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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여행과 일상의 경계에서

| 조회수 : 1,266 | 추천수 : 0
작성일 : 2012-12-30 11:20:06

 

 

지난 해까지는 연말에 시간을 내어서 여행을 했습니다.그런데 보람이가 연말 휴가를 한국에서 보내려면

 

아무래도 엄마가 집을 비우는 것은 곤란하다 싶어서 여행기간을 바꾸었더니 정작 아이는 겨울 휴가를 뉴욕에 있는

 

후배의 방을 이용할 수 있으니 한 번 더 뉴욕에 가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앗 그렇다면? 그렇게 생각해도 이미

 

늦었습니다. 덕분에 길담서원의 여행에 함께 할 수 있어서 다양한 여행중의 새로운 맛을 경험한 시간이 지나고

 

벌써 일상이 시작되었지만 아직 제 안에서 여행이 끝나지 않고 있네요.

4사박 오일  짧은 기간이었지만 카메라만 들이대면 좋은 풍경이 되는 그런 곳에 다녀와서일까요? 카메라안에

 

버릴 사진이 거의 없다고 느낄 정도로 이번 여행에서 사진이 흡족했지만 집에 오니 아뿔싸, 카메라를 인터넷에 연결하는  선이 아무리 찾아도 없는 것입니다.

 

여행의 마지막, 공항에 수속 마치고 들어와서 각자 시간을 보내고 마지막 비행기 타려고 앉아 있다가 여권이

 

없는 것을 알아채고 그 때서야 놀라서 여권 찾기에 나선 시간, 그녀의 여권을 발견하지 못하면 어찌해야 하나

 

혼자서 두고 비행기를 타야하는 상황이 올까봐 조마조마하던 것을 끝으로 여행의 비상사태는 다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집에 오니 마지막 장애물이 기다리고 있으니!!

서서비스 센터에 연락해보니 주말에는 일을 하지 않는다고요. 월요일 연락하고 선을 받고 그 과정이 며칠 걸리겠지요?

 

이런 일이 생기면 자신의 기억력을 탓하는 것에서 진일보해서 자신의 무능을 , 부주의를 ,이런 식으로 감정이 에스켈레이트되어 스스로를 비하하는 감정상황이 되기 쉬워서 일단 여기서 멈춤을 시도합니다.

 

그것은 그것이고 여행의 즐거움은 그대로 보존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도 좋지 않는가 싶어서요.

 

마음속에 가득 담고 다른 일을 동시에 진행하기가 어렵다면 안의 이야기도 풀고, 일상으로도 복귀를 하고

 

둘 다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지는 것을 보니 조금은 감정적으로 성숙한 것일까 스스로를 칭찬하고 싶어지기도 하고요.

 

목적을 지닌 여행팀에 합류한 것으로 인해서 발생하는 좋은 점, 불편한 점이 공존하는 여행이었습니다.

 

우선 시간을 자유롭게 쓰기 어렵다는 것이 단점이었지요. 그러나 그런 단점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다양한

 

경험을 했던 여행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차츰 책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지난 번에 구한 책을다 읽은다음

 

다시 여행지에서 책을 사기로 마음을 먹고는 서점쪽에 발걸음을 하지 않은 유별난 여행이기도 했고, 친구들과

 

조금 더 속깊은 이야기가 가능했던 의미있는 여행이기도 했습니다. 새롭게 만난 사람들과 전부는 아니어도 몇 사람들과는 하루 하루 지날수록 조금 더 깊은 대화가 가능했던 것도 좋았고. 젊은 여성건축가를 만나서 이 사람을

 

행복한 왕자의 아이들을 위해서 초대하고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는 말을 서슴없이 해서 나같은 병아리라도 좋다면

 

기꺼이라고 대답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보람이보다 조금 손 위의 직장 생활을 하는 두 자매를 만나서 그녀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옆에서 지켜본 것이

 

제게는 참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딸을 이해할 수 있는 폭이 조금 더 넓어졌다고 할까요?

 

그리고 또 이런 식으로 말을 하자면 한이 없겠지요?

 

이번 여행의 목적이었던 고베의 개풍관에 가는 일, 그 안에서 통역을 맡아서 수고하신 김경원씨, 그녀의 통역하는

 

동안의 집중도를 지켜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지요. 돌아와서 그녀가 번역한 일본 변경론을 다시 읽어보고 있습니다.

 

말투가 생각나서 아하 하면서 웃게 되네요. 번역자를 모르고 읽던 때와 책의 번역자 그 책을 쓴 저자를 동시에 만나고

 

읽는 책의 맛은 어쩐지 달라서 재미있네요.

 

개풍관에서 만난 우치다 타츠루선생님, 그리고 그 건물을 지은 젊은 건축가 고우스케씨, 그가 빛의 교회를 보여주면서

 

한 말도 인상적이었고 마음을 다해서 우리들을 안내하고 대화하는 시간의 두께를 되돌아보게 되네요.

 

 

 어린 필이와 상효가 이번 여행을 통해서 무엇을 느꼈는가,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가 이런 이야기들이 들려오길

 

기대하는 마음입니다.

 

여행 내내 신경쓰느라 제대로 즐기지도 못했을 포스티노님 ,이제 길담에 가게 되면 그녀와 조금 더 반갑게

 

인사하게 될 것 같네요. 아마 인사보다는 더 진한 감정표현도 가능하게 될 것 같기도 하고요.

 

이이번 여행이 가능했던 것은 물론 길담의 서원지기 소년의 인연이 만든 물꼬였습니다. 여행기간 중 선생님을 지켜보면서

앞으로의 제 인생에 교사와 반면교사의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보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물론 교사로서의 역할이

 

더 크긴 하지요. 반면교사라고 하는 것은 이 부분은 나로서는 하고 싶지 않다거나 생각이 다르다거나 ,지금 그렇게

 

생각하는 부분을 짚어보게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사진을 쓸 수 있을 때까지 정식 여행기를 시작하긴 어렵지만 그래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서 일단

 

말을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도 함께 그림을 본 유진쌤,그리고 소금님께 제가 좋아하는 샘 프란시스 그림

 

한국에 돌아가면 소개하겠노라고 약속을 했던 기억이 나서 일요일 아침, 샘 프란시스 그림으로 여행기를

 

열었습니다.

함께 듣는 음악은 모짜르트, 그리고 아르헤리치 혐연의 피아노어제 스페인어 시간에 아이들에게 이야기했습니다우리 스페인어로 말할 실력을 갖추어서 3년 정도 후에 길담서원에서 스페인 여행하게 되면 함께 가자고요. 가요, 가요이렇게 말하는 아이들도 있고 그때는 우리가 학년이 높아져서 가능할까 고민하는 아이들도 있더라고요. 그건 그 때 고민할일이고 스페인에 간다고 생각하면 하는 말 하나 하나가 실제로 응용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조금 더 집중해서 스페인어를 말하게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니 하나의 여행이 끝나고 다시 다른 하나의 여행의 장이 열리기 시작하는 기분이 든 것은 저 혼자만의 생각일까요?

 

 

.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열무김치
    '12.12.31 5:07 AM

    인투님도 여행에서 돌아 오셨군요,
    저희도 영국에서 성탄 연휴를 보내고 어제 비행기로 왔답니다.
    다른 도시에 내려서 집에는 오늘 왔답니다.
    오자마자 라면 끓여서 배 따뜻하게 먹었습니다 하하.
    이제 슬슬 차가운 백포도주 한 잔씩 따라 마셔가면서 가야 장난감 치우기, 거실 바닥 청소, 가방 비우기 등등 하면서 우리의 일상으로 천천히 돌아오고 있습니다.

    성탄이 지났으니, 이제 연말이네요. 그러면 곧 새해가 오겠죠 ?
    내년엔 무엇을 어떻게 할까... 생각이 많아요.
    그러고 보니 내년 달력도 마련을 못 했네요. 항상 어디선가 들어오던 달력이 없으니 참 이상하네요.
    달력부터 사야겠어요 ^^



    인투님 여행기에서 여행 사진을 바로 못 보고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하니 더 긴장되는데요 ? ^^
    다른 사람들이 모여 같이 가는 여행이야기 기다려 집니다.

  • intotheself
    '12.12.31 11:10 AM

    성탄을 영국에서 보내고 오셨군요. 가족들이 가야를 보고 기뻐했을 얼굴이

    선합니다. 저도 집안에 가야를 담은 카드를 두 장 나란히 장식한 다음 이번에 그 곳을 조금 더

    다듬어 보려고 일본에서 두 개의 장식품을 사와서 정돈을 했답니다. 아마 가야 사진이 없었다면

    그런 생각을 못 했을텐데 하면서 웃었지요. 종이로 섬세하게 만든 안에서 무엇인가가 돌아가는그런

    장식품인데 공항 면세점에서 눈에 띄길래 고민하다가 그냥 두 개를 다 사서 들고 왔는데

    오다가다 눈길이 가서 신기하네요.

    달력, 저는 지난 번 여행에서 마티스 그림으로 달력을 하나 준비했어요. 이번 해에는 로스코
    다음 해에는 마티스, 이런 식으로 돌아가면서 한 화가를 집중적으로 만나는 달력이 좋아서요

    여행기 ,오늘도 전화해보니 올림푸스 팬의 서비스센터가 임시휴무라고 하니 부주의가 불러온

    문제점을 실감하는 중, 그럼에도 선을 구하고 나면 다시 즐거운 마음으로 사진을 만나게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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