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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장어 초밥과 스프링롤 산행 도시락.

| 조회수 : 10,437 | 추천수 : 77
작성일 : 2009-06-29 14:48:13

남편은 김치 김밥을 좋아라 하지만, 더운 여름에는 아무래도 냄새도 신경 쓰이고,
쉰 맛이 날 수도 있어 하절기 김치 김밥 생산 중단입니다. 지난 번 장어 초밥이
꽤 인기였나 봐요. 그래도 그것만 먹으면 느끼하고 질릴 것 같아서 사이드 메뉴로
스프링롤을 준비 해봤어요.


홈플러스에서 새우 열 마리 샀어요. 무게로 재서 파는 건데도, 하나 둘 숫자 세가면서 골랐어요.
뭐든 그렇게 속으로 숫자를 셉니다. 포도알을 씻을 때도, 콩나물을 다듬을 때두요. ^^





새우는 손질해서 삶은 후 반으로 갈라놓구요, 상추는 잘 씻어서 물기를 말려놔요.
오이는 물이 나와서 금방 먹을 때 말고는 여름에 잘 안 써요. 대신 피망으로 색감과 씹히는
식감을 살립니다.





짜잔~ 재료 준비 완료. 간장 양념해서 볶은 차돌백이, 채 썬 당근, 달걀 지단, 게맛살,
삶아서 건진 쌀국수예요. 저거 보다 조금 더 굵은 쌀국수가 스프링롤에는 더 좋은데,
홈플러스에 없더구만요. 홈에버가 홈플러스로 바뀌고 참 좋았는데, 물건이 떨어지면 아예
다시 들어올 생각을 안해요. 미워지려고 해요.





미지근 한 물에 적신 라이스 페이퍼 위에 새우를 먼저 얹어 줘요.
전 월남쌈 먹을 때 주전자에 뜨거운 물을 끓여서 홈이 깊은 넓은 접시에 물이 식으면 뜨거운
물을 조금 씩 보충해줘요. 그럼 먹는 내내 미지근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죠.
물이 차가우면 라이스 페이퍼가 잘 풀리지 않고, 너무 뜨거우면 녹아 버리거든요.




새우 위에 상추를 펼쳐서 재료를 나란히 나란히 담아줘요. 역시 쌀국수가 에러예요.
조금 굵은 거면 가지런히 정렬해서 좀 더 이쁜 모양이 나올텐데.





도마 바닥을 지지대로 라이스페리퍼를 조심 조심 잡아 당기면서 꽁꽁 말아줘요.
상추 보다 새우를 먼저 놓아서 살짝 비치는 새우살이 섹시 하죠? ^^






다시마 넣어 고슬하게 지은 밥에 촛물을 잘 섞어 초밥을 만들어 모양 잡아 뭉쳐 줘요.
19개. 16개는 도시락에 넣고 나머지는 남편 맛보기용. 장어 꼬다리랑 대충 뭉쳐서 먹는
밥도 꽤 돼요. 배 나오믄 안 되는데! 등산 가서 땀 뺄 거니까 봐주려구요.

맨날 맛있는 거 잔뜩 만들어 주고는 배 나온다고 구박한다고, 자기는 사육 당하는 거라고
투덜대지만, 그래도 덕분에 빼도 박도 못하는 40대 아저씨인데, 뱃살이 없어요.
고마워 해야지요, 그져?
와사비는 레몬즙에 개어 주니까 훨 감칠 맛이 나더라구요.



민물 장어예요. 장어가 꼬리랑 몸통 굵기가 차이 나다 보니 주먹밥 크기에 맞춰서 자르는
게 제일 힘들어요.






짜잔, 금장 두른 것 보다 더 간지 나는 깜장 김 두른 장어 초밥과 스프링롤입니다.
정말 정말 맛있었다고, 먹다가 메시지를 두번이나 보냈어요.
전화를 하면 될 것을, 절대 남 앞에서 아내 이뻐하는 모습 안 보여요. 숫기가 없어서.

몇 번 서운해 했더니, 너무 결혼 잘해서 사람들이 부러워 할까봐 그런대요.
변명이 귀여워서 봐주기로 했어요. ^^v





이 날은 화채를 안하고, 수박을 썰어서 아이스팩과 함께 넣어줬어요.
간장종지님 아이디어 보고 아이스팩을 넣었더니, 정말 시원 했대요. 수박 먹다가 또
메시지 보냈더라구요. 그런데 말이죠... 남자들은 잔소리는 아예 스킵인가 봐요.

말 안하면 틀림없이 저 아이스팩 버리고 올 것 같아서 이거 일회용품 아니고, 재활용품
이니까 무거워도 버리지 말고 꼭 갖고 오라고 신신 당부 했거든요. 세번이나 말했어요.
하나, 둘, 셋 셌으니까 정확해요.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버리고 왔답니다. -_-

빨래통을 손빨래통, 짙은 색, 옅은 색 세 군데로 나눠 놨는데, 매번 죄다 손빨래통에다
넣어놔요. 매주 잔소리 하다가, 그냥 저 자신과 타협했다지요. 그래도,  빨래통에 넣어
놓는 게 어디야. 그만큼 날 사랑하는 거야. 그러굽쇼.


제가 좋아라 하던 홈플러스 자연친환경 종이 도시락이 이제 안나와요. 제가 말했죠.
홈플러스가 점점 미워지는 이유 중 하나예요. 그래서 그냥 스티로폼 일회용 도시락으로
쌌는데, 영 간지가 안나요. 높이가 얕아서 뚜껑에 많이 묻을까봐 종이 호일로 한겹 덮어
줘요. 냄새가 새지 않도록 뚜껑 안쪽을 알루미늄 테입으로 둘러 붙여 줬더니, 밀폐 용기
안 부러워요. ^^

아, 다음 주 도시락은 뭘 싸나...
이상 휴가 내고 오랜만에 뒹굴 뒹굴 놀고 있는 만년 초보였습니다.
가끔 감사한 태클 걸어주시는 분들이 있는데, 저 진짜 만년 초보 맞아요.
저거 함 하려면 그 전날 재료 준비 시간까지 합쳐서 3~4시간 씩이나 걸려요. -_-

후딱 후딱 하면 오히려 지쳐서 그냥 시간 두고 여유롭게 해요.
다행이 잠이 없는 편이라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는 건 잘하거든요. ^^v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새댁
    '09.6.29 3:01 PM

    우와~~ 너무 맛나보여요 ~
    근데 질문있어요^^
    월남쌈 도시락으로 싸면 서로 붙고 말라버려서 못먹는다고 하던데.. 괜찮다고하던가요?
    저도 가끔 놀러갈때 싸가고 싶은데 열씨미싸서 맛없을까봐요 ㅠ.,ㅠ;;

  • 2. 만년초보1
    '09.6.29 3:05 PM

    아이스팩 덕분에 냉장이 되어서 그런가 마르진 않았던가 봐요.
    저기 자세히 보시면 월남쌈 사이에 비닐 코팅된 종이가 있어요. 들러 붙을까봐. ^^;
    그리고, 쌀 때 팽팽하게 잘 잡아당겨서 싸면 달라붙는 게 좀 덜해요.
    찢어지지 않으면서 잡아 당기려면 힘 조절을 잘해야죠.

  • 3. 오이시~
    '09.6.29 4:06 PM

    만년초보님 장어초밥 보고는 넘 먹고싶어져서 저 요 옆에 올가 공구에서 장어 주문했잖아요...^^
    만년초보님 양념장 레시피 좀 알려주셔요~
    한마리는 따로 장어초밥 해보게요..

  • 4. i.s.
    '09.6.29 4:19 PM

    저두 양념장 레시피좀 알려주셔요~ 바다장어로 한번 해보게요^^
    라이스페이퍼 아래 새우깔고 상추을 까니까 새우의 붉은색이 돋보이네요
    보면서 난 왜 저생각을 못했지,,창의력 꽝,,요런 생각이 들었어요^^;;

  • 5. 만년초보1
    '09.6.29 4:36 PM

    양념장 레서피는 전에도 한번 올린 것 같은데,

    일단 마트 가서 민물 장어를 손질해 달라고 하구요(바다장어 보다 민물 장어가 가격도 비싸고, 영양가도 많대요.) 밀가루로 깨끗이 씻어 점성을 제거해 줘요.
    기름기를 빼기 위해 살짝 쪄준 후, 등쪽에 촘촘히 칼집을 내어 간장 양념(간장+굴소스+설탕+맛술+다진마늘+생강즙+후추+물)에 졸여 줘요. 별 거 아니죠? 그래도 등쪽에 촘촘히 칼집 내는 게 쉽지가 않아요. 너무 깊게 내면 나중에 자를 때 부서지거든요.

    I.S.님 요리도 관찰력이 중요한 것 같아요. 특히 저 같은 따라쟁이 초보 한테는요. ^^ 전 처음 월남쌈 할때 베트남 음식점 갈때마다 유심히 살펴 봤거든요. 쌀국수랑 월남쌈 하려고 2주 동안 회사 근처 베트남 음식점은 다 순회 했어요. ^^

  • 6. 멜론
    '09.6.29 4:52 PM

    만년초보가 아닌 만년달인님..
    남편분이 너무 부러워요... 흐흑.. ㅠ_ㅠ
    전 오늘 하루종일 밥도 못먹고 쿠키랑 브라우니로 배를 채웠는데..
    아........ 장어초밥 월남쌈이야 해먹을 자신이 아예 없고...
    하긴 수박도 씨빼기 귀찮고 썰기도 귀찮고 나중에 쓰레기 버리기도 귀찮아서 안산다면
    할 말 없는거죠.. 흐흑... 큰일이야 큰일.. ㅠ_ㅠ 멜론 오늘도 반성만 하고 갑니다~ 아잉~

  • 7. 간장종지
    '09.6.29 7:08 PM

    역시나 실망 시키지 않는 도시락입니다.
    각세운 수박, 예술입니다

  • 8. momo
    '09.6.30 12:31 AM

    손끝 야무진 만년초보1님 ,,,아무래도 아이디를 바꾸셔야 할듯해요.^^

  • 9. 소박한 밥상
    '09.6.30 3:54 AM

    키톡에서 도시락은 항상 인기를 끄는 메뉴지만 열심히 보는 편이 아닌데
    만년초보님의 도시락은 꼭 보게 되네요.
    솜씨는 물론 정성이 놀랍습니다 !!
    남편분이 행여 그 정성 모르실까봐 걱정이 다 됩니다.
    다른 마눌님도 다 그정도는 한다고 생각하실까봐 ....... ^ ^

    몇 번 서운해 했더니, 너무 결혼 잘해서 사람들이 부러워 할까봐 그런대요.
    변명이 귀여워서 봐주기로 했어요. ^^v
    ㅎㅎㅎ

  • 10. 만년초보1
    '09.6.30 9:26 AM

    멜론님, 저도 수박 사서 써는 것 까진 괜찮은데, 쓰레기 버리는 게 제일 귀찮아요.
    수박 껍데긴 왜 그렇게 생긴 거래요. -_-

    간장종지님, 도시락 열심히 보고 있어요. 저도 겨울에 도시락 싸서 다녔는데,
    반찬 종류 정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닌데, 늘 진수성찬이라 감탄하고 있답니다. ^^

    momo님, 칭찬은 감사한데, 저 쌩 초짜 맞아요. 직장 그만 두기 전까진 그냥 초보 할라구요. ^^;

    소박한 밥상님, 제 말이요! 이젠 강요 안하면 고맙단 말도 잘 안해요. 흑.
    그래도, 협박 해서라도 고맙단 말은 꼭 꼭 찾아 듣고 있지요. ^^v

  • 11. 예쁜구름
    '09.7.1 4:47 PM

    ㅋㅋㅋ.. 넘 맛나고 예쁜 음식만 해드려서 이젠 당연해지셨나봐요.. 남편분요!
    넘 사랑스럽고 이쁜 도시락이예요.. 드실 때 부인 생각이 절로 나셨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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