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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 목 : 아침에 눈을 뜨고 싶지 않다는 기분을 알 것 같아요

| 조회수 : 1,907
작성일 : 2012-12-30 12:24:49
마음이 너무 답답한데 친구들한테 우울한 이야기만 하는 제가 되기는 싫어서 그런데 또
어디든지 털어놓고 싶어서 글을 써요. 이러고 나면 제 기분이 조금이라도 나아질까요?

저는 이제 25살이 되는 취업준비생이에요.
대학을 다닐때까지만 해도 저는 제가 지금의 이런 사람이 될 줄은 몰랐어요.

고등학교 때는 서울로 가고 싶단 마음에 열심히 공부했고 명문대는 아니지만 서울입성에는 성공했어요. 
입학할 때는 장학금도 받았고, 처음으로 아빠가 친척들한테 제 이야기를 하면서 환하게 웃는 걸 봤어요. 
대학에 들어간 후에는 난 특출나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렇게 무난하게 살다보면
졸업을 하고 경영학과 출신으로 어디든 취직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 와중에 교환학생도 가고 어학연수도 가고, 엄마 아빠 등골은 다 빼먹었네요.

근데 졸업하고 지금 저는 1년 째 집에서 놀아요.
작성한 원서는 백장이 넘어가지만 어디든 합격 연락은 오질 않아요.
얼마 전에는 최종면접에서 떨어졌어요.
이번엔 진짜 될꺼라고 생각했어요. 작지만 내실있는 회사였고, 제 전공과 언어적 역량을 살릴 수 있는 곳이라
꼭 가고 싶어서 밤을 새면서 준비했어요.

이런 저를 보면서 엄마는 이리저리 사람들한테 제 기도를 부탁했어요.
부끄럼 많은 엄마가, 남에게 민폐끼치는 거 싫어하는 엄마가, 교회를 가도 조용히 기도만 하고 오던 엄마가
처음으로 얼굴만 본 아는 사람한테 제 이름을 적어주면서 기도를 부탁하는 걸 봤어요.

근데 결국 떨어졌어요. 그리고 저는 이제 무얼 해야하는 지도 모르겠어요.
엄마랑 아빠는 힘내라고, 공무원 준비는 어떠냐고 다른 길을 제시해주시기도 하셨어요.
그런데 저는 정말로 더 이상은 엄마아빠의 등골을 빼어먹는 딸은 되고 싶지가 않아요.
언제나 부모님께서는 해주실 수 있는 최대의 것을 저한테 주시려고 노력해오셨어요.
공무원 준비를 하면서 또 부모님의 등골을 빼어먹는 딸은 되고 싶지 않아요.

최종면접에 떨어지고 몇 날 몇 일을 그냥 허송세월만 하고 있어요.
진짜 안 되는 건 안되는 걸까요? 엄마 말대로 난 그냥 취직이 맞지 않는 사람이니까, 공무원 준비로 돌려야 하는 걸까요?
누구 말마따나 전 아직 덜 급해서 아무 자리나 안 가고 이렇게 뻣대고 있는 걸까요

이미 취직을 하고. 자리를 잡아가는 친구들 속에서 저만 뒤쳐지는 것 같아요.
친구들을 만나기도 무섭고 그냥 저는 이제 제가 싫어요. 이럴거면 왜 태어났나 싶을 때도 있어요.
전 욕심이 많은 사람이거든요. 속물이에요. 남들 누리는 거 다 누리고 살고 싶고, 남들만큼 잘 살고 싶어요.
남들만큼 부모님한테 잘 키운 딸이 되고 싶었어요. 동생한테도 능력 있는 누나가 되고 싶었구요.

처음에는 아 그냥 내가 부족해서 떨어졌다. 내가 잘못 살았다 생각하자. 더 노력하자 이런 마음이었는데
이제는 그냥 자꾸 억울해요. 내가 뭘 그렇게 잘못 살았나, 지금까지 내 노력은 아무 것도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들어요.

얼마 전엔 크리스마스 이브에 취업고민으로 자살하셨다는 고인의 기사를 봤어요.
저 사람은 용기라도 있네 싶었어요. 난 죽을 용기도 없어서 밥버러지처럼 사는데 싶었어요.
이런 애는 아니었는데, 농담으로라도 매일 난 아직 못해본 게 많아서, 못 먹어본 것도 많고
못 입어본 옷도 많아서 죽으면 안된다고. 그랬었는데 요즘은 그냥 왜 사람들이 우울증에 걸리는지
왜 사람들이 삻기 싫다는 말을 하는 지 알 것 같아요. 이해가 되요

주말인데, 제가 힘 빠져 있으니 엄마도 힘 빠져 계신 걸 보니 더 죄송해요.
그리고 덧 붙여 주말에 이런 글 써서 읽게 되신 많은 분들도 죄송해요. 어디든 털어놓고 싶었어요.

IP : 122.35.xxx.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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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12.30 12:29 PM (112.186.xxx.160)

    1년쯤 전에..면접 보고 오는 지하철에서 ..울면서 온적 있어요
    전 지방민이라...서울에서 면접보고..버스타고 다시 집에 가려고 지하철로 이동 중이었거든요
    면접보고..힘들어서..멍......하고 오는데..갑자기 눈물이 뚝뚝 떨어 지는 거에요
    지쳤었나 보더라고요 저도 거의 8개월 정도 구직중이었거든요
    왜이러지..하면서 눈물 쓱쓱..닦는데..다시 또 뚝뚝..
    꾹..참고 버스 타고 사람들..몰래 또 훌쩍훌쩍 울었네요
    뭐..지금은 그냥 중소기업 다녀요
    그때 생각 가끔 나기도 하고요
    힘내세요
    이 또한 지나가리라~
    그렇게 됩니다.

  • 2. Commontest
    '12.12.30 12:41 PM (119.197.xxx.185)

    잘 될껍니다
    견디고견디면 결국 이깁니다
    웃는날이 꼭 오더라구요
    때로는 그 모든게 부담이, 짐이 되는것처럼 몸을 누르는 느낌에,
    새벽에 깨서 눈물 흘리고, 눈감고 아침이 오지 않았으면하는
    기도를 하는 날이 있는 반면,
    작은 가게에서 사소한 물건을 사며 평범한 일상에
    감사하는 날들도 꼭 옵니다.
    잘 될꺼에요. 확실해요 그건

  • 3. ..
    '12.12.30 1:08 PM (211.234.xxx.57)

    많이 힘드시죠? 답답하면 여기다 털어놓기도 하고 그러세요..나중에 원글님이 잘되면 누군가를 위로해주면 되잖아요. 분명 어두운 이 시기가 지날거예요. 힘내세요..

  • 4. ..
    '12.12.30 4:55 PM (175.193.xxx.18)

    많이 힘들지요..그래도 희망 잃지말고 힘내길 바래요.
    우리아이도 졸업후 취업이 되질않아 본인도 힘들어하고 옆에서
    지켜보는 저도 힘들었어요.
    그래도 열심히 희망 잃지않고 도전하니 취업이 되더군요.

    옛말하는날이 올겁니다.
    새해에는 잘될거예요. 힘내세요 화이팅^^*

  • 5. 엔쑤지아스틱
    '12.12.30 5:26 PM (182.215.xxx.4)

    오랫동안 준비했던 시험, 최종에서 탈락하고 딱 그 심정이었어요.'
    아침에 눈 뜨자마자 괴로움이 밀려드는,,,,,
    그렇지만, 지금은 다른 길에서 최선을 다해 살고 있어요.

    새롭게 각오를 다지고 적극적,긍정적으로 다시 도전하시면
    행복이 찾아올거에요.

    님은 잘 될 거에요.

  • 6. 토닥토닥~~
    '12.12.30 6:11 PM (211.48.xxx.175)

    저도 님같은 상황의 딸이 있어요. 나이도 같구요.. 올해 하반기 채용 열심히 준비했는데 아직 결과가 없어 많이 힘이 빠져 있어요.울딸이 저땜에 82 잘 알고 있어서 울딸이 올린 글인줄 알고 설마했는데 남동생이 있다니 아니네요.. 보고있음 한없이 안스럽고 안타깝고 님의 어머니 심정이 제 마음이랍니다..여튼 용기내세요..아직 어리잖아요.. 인생 길게 보구요, 아직 준비할 게 더 있을 거라 생각하시고,.열심히 준비 하시고,..절대 어디가서 주눅들지 마세요.급할수록 돌아가란 말도 있잖아요.용기 잃지 마시구요.. 님을 필요로 하는 곳 반드시 있을거랍니다..아자~ 홧팅!!

  • 7. 저도그랬어요
    '12.12.30 9:37 PM (203.236.xxx.251)

    제가 몇살 많네요... 예전에 제가 했던 생각이랑 거의 똑같아요. 괜찮아요... 다들 그런 시기 거치는거고 어떻게든 살아가게 되어있는 것 같아요. 마음 잘 추스리고 잘 이겨내면 또 다른 세상이 보일거에요. 진짜 맛있는 밥이나 커피라도 한 잔 사드리고 싶네요 옛날 제가 생각나서

  • 8. ㅌㄷㅌㄷ
    '12.12.31 3:28 AM (89.204.xxx.206)

    이제까지 잘 해오셨으니 앞으로도 잘 되실거예요.
    불안한 마음 놓으시고 공무원 준비 하세요.
    부모님 등골 빼먹고 싶은 사람 없지만, 1년만 더 투자해서 나중에 몇 배로 갚아드리면 됩니다.
    지금 도움 안 받고 몇 년 더 허송세월보내는게 더 불효일 수 있어요.
    부모님 도움 받을 수 있을때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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