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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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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남편이 차려준 생일상.

| 조회수 : 10,659 | 추천수 : 8
작성일 : 2006-04-13 14:48:07
남편 없이 독수공방 3일 째 입니다.
아침 시간이 훨씬 여유로와진 게, 편하면서도 어찌나 헐렁헐렁.. 허전한지...

문득 지난 제 생일 때 남편이 차려준 생일상 사진이 생각나 올려 봅니다.
예전에 올렸던 것 같기도 하고.. 혹시나 해서 검색해 보니 없네요.





제 생일 전날 밤, 남편이 낼 아침은 밥 안 먹을 거라고 하는 말이 수상해서(?)
냉장고를 열어 뒤져보니, 아니나 다를까... ㅋ~ 여의도 물가 비싸다고 용산 이마트까지
가서 장 봐오는 아내를 닮아 알뜰하게도 이마트에서 장을 봐왔군요.
국물용 양지머리에 양념불고기, 거기다 후식으로 과일까지. 나름 숨겨둔 건가 봅니다. ㅎㅎ
웃음이 터져 나오는 걸 간신히 참고, 사진 한방 찍고는 모르는 척~



  

잠 많은 오빠가 새벽부터 일어나 주방에서 부스럭부스럭 뭔가를 하더군요.
전 슬쩍 일어나서 작은 방으로 갔습니다. 컴퓨터가 켜져 있더군요. 모니터엔 미역국 레서피가
담긴 브라우저가 대여섯개가 떠 있구요. 저기 선택한 게시물 제목 좀 보세요.
미역국 끓이는 법 자.세.하.게 ^^





짜잔~ 완성된 미역국이랍니다! 그 맛은... 말로 표현 안해도 잘 아시겠죠? 정말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미역국이었어요~ 나중에 아기 낳아 길러서 그 아이가 끓여주는 미역국을 먹기
이전까지는 최고의 맛이 아닐까 싶네요. ^^





비록 양념되어 있는 불고기를 사와서 볶기만 했지만, 머리 굴려서 메뉴 선정했을 오빠의
정성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감격적인 요리죠.





자~ 왕후의 생일 밥상 되겠습니다! ^.~ 이거 다 차리고, 식탁에 앉는 오빠 모습은 100M
달리기를 10번은 한 사람의 얼굴이었습니다.

"도대체 너는 어떻게 그런 걸 다 그렇게 후딱 차리냐? 난 1시간 넘게 했는데도 한게 없네."

절레절레 고개를 젓는 오빠의 뒤로 얌전하게 꺼내어 놓은 달걀 두개가 보이더군요.
달걀 후라이도 할 생각이었는데, 엄두가 안났나 봅니다. ^^;





후식으로 과일에 마까지 타줬구요. 아침마다 남편이 저 먹으라고 요구르트에 마를 타줘요.
제가 아침 밥을 잘 안먹기 때문에 남편만 밥 차려주고 전 빈 속에 출근하거든요.
<맛대 맛>에서 마가 위장에 좋다는 말을 듣더니 당장 인터넷 검색해서 주문하더라구요.
제가 소화가 잘 안되는 편인데, 정말 마 덕분인지 요즘은 많이 좋아졌어요.
물론 남편의 정성도 한 몫 했겠죠?

그러고 보니, 오늘 아침엔 마 타 먹고 오는 걸 깜빡 했네요.
늘 곁에 있던 남편이 없으니,  시간은 훨씬 여유로와졌는데, 빼먹는 건 더 많아지네요...
맨날 내가 다 챙겨줘야 한다고 투덜 댔는데, 제가 받는 게 더 많았나 봐요.

출장에서 돌아오면 승질 안 부리고, 잘 해줘야겠어요. ^^
짧은 댓글일수록 예의를 갖춰 신중하게 작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2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꾸러기
    '06.4.13 2:56 PM

    여왕이 거기계셨군요.
    기억해준것만으로도 고마울텐데 상차림까지
    앞으로도 이쁘게 행복하게 사세요.

  • 2. 둥이둥이
    '06.4.13 3:05 PM

    정말 사랑받으며 사시네요......^^

  • 3. CoolHot
    '06.4.13 3:05 PM

    멋지고, 부럽네요.
    저희 신랑도 가끔은 음식을 하지만 생일상은 한 번도 못 받아봤는데...ㅜ_ㅜ

  • 4. jiyunnuna
    '06.4.13 3:05 PM

    헉...대단한 남편을 두셨네요. 지난 한식날 마누라가 밤 새워 전 부칠 때, 기름냄새 들어올까봐 문 꼭 걸어잠그고 코를 댕댕 골면서 잠만 잔 우리 신랑 스크랩 해서 보여줘야겠습니다.

  • 5. 만년초보1
    '06.4.13 3:18 PM

    생일, 결혼기념일, 발렌타인 등등... 절대 기억 안할 수 없게 만들어요.
    제가 원래 '깜짝 이벤트 필요없다. 못 받고 승질 내느니, 미리 말해 받아내자'는 주의라. ^^;;

    이거 다 결국 82cook 덕이에요. 제가 '어떤 남편은 뭐도 한다더라, 사진봐라, 이게 남자가 한 거라더라,
    요즘에 멋진 남편들은 다 이러고 산다더라'
    이러면서 보여줬거든요. ㅋ jiyunnuna님 남편 분도 변할 거예요. ^^

  • 6. 연주
    '06.4.13 3:24 PM

    부럽습니다..ㅠ.ㅠ
    뭐 이말외엔 다른 말이 필요한가요 ^^

  • 7. 달개비
    '06.4.13 3:59 PM

    자상한 남편! 짱입니다.

  • 8. 지윤맘한나
    '06.4.13 4:42 PM

    멋지네요.
    저희 신랑도 매번 생일이면.. "내가 미역국이라도 끓여줄까??" 하는데, 매번 제가 고사하죠. ^^
    3분 미역국이라도 끓이겠다는 마음만 받고 삽니다. (정말 3분 미역국 사다 끓일까봐서.. ㅎㅎ)

  • 9. 만년초보1
    '06.4.13 5:12 PM

    지윤맘한나님, 3분 미역국이라도 해달라고 하고는 무지하게 감동하세요.
    그럼 점점 진화하게 돼 있답니다. 저도 첨엔 '앓느니 죽지' 하는 심정으로 제가 다했는데,
    그러면 그냥 '쟤는 저기에 만족하나 보다' 하고 발전이 없더라구요. ^^;

    leaf님 신랑, 정말 귀여우세요. 콩으로 하트 만드려고 애쓰는 모습이나, 열어보고 망연자실 하는 모습,
    상상만 해도 귀엽네요. ^^ 님도 이쁜 사랑 오래오래 지켜 가세요~

  • 10. 사막여우
    '06.4.13 5:46 PM

    leaf' 님! 염장 맞습니다.
    저도 오늘 생일이거든요.
    에구 짜증......ㅋㅋㅋㅋ

  • 11. 해진맘
    '06.4.13 5:58 PM

    이렇게 예쁘게 사시는 걸 보니 맘이 참 좋아요...

    저도 처음부터 좀 지혜로울껄 그랬나봐요..
    알아서 챙겨주길 바라다가 매번 울기만하고... 남편도 뒷북치느라 진땀만 내고..
    언제나 남편표 미역국을 먹을 수 있을래나요..ㅠㅠㅠ

    님처럼 행복하게 사는 모습 많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제 소원이 울 딸은 여왕대접받았으면 하는 거예요..ㅎㅎㅎ

  • 12. 유도천사
    '06.4.13 6:44 PM

    부러워요...저도 남편이 끓여준 라면 한그릇 먹어보는게 소원인 아짐입니다...

  • 13. 현우맘
    '06.4.13 7:09 PM

    정말 부럽습니다... 샘도 나고요... T.T

  • 14. 천하
    '06.4.13 7:46 PM

    그 어떤 선물과도 비교가 안되겠군요..

  • 15. 서향
    '06.4.13 8:00 PM

    울 그이도 지난번 제 생일때 굴미역국 끓여줬었다요뭐...ㅋㅋ
    문제는 꽃을 못 받았다는건데... --+
    담번 생일에는 꼭 받아내고야말테야요!

    *
    leaf' 님 , 사막여우님
    뜨거운 생일밤 되소서~~~ ^^

  • 16. Terry
    '06.4.13 8:04 PM

    우와...아이 없는 신혼은 다 이런겁니까.... 세상에나 세상에나..
    울 남편은 이런 얘기 하면 제가 거짓말 하는 줄 알아요.

    근데 요구르트에 마 타먹는 것.. 마 가루 말씀이세요? 홈쇼핑에서 몇 번 본 안동 참마가루인가.. 그것
    말씀이신가요? 저도 관심 있거든요.

  • 17. 김혜경
    '06.4.13 9:18 PM

    요망!!

  • 18. 다빈모
    '06.4.13 11:44 PM

    정말 재미나게 사시네요. 부럽당....우리 남편도 나름 한 자상하는데, 늘 기억해주고 저녁 사주면 다인줄아는데... 어떻게 하면 미역국을 끓이게 할 수 있을까요 ? 한수 가르쳐 주세요. (참고로 전 아기 낳고도 제가 미역국을 끓였다는....엉엉).

  • 19. samanti
    '06.4.13 11:48 PM

    명확하게 포인트를 잘 말씀해주셨네요.

  • 20. 럭셔리 부엌데기
    '06.4.14 1:11 AM

    멋진 신랑이넹여....
    생일상이 저정도면 정말 황후가 부럽지 않겠네여.
    근데 다 좋은데 밥공기의 밥이 주걱으로 푼것같지않고 밥그릇의 밥을 거꾸로 엎어놓은것같은...ㅎㅎㅎ

  • 21. chss
    '06.4.14 1:20 AM

    정말 행복하시겠어요, 님도 이정도의 신랑이면 남편분께 ,, 정말 잘하셔야겠어요 란 말이
    절로 나오네요, 감동이에요,

  • 22. 만년초보1
    '06.4.14 10:33 AM

    어머낫! 대문에 떳네요!! 부끄 부끄~ *^^*

    혜진맘님, 아빠가 엄마 한테 잘하는 모습을 보고 큰 딸이 사랑 받는 법을 아는 것 같아요. 저도 아빠가 하던 모습들을 남편한테 자꾸 요구하게 되거든요. 남편 분께 딸을 위해서라도 달라지라고 하세요. ^^

    서향님, 굴미역국이라니! 한수 위십니다요. ^^

    Terry님, 마 가루 맞아요~ 주문을 남편이 해서 사이트명은 모르겠는데, 인터넷에서 주문 했어요. 커다란 통, 두 통에 4만원인가.. 가격도 별로 안 비싸고, 간편해서 좋더라구요.

    혜경샘, 앞으로는 꼭 [닭]표시 할게요. 그러나, [닭] 퍼레이드는 계속 됩니다, 쭈욱~~

    다빈모님, 비결이랄 건 없지만, 4년 동안의 경험으로 터득한 바에 의하면, 안 해준다고 구박하는 것 보다 작은 거라도 하나 해줄 때, 엄청 감동하고, 엄청 칭찬해 주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는 거예요.
    그리고, 또 한가지는 '이 남자는 원래 안돼. 내가 참고 살지 머' 이렇게 포기하지 않는 것! 행복은 쟁취하는 거잖아요~ ^^

    samanti님, 그게 머냐면요, 닭 표시 미리하여, 닭살 돋기 방지하자... 는 차원에서. ^^;

    럭셔리 부엌데기님, 예리하시네요! 넘 정신없다 보니 밥 하는 걸 잊었대요. 그래서 냉동실에 얼려둔 비상용 밥으로 대체~! 그래도 방금한 밥 이상으로 맛있었어요. ^^

    chss님, 네~ 앞으로 더더더더욱 잘 할게요. 감사합니다. 꾸벅~

  • 23. 시니맘
    '06.4.14 4:35 PM

    너무나 멋진 신랑이네여..부러버...

  • 24. mulan
    '06.4.14 6:06 PM

    정말 경고 받아야해요. <닭살> ㅋㅋ ^^ 울 신랑은 이런거 보믄... 어여 다른곳 보라고 할거예욤... 장터보자 장터... ㅋㅋ 이렇게요. ㅋㅋ

  • 25. 버섯댁
    '06.4.15 12:38 AM

    사랑받으셔서 넘 좋겠어여. ^^ ㅋㅋ

  • 26. lovehyun
    '06.4.15 1:12 AM

    신랑 술잔뜩 먹고 지금 자고 있는데, 순간 깨워서 보여주고 싶네요.. --^
    결혼전 딱 한번 제생일에 미역국을 끓여준적이 있었죠.. 집으로 오라고 하더라구요.. 밥차려준다구..
    한 30-40분 지났을까.. '다됐습니다~'하면서 쟁반에 한상 차려 들고오더라구요.. 눈물 찔끔 흘리며 국물 한모금 떠먹어보니 3분요리인거 있죠? 3분요린데 뭐이렇게 오래걸렸냐니깐 신랑이 막 웃으면서 '어? 어떻게 알았어? 티안나게 하려고 마늘이랑 소고기 넣고 팍팍 끓였는데.. '하고 머쓱해하드라구요..
    지금 생각해보면 저도 참.. 그냥 모른척 넘어갈 것을..
    올해로 3년차 주부.. 아가땜에 이런 건 꿈도 못꾸고 사네요~ 사랑받고 사셔서 행복하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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