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 들어가는 재료를 꽤 따지는 편이죠.
샌드위치에는 다른 건 빠져도 양파는 꼭 있어야하고
베이크드빈이 없으면 부대찌개를 포기하고
김치찌개는 기름 좀 붙어있는 돼지고기만 사용하고
간결한 재료의 음식은 딱 간결하게
재료가 많이 필요한 음식은 재료를 다 넣으려고 노력해요.
한마디로 이왕 하는거 제대로 한다는거지요.
저희 시어머니는 절대로 도와주지는 않으면서 꼭 뭐라하셔요...음식에 왜 공을 들이냐고...
한끼먹는거 누구좋으라고 그 수고를 하냐고 그러셨죠..

이십년 가까은 세월, 정말로 치열하게 밥을 하며 살았던 것 같아요.
아이들 어려서는 매일 빵 구워먹이고 매번 다른 간식 만들고
주말마다 주무시고 가시는 시댁 식구들 거의 같은 음식해드린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뭐 별루 힘들다고 생각안했고 머리를 쥐어짜면서 새로운 음식을 개발했고....

멸치 육수내서 마지막에 가쓰오부시까지 넣어 국물을 내야 오뎅을 만들죠......
그래서.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모냐면 말이죠.
주말에요...제가.....어묵에 딸려온 분말스프로 오뎅을 끓였다는 얘기예요.
딸래미가 참 맛있다고 하길래, 시침떼고 저의 오리지널 레시피를 가르쳐줬어요....^^;;

큰 아이 과외쌤(대학생)이 오셨는데
딱 저녁 시간인데 드릴게 없는거예요.
점심에 냉면에 넣어먹고 남은 삶은 계란 반개가 눈에 띄는 순간.....
후다닥...오이 절이고 양파 다지고 감자 삶고 했어요...가 아니라....
오이 그냥 썰어넣고 양파 없어 패스하고
마지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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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먹던 감자국에서 감자 건져 넣었어요......
아들이랑 쌤이 맛있대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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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그래도 요~리하는 여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