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사둔 햇감자에 싹이 나기 시작해서 싹 다 갈아 감자전을 만들기로 했어요.
주식으로는 잔치 국수.

그릇 안에 있는 건 감자전에 들어갈 양파, 당근, 부추. 감자전에 들어갈 당근은 최대한 얇게 채쳤어요.
채칼이 있긴 한데, 여간해선 채칼에 손이 가지 않아요. 요리는 아무래도 손맛이니까. 저거 채 치느라
손목이 시큰시큰. 이제 시작인데 말이죠. 다른 분들은 채칼 쓰시나요? 채칼에 익숙해지면 훨 편할텐데...

강판에 감자 갈기.
강판에 감자를 갈면 시간이 지나 갈변 현상이 생기기 때문에 거무튀튀 해지지만 맛은 훨씬 좋죠.
하얗고 때깔 좋은 감자전을 먹고 싶으면 그냥 핸드블랜더에 휘리릭 갈아주면 됩니다.
82cook에서 배운 거랍니다. ^^

어느 정도 갈아지면 저 손잡이로 꾹꾹 눌러 갈아주면 손 다치는 걸 방지할 수 있어요.
(살림하는 여자 손톱이... 거 참... 그래도 깨끗하다구요. 주말 반나절을 위해 스타일을 포기할 순
없잖아요. ^^;;; 그나저나 왼손으로 감자 갈면서 오른손으로 사진찍기. 셀카에 도가 텄죠?)

이렇게 남김 없이 갈아줍니다. 고마운 강판.

다 간 감자는 이렇게 체에 받쳐 물기를 빼줘요.

감자가 물기와 안녕을 고하는 동안 잔치국수 삶기.
지난 주에 만두전골 하면서 만들어 놓은 멸치 육수예요.
다시마, 황태, 표고버섯, 멸치 넣어 오래도록 진하게 우려내서 깊은 맛이 나요.

감자에서 빠진 물기를 살짝 걷어내면 하얀 감자 전분이 있어요. 이것까지 넣어줘야 쫄깃쫄깃 하죠.

재료를 넣어 소금 약간 섞어 주고.

동글 동글 부쳐주기. 감자 세개를 갈았는데도, 여섯장 밖에 안나와요.

아, 진짜 쫄깃쫄깃 하게 잘 부쳐졌어요. 남편이 시중에서 먹어본 감자전 보다 더 맛있다구. ^^;
강판에 가는 정성만 있음 감자전 만큼 쉬운 음식도 없는 것 같아요.

소면을 삶아 잔치국수 재료를 얹어 주고 육수 끓기만 기다리는중.
팔팔 끓는 육수를 휘리릭 부어주면 야채가 아삭아삭 살아 씹히는 맛이 있어 좋아요.
야채가 익어야 하니까 가능한 얇게 썰어줘야 하죠.

반찬은 뭐 달랑 김치 두가지와 전날 해둔 낙지볶음. 따로 반찬이 필요 없어요~

자, 쫀득쫀득한 감자전 한 입 드세요~
입에 짝짝 붙을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