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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짠지 김밥 그리고 결혼 기념일. (김밥 과정샷)

| 조회수 : 8,582 | 추천수 : 46
작성일 : 2006-12-18 15:34:29
* 죄송합니다.
OP에서 올린 제 사진들이 모두 미니앨범광고사진으로 바뀌어 있어서
사진 모두 지웠습니다.
82에 제가 올린 글들이 모두 이런데 일일이 지우려니 무척 힘드네요.
우선 이 글 먼저 지우고 짬나는 대로 모두 지우겠습니다.
사진 없어져서 저도 아쉽지만 혹시나 제 글 뒤늦게 보시는 분들께
양해 말씀 드립니다. *

2007년 12월 11일 달개비.
.................................................................................................

이게 무슨 우연인지? 필연인지?
제가 오늘 자스민님표 김밥 올리려 준비 했더니
간만에 자스민님 글 올려 주시고, 왕시루님 김밥 글 올려 주시고....
올리지 말아야 하나 잠시 고민하다가 씩씩하게 그냥 올립니다.ㅎㅎㅎ

자스민님 외할머니표 김밥이었다는 짠지 김밥,
자스민님 외할머님표 김밥에서 자스민님표 김밥이 되었다가....
이제 우리 식구들에겐 우리집표 김밥이 되었네요.

대외적으로 나갈 김밥을 쌀 경우에는 일반적 재료를 사용하지만
집에서 울 식구들 먹을 김밥 말 때는 꼭 이 재료만으로 간단히 만듭니다.
누구보다 제가 너무 좋아 하는 김밥이고,
이젠 식구들도 모두 좋아하는 담백하고 깔끔한 김밥입니다.  

어제는 거의 재활용, 그리고 냉장고 정리 차원에서 만들었습니다.

들어가는 재료를 보면

1) 쇠고기는 불고기 먹고 남은 것 국물 빼고 다시한번 볶았어요.
불고기 남은 게 있다면 이렇게 활용하시고
새로 장만 하셔야 한다면 쇠고기 다짐육이나 잡채용 볶아서 만들면 됩니다.

2) 짠지는 곱게 채 썰어서 참기름, 설탕, 고춧가루 약간으로 조물조물 했고요.
저는 지난 겨울 김장김치에 넣어 두었던 무로 담은 짠지로 만들었어요.
짠지가 없다고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마세요.
시장에서 사도되고 아쉬운 대로 현석마미님 모듬장아찌에 있는 무 건져서 해도 됩니다.
마늘쫑 간장 장아찌로 해도 되고요.

3) 당근 채 썰어서 소금간해서 볶아요.
제가  농사지은 당근이 미니 사이즈라 채 썬 길이가 짧네요.

4) 오이는 속을 제거한 겉 부분만 단무지처럼 굵게 잘라서 소금,식초 설탕에 절여서 사용하세요.
저는 이가 좋지 않은 시아버님 드시기 좋도록 김밥 속 대부분을 채를 썰어 준비합니다.
부드러운 계란만 빼고요.
이번엔 먹다 남은 볶은 오이가 있어서 그 것 사용했어요.
지금이 시금치(포항초나 섬초) 맛있을 철이니까 시금치 사용하셔도 좋지요.

5) 소금과 후추 넣은 계란 부치고요.

6) 다시마 몇 장 얹어서 지은 고슬고슬한 밥에 참기름과 소금으로 간을 합니다.
여름엔 배합초를 넣어 새콤달콤한 초밥 스타일로 김밥을 싸고
추운 겨울엔 참기름과 소금을 넣어 고소한 김밥을 싸죠.


7) 소금을 넣은 참기름입니다.
이건 저희 엄마가 하는 방식인데 저도 그대로 따라 하고 있어요
미세한 차이지만 더 맛있는 김밥이 되겠거니 하며
조금 번거러워도 꼭 그대로 따라합니다. 어디다 사용하는지는 아래를 봐주세요.

누구나 싸는 김밥이지만 과정 샷 한번 찍어 보았어요.

1) 도마 위에 구운 김을 올려 줍니다.
그리고 손가락에 참기름을(위에 준비해둔) 묻혀 김에 대충 발라 줍니다.

2) 밥을 펴 놓고 또 참기름을 슬쩍슬쩍 발라 줘요.
이렇게 하시면 밥을 비빌 때 간을 좀 약하게 해야 합니다
참기름에 소금을 넣어서 간이 다시 되거든요.


3) 속재료 가운데로 자리 잡아서 하나씩 놓아요.
이때 속재료들 자리를 잘 잡아야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가운데로
예쁘게 자리 잡은 김밥이 되는데...아직도 전 들쑥 날쑥 합니다.ㅎㅎ
그래도 처음 김밥 싸던 신혼시절과 비교하면 양반이지요.

4) 첫 부분부터 김을 꾹꾹 누르면서 단단하게 말아주세요.
밥이 따뜻하면 끝까지 김이 잘 붙고 밥이 식으면 이렇게 끝부분에
밥풀을 짓이겨 주어 풀 역할을 하게 해줍니다.

5)  김밥을 다 말았으면 비닐장갑 낀 양손에 참기름을 묻혀  다시 한 번 참기름 발라줍니다.
이제 김밥을 썰어야죠. 저는 가급적 얇게 썰어요.
두껍게 썬 것보다는 얇게 썬 것이 먹기 좋은 것 같아서.....순전히 개인적 취향이지요.
이땐 칼이 잘 들어야 합니다.

자, 김밥 하나씩 드셔 보세요.
햄, 맛살, 단무지 넣지 않은 아삭아삭 깔끔한 김밥입니다.
여유 있으면 우엉 조려 넣으면 더 맛나겠죠?  

그제 토요일 늦은 밤에 심야 영화를 보러 가는데 펑펑 눈이 쏟아지더군요.
좋아...좋아를 연신 날리며 출판단지내 이채 극장에서 모처럼 로맨틱 멜로
“로맨틱 홀리데이”를 보았어요.
남편의 성향 상 이런 영화 거의 못 보고 저 혼자 비디오로나 보는데
이번만큼은 오로지 저를 위해 보는 것이라고 누누이 강조하더군요.
개인적으로 이 영화  참 좋았어요.
단순한 제겐 이런 따뜻하고, 감성을 자극하는 영화가 딱 이죠.

영화를 보고 나오니 1시가 넘었는데......세상이 하얗습니다.
출판단지에서 동네까지 오면서 카메라 가지고 나오지 않은 것이 얼마나 한스러웠는지....
정말 머릿속에 꼭꼭,....카메라속에 꼭꼭 담고 싶은 풍경이었어요.

그냥 들어가기 아쉬워 못하는 술을 한잔하기로 했습니다.
“취하는 건 바다”라는 근사한 이름의 주점에서 소주 한 병, 콜라 한 병을 시키고
계란찜과 해물볶음을 안주로 술을 마셨어요.
제가 소주 한잔이면 취기가 오르는 사람이고
또 취기가 오르면 말이 없어지는데.... 남편도 저랑 거의 비슷한 수준입니다.
부부가 술 마시며 하는 말이 고작 이젠 절대 싸우지 말자고 ........
저희 부부 동갑나기에 B형, 경상도 머슴아와 가시나가 만나서 정말 엄청 싸웠거든요.
지난봄에도 대판 싸워서 법원 문턱까지 갈 것을 하나뿐인 딸의 중재로
간신히 마무리 되었었답니다.
어찌 어찌 간신히 한 병을 비우고 집에 들어온 시간이 새벽 4시였나봅니다.

오늘은 저희 부부 12년을 함께 한 결혼기념일입니다.
평일은 서로 바쁜 관계로 어제 조촐하고 오붓하게 시간 보냈어요.
전날 밤 놓친 설경이 못내 아쉬워서 교외로 가면 어떨까하고 헤이리를 찾았죠.
날씨가 좋아서 그곳의 눈도 대부분 녹아 버렸더군요.

남편이 좋아하는 북카페에 들렀어요.
얼그레이 한잔 시켜놓고 느긋하게 책 읽는 것을 좋아하죠.

마침 손님이 한 테이블에 앉은 두 분만 계셔서 차에 있는 케잌을 들여왔어요.
조용히 촛불을 켜고, 소리 없는 박수를 치고, 후~ 불을 끕니다.
주인께서 접시와 포크를 주셔서 1/4 쪽 드리고 나머지는 셋이서 꿀꺽.
홍차와 마시는 초코케잌 참 달콤했어요.


나오는 길에 프로방스 들러 보았죠.
역시 눈은 모두 녹았고..... 볼거리는 많지만 살거리는 없기에 ....
가볍게 눈인사만하고 돌아왔네요.

엄마아빠의 12주년을 축하하는 은서의 축하편지입니다.
봉투에 ‘탈탈 털어삼’ 이렇게 써 놓았어요.
학원에서 상으로 받거나 생일날 받은 문화상품권 5장을 넣었더군요.
그리고 이 편지지와 봉투, 지가 무척 아끼는 것인데 쓴다고...생색을 냅니다.

간만에 많은 눈이 와서 참 행복한 주말이었어요.
달개비 (eun1997)

제가 좋아하는 것은 책. 영화. 음악. 숲속 산책. 밤의 고요. 이 곳 82쿡. 자연이 선사한 모든 것.... 그리고 그 분.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스카이
    '06.12.18 3:40 PM

    너무 분위기있네요.
    저는 언제쯤... 저도 결혼12년차가 되면..북카페에서 여유있게 책을 볼 수 있겠죠?
    물론 애들 빼고 우리부부만..^^
    부럽습니다. 김밥 맛나겠네요~ 구운김에..

  • 2. 제제의 비밀수첩
    '06.12.18 3:52 PM

    어머나.... 효도 받으셨네요. 부럽습니다. 행복한 가족되세요.

  • 3. 카민
    '06.12.18 4:55 PM

    달개비님
    저하고 결혼기념일이 같으시네요.
    그런데 사는 모습은 왜 이리 다른지 ㅋㅋㅋ
    축하드려요~

  • 4. 풀삐~
    '06.12.18 5:17 PM

    < 하나뿐인 딸내미의 중재로.. >

    저도 결혼기념일이 가까워오는데 하나뿐인 딸내미문제로
    요 며칠 서방꼴도 보기 싫어지는 나날입니다..
    정말 요즘같으면 인터넷으로 <문제의 그 서류?? >를 다운받아서 내밀고 싶은 심정이네요..
    "도장 찍어!!!!! " 하면서~~~

    물론 공갈협박용으로요~~ㅠㅠ

  • 5. 하얀마음
    '06.12.18 6:56 PM

    저희도...눈 펑펑 오던 밤에..
    심야영화...조용한 세상 봤어요~~~
    그 시간에..눈오으 길거리엔
    우리같은 50대 노털들은 없더라구요...
    그래도..아름다운 밤이였어요~~~

  • 6. uzziel
    '06.12.18 7:56 PM

    아~ 맛있겠어요.
    저도 짠지 무지하게 좋아라~ 하는데...
    시중에 파는 것은 달콤한 맛이 조금 나서 싫더라구요. ^^*
    저도 한줄 먹고 갈께요.

  • 7. 라니
    '06.12.18 10:29 PM

    맛있겠어요.
    이렇게 김밥을 예쁘게 싸시는 분들은 손이 아주 예쁘게 생겼거니...
    마음도 예쁘겠거니,,,하고 생각해요^^

  • 8. mulan
    '06.12.19 12:04 AM

    은서의 정성이 참 이쁘네요~

  • 9. 왕시루
    '06.12.19 12:55 AM

    오늘 저녁엔 재료 몇가지 남은거에 김장김치 쭈욱 찢어서
    김밥 말아서 먹었어요,,^^
    짠지,김치. 모두 김밥에 단무지 대신 속재료로 이용해도 좋을것 같아요,,

    12주년 결혼기념일 축하드려요~ 좋은 밤 보내세요~*

  • 10. 비타민
    '06.12.19 4:55 AM

    결혼 기념일 축하드려요~~~ 영원히 행복하세요~~~

    저런 깔끔한 집김밥 먹고 싶은데... 있는건 계란밖에 없네요.. 결정적으로 김이 없다는...ㅋ ^^

  • 11. 환이맘
    '06.12.19 9:22 AM

    결혼 기념일 축하드려요^^*
    은서 같은 딸 하나 있었음...
    달개비님 같이 부지런 하시고 여성적으로 보이시는 분도
    부부 싸움이란걸 하시긴 하는 군요.

  • 12. 하얀
    '06.12.19 11:24 AM

    김밥 속재료 없을때 포기 김치 넣어서 싸먹어도 맛있는데...
    김밥은 질리지 않는 음식인거 같아여...
    속재료 준비할땐 약간 손이 가도...^^
    부럽네여~^^

  • 13. 달개비
    '06.12.19 11:27 AM

    환이맘님! 반가워요. 저희 엄청 싸웠어요.ㅎㅎㅎ
    비타민님! 감사합니다. 주말에 해 드세요.
    왕시루님! ㅎㅎ 오늘 통했어요. 김치김밥도 참 맛있어요 그죠?
    mulan님! 감사합니다. 딸이라 행복하지요.
    라니님! 저, 손 아주 안예쁘게 생겼고....마음은...조금... 예쁜 것 같아요.ㅎㅎ
    uzziel님! 짠지 김밥 맛들이면 일반 김밥 안 하게 될거에요.
    하얀마음님! 인생을 멋있게 사시는 군요.
    저희부부도 그렇게 살도록 노력하렵니다.
    풀삐님! 공갈 협박 가볍게~~~ 아셨죠?
    카민님! 축하 드려요. 재미나게 보내셨어요?
    제제의 비밀수첩님! 닉넴 넘 멋있어요. 감사합니다.
    스카이님! 예쁘게 사시는 것 같아요. 제가 본받아야 할 점도 많고..감사합니다.

  • 14. 쪽빛
    '06.12.19 6:13 PM

    다니신 코스를 보니 파주네요^^ 저도 파주 살아요. 82에서 인사를 나누니 반갑습니다.
    저도 눈 오는 날 저녁에 차에 타고 있었는데 달개비님 글 보니 아차 싶습니다.(영화관람 참고할게요)
    12년 결혼생활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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