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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사 읽기를 마치다

| 조회수 : 1,065 | 추천수 : 0
작성일 : 2013-07-06 10:38:13

금요일 로마사 읽기 마지막 날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이상하게 몸상태가 좋더군요. 그래서 시작한 책읽기, 수잔 바우어의 중세 이야기를 원서가 없어서

 

두 권이나 되는 번역본을 일단 구했는데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발언이네요. 그녀의 영어 표현이 유난히 좋아서 그 자체로

 

외우고 싶을 정도의 글을 좋아해서 이왕이면 그녀의 필체로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저자라서요 ) 다른 책에 밀려서

 

미루다가 오늘은 꼭 읽어야지 하고 시작한 책읽기가 눈이 피로할 때 잠시 쉬는 것을 제외하곤 정말 하루 종일

 

수잔 바우어와 논 날이 되었지요.

 

로마사와 전혀 관계없는 그림이 튀어나오는 이유는 지난 화요일 뒤러를 공부하고, 수요일 여학생과 또 뒤러를 읽어서

 

그림을 보고 싶은 마음에 검색하는 중이라서요. 

 

다시 이야기를 돌리면 그렇게 해서 1권에서 로마사에 필요한 부분을 다 보았지만 아무리해도 2권까지 다 읽기는 무리였습니다. 그래도 기번을 비롯해서 몽테스키외 그리고 현대 저자의 글들을 여러 편 읽고 나서일까요? 책이 마치 소설읽기처럼

 

물흐르듯 제 안으로 내용을 갖고 육박해들어오는 느낌이 들어서 놀랐다는 것,

 

 

낮에 행복한 왕자 카페에 올라오기 시작하는 발제문과 문희씨가 동영상을 찾아서 올려놓으면서 그동안 함께 한 고전읽기

 

덕분에 이 동영상의 내용이 귀에 확 들어왔다는 말에도 공감했던 시간이 생각났습니다.

 

시작은 작은 씨앗이 불과해도 그것이 자라면서 무엇이 될지 모른다는 점에서 모든 시작은 의미있는 것이 아닐까요?

 

 

로마사 읽기의 전 과정중에서 제게 뜻깊었던 것은 늘 도망다니던 부분, 로마에 기독교가 유입되어 퍼져나가고 교리논쟁을

 

통해 교리가 정해지고, 그것이 수도원과 교회의 형태로 한 사회에 길게 영향을 끼치는 전 과정을 이상하게 마음 편하게

 

공부하기 어렵던 심리상태를 극복하고, 그 시대의 눈으로 보긴 어렵겠지만 일단 도망다니지 말고 제대로 읽어보자고

 

정한 점입니다.

 

마음을 돌려먹고 나니 수도원의 역사, 수도원의 탄생, 이런 주제를 다룬 책도 구하게 되고 중세의 사람들에 대해서도

 

갑자기 알고 싶은 생각이 들고, 기독교와 이슬람을 각자 공부한 다음 서로 비교하면서 알아가고 싶다는 마음도 생기고요.

 

그래서 어제 다음에 읽을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에 대해서 이야기하던 중 사실은 이슬람에 관한 책도 한 번은 제대로

 

읽어야 되지 않을까, 카렌 암스트롱의 이슬람이 번역되어 나왔으니 함께 읽어보자고 제안을 했지요.

 

 

 

로마사를 읽으면서 신생국가가 번영을 향해서 매진할 때  그것이 품어내는 에너지에 대해서 생각을 했습니다 .문제는

 

전쟁을 통해서 번영하는 것, 그 경우  정복전쟁을 멈추면 생기는 부작용, 정복전쟁으로 누가 이익을 얻고 누가 손해를

 

보는가의 문제, 한 집단에서 부유층이 생기면 상대적으로 결핍감을 견디면서 살아야 하는 사람들에 대한 문제,

 

식민지 혹은 속주라는 타자가 있어야만 굴러가는 체제에 대한 것,  번영의 절정에서 그들이 누리는 지나친 사치가

 

불러오는 윤리적 무감각,  로마적이라고 하는 이념이 흐물흐물해질 때 외부에서 치고 들어오는 세력에 대해서 감당하지

 

못하는 것, 그 때 그들이 보여주는 태도, 이런 것들을 따라가던 날들이  지나고, 어제 밤 마지막 로마사를 마치고 나니

 

오늘은 더 이상 활자는 무리다 싶은 시간이 오더라고요.

 

앞으로 금요일 밤의 고전읽기는 1, 3주 금요일로 고정해서 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야 서로의 일정도 정할 수 있고

 

책 읽을 시간 여유도 확보할 수 있겠다 싶고 2,.4주 금요일 제가 늘 참석하던 모임에 이어 음악회도 갈 수 있는 여유를

 

확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2013년  1월부터 시작한 새싹에 불과한 이 모임이 제겐 sprout라고 이름붙이고 (속으로 ) 어떻게 변화해갈지 궁금해하고

 

모인 멤버들에게 감사하게 생각하는 모임이기도 합니다.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읽을 수 있는 책들, 덕분에 이번

 

여름방학때는 아이들과 더불어 고전읽기를 위한 예비모임에 해당하는 공부를 해보겠다고 마음을 정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도 역시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아직 아무것도 모르지만 가능성으로 열어본다는 것이 우선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무엇을 새롭게 시도하는 일에 겁이 점점 없어지게 되는 것, 그것이 제가 누리는 가장 큰 축복이 아닐까 생각하다가

 

그런데 왜 그것이 특정 분야에 대해서만 그런 것일까, 원래부터 잘 못하던 것들에 대해서도 그렇게 마음을 확 열고

 

다가갈 수 있는  것은 무리일까? 생각이 다시 그 곳으로 돌아갑니다. 아니, 그렇게까지 기대하는 것은 너무 욕심일까?

 

아직 그것까지는 모르겠습니다.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뭉크샤탐
    '13.7.7 9:41 PM

    로만사 완독 하신 거 정말 축하드립니다
    고전읽기 시작하시면 공지 하실거죠?

  • intotheself
    '13.7.8 9:18 AM

    무슨 책을 어떻게 읽어나가는지 그런 이야기는 아무래도 글에서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되겠지요?

  • 2. 피코
    '13.7.8 5:17 PM

    로마사를 끝내셨군요. 전 아직 로널드 케이건 책도 다 못 읽었어요. ㅠ.ㅠ
    왜 이리 바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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