도 저 좋아서 산디야"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yuni
    '10.2.12 9:20 AM

    글을 읽다가 한참을 웃었습니다.
    어머니나 아들이나 유머감각이 아주 빼어나십니다.
    저 개다리 주차 사진은 유머게시판에서 퍼오셨나 했더니
    실제로 님이 그러신거라고요? ㅎㅎㅎㅎ
    그릇들이 참 탐이 납니다.
    그 보다도 치즈케이크는 더 탐이 나네요.
    맛 있을거 같은데 괜히 엄살이신거 같습니다.

  • 2. 라온제나
    '10.2.12 9:37 AM

    치즈케잌 맛은 훌륭할것 같은데요
    전방 혼자 다 지킬 수 있다는 아드님에
    개다리주차(?) 하고도 사진찍어 웃음주는님..
    아침부터 즐거워지네요..

  • 3. 맑은샘
    '10.2.12 9:53 AM

    글에서 생기발랄함이 느껴져서 엄청 젊은 새댁이겠거니 했는데, 군대간 아들이 있는걸 보니 저랑 비슷한 연배시네요. 개다리 주차, 남 일이라 재밌네요. 저는 주차 울렁증이 있어서 차 여간해선 못 가지고 나가요, 에효, 면허를 뭘로 땄는지.나이 들면서 겁만 느나봐요.

  • 4. 둘리맘
    '10.2.12 10:13 AM

    개다리 주차 먼저 보고 대화내용 보고 사투리가 곡 전주같아서 다시 첨부터 읽으니 역시 그 동네군요^^
    개다리 주차 -- 저 상태로 오일이라도 샜다면 정말 ~- 그럼 고장이라 안되겠죠 ㅋㅋㅋ
    저러다 시동걸고 출발하면 차가 온몸을 부를 떨 것 같네요.

    군대간 아드님이 있으시다는데 감각은 20대 이시네요.
    그릇도 예쁘고....
    모래재- 그립네요.
    전 친정이 전주 입니다.

  • 5. 둘리맘
    '10.2.12 10:14 AM

    아 그리구 왜 저 치즈켘이 실패인가요?
    저리 갈라지면 안되는 건가요?

  • 6. 애플민트
    '10.2.12 11:33 AM

    아~~ 웃겨요.
    위에 크랙 생긴거는...나빠쥬 (시럽?) 발라주면,,,
    꺼지면서, 없어져요.
    크랙 생겨도, 맛은 상관없을거 같아요 ㅋㅋ

  • 7. 럭셔리 부엌데기
    '10.2.12 12:52 PM

    치즈케익을 사진으로 봐선...실패가 아닌듯도 싶은데...
    크랙도 이쁘게 생기고..색깔도 먹음직하게 진하게 잘 나왔는데...
    맛이 없었나여???ㅎㅎㅎ

  • 8. BRBB
    '10.2.12 1:14 PM

    치즈케익 실패라 하셨는데
    진짜 넘 먹음직스러운것 같아요...
    개다리주차도 단어선택이 넘 탁월하시네요 ㅎㅎㅎㅎ

  • 9. 오드리될뻔
    '10.2.12 4:47 PM

    저도 친정이 전주 입니다^^
    마지막 "~산디야~~" ㅎㅎ 익숙한 말투

  • 10. 소박한 밥상
    '10.2.12 5:28 PM

    전반적으로 구수한 유머가 넘칩니다. ㅎㅎㅎ

  • 11. 캐롤
    '10.2.12 11:28 PM

    ㅋㅋ 저도 저희 언니에게 자주 듣던 말...
    차 사진은 봐도봐도 웃음이 나오네요.
    전주 언니~~~ 반가워요.

  • 12. 채소들
    '10.2.13 6:48 AM

    동냥아치 세째첩도 저 좋아서 산디야... 첨 듣는 말이네요.
    평양 감사도 저 싫으면 안한다의 반대말 정도 되겠네요.ㅋ

  • 13. 미스유
    '10.2.14 1:48 AM

    ㅋㅋㅋ 글이 너무재밌어서 킥킥거리면서 읽었어요.
    개다리주차 -,.- 사진 최고예요 ^^b

  • 14. 천사댁
    '10.2.14 1:43 PM

    치즈케익구울때 중탕하는 식으로 구우면 크랙 안 생겨요

  • 15. 딸아
    '10.2.16 8:30 PM

    개다리주차
    아무나 못하는 것 맞습니다.
    그리고 또 돌아오셔서 치즈케익에 홀릭하시는 센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40980 어쩌다보니 손님맞이 주간, 그리고 큰아이 생일날 10 솔이엄마 2024.04.15 6,223 2
40979 봄봄 9 juju 2024.04.13 5,443 1
40978 행복만들기 170차 봉사후기 및 공지) 2024년 3월 육전과.. 5 행복나눔미소 2024.04.11 3,651 2
40977 시드니 시내 한복판에 Community Farm 8 솔바람 2024.04.09 5,143 2
40976 어린 것들이 자라나는 시즌, 봄! 29 소년공원 2024.04.08 7,610 1
40975 특별한 외출 14 Alison 2024.04.07 6,599 2
40974 제겐 역시 익명방은 안맞더라구요 (음식없는 수다 주의요함) 25 김흥임 2024.04.06 5,029 2
40973 24년 봄을 맞이하며 .. 23 주니엄마 2024.04.03 8,815 3
40972 어느새 봄이네요 16 메이그린 2024.04.03 5,998 3
40971 닉네임 순덕어머님은 잘 계시는지 갑자기 궁금요. 14 바람 2024.04.03 6,861 0
40970 사진은 뒤죽박죽이지만... 16 고독은 나의 힘 2024.04.01 7,598 2
40969 일년이 흘렀네요... 16 catmom 2024.03.29 9,062 3
40968 대부분의 시간을 부부 둘이 붙어있는 상황에 뭘먹을까? 14 솔이엄마 2024.03.26 11,769 3
40967 선 반찬 배달, 후 외식 7 진현 2024.03.25 8,010 2
40966 챌토리네도, 소주잔 김밥 추가요 - 18 챌시 2024.03.15 12,081 2
40965 17년만의 부부여행 41 Alison 2024.03.14 14,375 5
40964 여러가지 잡다한 음식들. 18 뮤즈82 2024.03.13 10,326 3
40963 169차 봉사후기 및 공지) 2024년 2월 수육, 대패삼겹살,.. 10 행복나눔미소 2024.03.08 6,186 8
40962 소주컵 김밥 도전~ 27 mayo짱 2024.03.08 15,022 6
40961 어린이집 냠냠쌤...점심밥 꽃식판 67 민뚱맘 2024.03.03 12,594 6
40960 음료 사진 몇 개 4 블라썸데이 2024.02.29 5,947 2
40959 오랜만에 왔습니다! 혼밥러입니다 12 옐로우 2024.02.26 13,515 6
40958 입시를 끝내고 홀가분하게 돌아왔어요! 65 솔이엄마 2024.02.25 15,269 6
40957 미니오븐으로 케익 시트 만들 수 있나용? 4 한가지 2024.02.20 5,099 1
40956 굴림만두와 몇가지 음식들 31 Alison 2024.02.20 9,392 5
40955 피자, LA갈비, 유채나물 18 ilovemath 2024.02.19 8,441 4
40954 설날 플렉스 15 시원한 2024.02.16 9,981 4
40953 음력으로 새해 인사 드리러 왔어요 :-) 33 소년공원 2024.02.15 7,105 7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