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재료로 참 간단하게 만들어지면서 맛도 참 좋은 '어묵장조림' 레시피를 써 봅니다.
먼 길 떠나기 전에 올리는
마지막 레시피가 되지 싶어요...^^
흔히 오뎅반찬이라고 하지요?
어묵으로 만드는 기본 밑반찬들.
아이부터 어른들에게 까지 두루두루 딱 좋은 밑반찬 중에 한가지이지만...
할때마다 제대로 맛나게 만들기는 또 쉽지 않은 반찬이기도 할꺼예요.
오뎅반찬은 냉장보관하다보면 또 쉽게 뻣뻣하게 굳어지니
며칠 좀 두고 먹을 요량으로 양을 넉넉하게 잡아서 만들어 두었다가
나중에는 질겨지고 억센 식감이 영 별로라서 못먹게 되는 경우도 많쟎아요.
이런 경험에 공감하신다면...
아래에 알려드리는 저희집 방식대로...
어묵장조림 한번 만들어서 드셔보세요.
자체 양념에 어묵에서 나오는 맛까지 어우러진 국물이 넉넉하게 잡혀서
어묵의 수분이 날아가 삐쩍 마르거나 점점 딱딱해져 가는 일 없이
냉장고에 두고 드시는 내내 맛나게 드실 수 있는
참 편하고 좋은 기본 밑반찬이 될꺼예요.
<어묵장조림 레시피>
깐 메추리알 30개 (270g)
조림용 어묵 300g
채소 150g(파프리카와 피망,양파 등)
물 300ml
진간장 100ml
다진마늘 1숟가락
설탕 2숟가락
식용유 1숟가락
(*모두 집에서 쓰시는 어른 밥숟가락으로 편하게 계량해서 만듭니다)
먼저 어묵 장조림의 양념국물을 준비해요.
간단하게 분량의 물과 간장, 다진마늘, 설탕, 식용유를 어묵장조림 만들 냄비에 모두 함께 넣기만 하면 됩니다.
괜히 다른 용기에 만들어서 설거지 하나 더 늘일 필요없이
바로 넉넉하게 장조림 끓여 낼 냄비에다 이렇게 부어서 숟가락으로 잘 섞어 주세요.
그리고는 바로 이 냄비를 가스렌지 위에 올려서 약중불 정도로 불을 켜 줍니다.
이런 간장양념국물을 끓일때에는 센 불로 하다가는 스텐냄비 안쪽을 시커멓게 그을리기 쉬우니
불의 세기는 좀 약하다 싶게 시작하는게 좋아요.
냄비가 끓어오르기를 기다리는 동안에
어차피 다른 부재료 손질하다보면 시간도 얼추 낭비되는것 없이 잘 맞아 떨어지니
서두를 이유가 없지요.

깨끗이 씻어서 물기 빼 놓은 양파와 파프리카, 피망은
한 입에 부담없이 들어갈 정도로 좀 작게 깍뚝썰기 모양 비슷하게 잘라서 준비합니다.
보통 아이들이 좋아하는 반찬이라
여기 들어가는 재료도 아이들 입크기에 맞게 좀 작게 준비하는게 누구나 먹기 좋거든요.
채소는 이렇게 파프리카와 피망, 양파를 넣어보니 가장 아이들이 잘 먹고 맛도 좋아요.
이렇게 세가지를 조금씩 넣으면 색도 먹음직스러워 보기에도 좋구요.
분량으로 적힌 150g만큼 냉장고에 있는 재료로 어떤 것이든 양만 맞춰 넣어주면 됩니다.
어묵과 메추리알도 이 때 준비해 두어요.
메추리알은 편하게 쓰시려면 시판 포장된 메추리알 큰 것과 작은 것 중 작은포장(270g)짜리 한봉지를 사보면
그 안에 들어있는 메추리가 아마 얼추 30개 정도가 나올꺼예요.
봉지 개봉해서 채반에 받쳐 물은 쏟아 버리고 흐르는 수돗물에 한번 깨끗이 씻어 준 후에 물기 좀 빼서 바로 쓰시면 되지요.
시간이 넉넉하고 집에 메추리알이 준비되어 있다면
냄비에다 삶아서 아이들과 둘러 앉아 하나씩 둘 씩 까서 준비했다가 쓰시면 더욱 좋을테지요.
아이들과 도란도란 그동안 있었던 사소한 이야기들도 나누면서요.^^
이렇게 여유롭게 함께 하는 시간에...사랑한다는 표현도 아낌없이 선물해 주세요.
할 수 있는데도 괜시리 미루다 보면... 돌이킬 수 없이 늦어지니까요.

조금 후에, 불 위에 올려 놓은 간장양념이 이렇게 부르르 끓어 오르면

먼저 준비해 둔 깍뚝썬 채소와 메추리알을 넣어 주세요.
끓던 양념이 찬 재료가 들어가면 순간 다시 가라앉아 잠잠해 지지요.
같은 세기의 불 그대로 두고는 이 재료들이 투입된 이후
다시 한번 끓어 오르기를 잠시 기다립니다.

조금 있다가 다시 냄비안의 재료들과 국물이 함께 부르르 끓어 오르면,
이제 준비해 놓은 조림용 어묵을 넣어 주세요.
조림용 어묵이란게...
원래 큼직한 어묵이라면 미리 한 입 크기 반찬꺼리로 손질해 두었거나
이렇게 처음부터 작게 만들어져서 바로 조림용으로 쓸 수 있는 어묵을 말씀 드린거예요.
아이들이 밋밋한 것 보다는 재미있게 생긴 어묵을 특히나 더 좋아하구요.
즘 아이들용 어묵은 다른 일반어묵들 보다 성분이나 재료에 많이들 신경써서 만드는 추세이기 때문에,
오늘은 아이용으로 나오는 키즈어묵이라는 것을 써서 만들어 본거지요.
집에 있는 어떤 어묵이라도 좋으니
아이 입에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작게 미리 잘라서 준비했다가 넣으시면 됩니다.
어묵자체의 안좋은 성분이 걱정되시면
미리 끓는물에 한번 데쳐서 채반에 건져 두었다가 쓰셔도 좋구요.
앞서와 마찬가지로 이렇게 어묵을 넣으면 끓던 냄비가 조금 잠잠해지는데
다시 원래대로 끓어 오를때까지 옆에서 지켜보면서 조금 기다려 주세요.
어묵은 끓는물에 들어가서 점점 익혀지면서 거죽 부피가 팽창해져서 냄비가 쉽게 넘치게 되니,
어묵을 끓일때에는 가스렌지위의 냄비 안의 상황을 한번씩 확인해 주는것이 좋지요.

어묵까지 모든 재료가 투입된 상태에서 다시 부르르 냄비가 끓기 시작하면,
숟가락으로 골고루 뒤적여 주면서
이렇게 넘치지 않도록 약불로 조절된 상태에서 2~3분 정도만 더 끓도록 두었다가 불을 끄시면 됩니다.

이 정도면 바로 반찬으로 상위에 올려 먹을 수 있도록
충분히 모든 재료가 잘 익혀지고 양념물도 제대로 베어들지요.
물론 장조림으로 두고두고 먹을 반찬인지라
앞으로 냉장보관 하면서 여기에서 점점 더 서서이 색이 진하게 베어들껍니다.

열기가 좀 식은후에 이렇게 반찬용기에 담아서 완전히 식으면
뚜껑 덮어 냉장보관 하면서 먹을만큼 매 끼 반찬그릇에 덜어 먹지요.
생고기가 들어가는 장조림은 아무래도 육류가 주재료가 되고 오래 저장하며 먹어야 하는 밑반찬이니
변질의 우려 때문에 심심하기 보다는 조금 짭짤한 듯 간장을 충분히 써서 익혀내어야
한 여름에도 안심하고 냉장고에 두고 먹을 수 있어요.
그런데 반면에 이 어묵장조림은 비교적 순하고 심심한 듯한 양념으로
어묵과 메추리알에 적절히 간이되고 국물맛도 건더기와 참 잘 어우러져서
아이들이나 어른이나 밥 한 숟가락에 부담없이 올려먹기에 너무 좋은 밑반찬이랍니다.
정말 맛있으니 꼭 한번 만들어서 밑반찬으로 드셔보시라고 권해드릴께요...^^

아마도... 이 글이 얼마동안은...
한국에서 올리는 마지막 글이 될 듯 해요.
다음 주 월요일에...
그러고보니 벌써 내일이네요.
저희 가족 모두 뉴질랜드로 떠납니다.
예인이와 예본이가... 뉴질랜드 현지 학교에 입학을 해서
마지막 학기를 그 곳에서 보내게 되었어요.
갑작스런 결정이지만
가족 모두가 이번 경우처럼 같이 내내 함께 할 수 기회라는게 잘 오질 않을 듯 해서...
그저 깊이 감사하는 마음만 안고서 떠납니다.
내년 초까지 현지에서 이런저런 좋은 경험들 많이 하고 돌아올 계획이구요.
아이들과 함께 다시 내년 초에 돌아와서
예인이는 정상적으로 중학교에 진학하고,
예본이도 3학년이 될 꺼예요.
짧은 기간이지만 그 곳에서 여러 새 친구들도 사귀면서
원래의 틀을 벗어나 조금 더 자유로운 또다른 새 세상을 경험해 볼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좋은거지요...^^
아는이가 있는 것도 아니고...아무 연고도 없는 곳...
어떤 전문기관을 통해 가는것도 아닌지라
남편과 둘이서...함께 많이 바빴답니다.
우리 아이들이 한 학기동안 입학해서 공부할 수 있는 좋은 학교도 여기저기 알아보고
몇달간 살아야 할 집도 얻고...
또 여러가지 필요한 서류들도 일일히 준비하고 작성하는 동안...
이 외에도 급하게 온갖 여러가지를 분주하게 하나씩 둘씩 완성해 가면서...
사실 그간 정신이 좀 없었어요.
이 과정중에 또 좋은 분들도 알게 되었구요.
일단 노트북은 들고 가니...
스스로 할 수 있는게 참 적은 컴맹쪽에 가깝지만
어찌어찌해서 일단 모뎀에 연결만 되면... 그때는 좀 저희도 안심이 되겠지요?
느린 인터넷 환경에다 제 서툰 솜씨까지 맞물려있는 안 좋은 상황이라 할 지라도...ㅠㅠ
서로서로 가끔씩 살아가는 이야기들...
또... 먹고 사는 모습들...
지금처럼 그 곳에서도 함께 나눌 수가 있을테니까요.
올 여름 찍었던 막내 예본이 사진으로 인사 드릴께요.
(예인이는 지금 한창 사춘기라 그런지 많이 부끄러워 하거든요.)
저희 가족 모두 잘 다녀오겠습니다.
다가오는 계절에도 감기 걸리지 마시고 내내 건강하시고...
무엇보다 마음안에 간직하고 계신 좋은 것들을 놓치지 마시고.... 늘 행복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