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막하지만
앞 글에 이어지는 이야기 한가지부터...
소고기국 끓였던 그 날,
넉넉하게 남겨 두었던 무.
그 다음 날... 이렇게 깍두기를 담았습니다.
큼직한 스뎅볼에 저만큼이나 만들었는데...
며칠 되었다고,
벌써 다 먹어갑니다.
남겨 놓은 사진이 있기에
이렇게 마무리를 하고..
이제부터는,
오늘 아침 이야기입니다.
재료 손질부터,
아침에 제일 먼저 준비한 것은,
닭볶음탕 입니다.
우리집 아이들도 어른도...
모두 다 좋아하는 음식이지요.
닭 한마리로 만들 수 있는...
어쩌면 만드는 방법은 제일 쉽고도 참 간단하지만
그 결과물은 너무나 풍성하고 푸짐한...
냉동실이나 냉장실에 닭 한마리만 있으면,
몇 명이 같이 먹어도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참 바람직하면서도 건강한 음식입니다.
같이 곁들여 넣는 건더기 양에 따라...
남아있는 국물에 그냥 밥을 비벼 먹기만 해도 좋고,
따로 밥을 볶아내어도
또 다른 양념볶음밥이 한 가득 만들어지고,
아니면 쫄면사리나 라면사리 하나 꺼내어
냄비에 자작하게 남아있는 양념국물에 골고루 적셔가며
다시 불 위에 올려 바글바글 끓여 내면...
푸짐하고 배부르게 건져먹는
양념배인 쫄깃한 면발의 그 느낌이란..
이래저래 어떻게 먹어도 모자람없이 참 푸짐합니다.
마지막 뒷 마무리까지 그 포만감이란 정말 기분이 좋지요.
그래도,
바로 만들어 바쁜 아침상에서 먹는지라...
하루 일과 모두 마치고
시간 천천히 여유롭게 저녁식사로 즐길 때처럼
이렇게 마지막 볶음밥이나 사리까지해서
그 정도까지 즐기지는 않고요.
바로 볶아내듯 닭속살까지 보드랍게 푹 익혀낸 것을
건더기와 양념만 덜어내어
보통 이렇게 아침상에서 먹을때에는
그저 반찬 삼아서
밥과 같이 맛있게 먹습니다.
어차피 아침에는 적당한 그릇에다 소량만 덜어 내어서
맛있는 양념배인 닭고기와 감자 등등의 건더기를 반찬 삼아서
그렇게 적당히 먹고,
나머지 아직 푸짐하게 남은 닭볶음탕은
그대로 냄비안에 두었다가,
저녁상에서 또 그렇게 마지막 볶음으로 싹싹 다 긁어서 먹을테니...
어차피 나중에 그 맛을
또 다시 제대로 즐길 수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렇게...
닭 한마리로 닭 볶음탕을 만들어 봅니다.
얼큰한 양념으로 닭이 잘 익었을 때 즈음에,
적당하게 썰어 놓은 감자도 넉넉하게 넣고...
자... 이제 맛있게 되었습니다.
이 닭볶음탕...
레시피가 정말 쉽습니다.
엄마가 딸에게 알려주는 엄마의 손 맛.
그런 엄마표 닭볶음탕... 바로 그 맛이지요.
당연히 화학조미료 등은
한 톨 들어가지 않고요.
그렇게 조미료가 아예 들어가지 않아도
먹어보면 이거야말로 진짜로 밥도둑..
맛만 좋습니다.
냄비도 밥그릇도 모두 깨끗하게
그냥 싹싹 비워낼 수 밖에 없으니까요.
계량은 해서 만들지만,
따로 외울 필요도 없이
그냥 한번 읽어보기만 하면 기억이 평생 갈껍니다.
2라는 숫자만 기억하면 되니...
우리 예인이...
좋아하고 잘 먹는 음식은 이것저것
만드는 법 좀 알려달라고
저에게 자주 조릅니다.
이제 곧 고등학교 진학할텐데...
뭘 이런것까지 욕심을 내고 그러니...
엄마가 혹시라도 네 곁에 없어도
나중에 필요할 때
글을 통해서 찾아보고 들추어 볼 수 있도록
엄마가 시간 여유 있을 적마다
하나씩 둘씩...기록을 남겨두고 있으니...
너는 하나도 염려말라... 하지요.
오늘 아침밥상에서도
우리 예인이,
나중에 이것도 꼭 잊지말고 가르쳐줘야해요...합니다.
다른 것 없이...
닭 크기도 상관없이
그저 2라는 숫자만 기억하면 됩니다.
우리집의 이 닭볶음탕 레시피는
조만간 다음 기회에 따로 글을 쓰려고 합니다.
오늘 아침에는 레시피 글로 올릴 마음으로
그렇게 자세하게 준비해서 사진을 찍질 못해서 그렇지요.
레시피도 함께 올리지 못해
당장 제 마음도 사실 아쉽고요...
넉넉하게 국물멸치 넣고, 다시마도 같이 넣어서..
맛있는 국물을 이렇게 충분히 끓여서
미리 진하게 우러내 둡니다.
이 국물을 가지고,
구수한 황태국을 한 냄비 끓일꺼라서요.
시원하게 한 냄비 끓여진 황태국입니다.
달고 시원하게 씹히는 무 썰어서 넣고,
황태도 넉넉히 넣어서 구수한 향이 그윽하지요.
팽이버섯과 대파도 마지막에 넣어
마무리로 끓여 내면서
국물이 더 부드럽게 입안에 감기도록...
마지막 마무리로 계란 하나 풀어서
훌훌 잘 섞어 주기만 하면 되지요.
소금으로 온통 범벅되어 있는 염장미역줄기도
냉장고에서 꺼내어서
물에 담궈서 짠기를 충분히 다 빼 준 다음에
깨끗이 헹궈내어 건져서는 볶을 준비를 합니다.
우리 막내 예본이가
다시마채 볶은 것이나 아니면 이렇게 미역줄기 볶은 것 같이...
해초류 볶은 반찬을 참 좋아하고 잘 먹습니다.
다진마늘 넉넉하게 넣어서
간은 조선간장으로...
달달달...고소하게 볶아 놓으니
질겅질겅 쫀득하게 씹히는 맛이 어찌나 좋은지...
이렇게 만들면서 밥 차리기도전에,
간 본다면서
제 입으로 더 많이 들어가네요.
밥 지을때에 반찬 한가지 같이 만들기...
괜시리 불 하나 따로 안 써도
거저 만들어지는거나 마찬가지이니..
밥 할 때마다
이것저것 같이 얹어서 만들지 않을 수가 없지요.
오늘은 이렇게 깨끗이 씻어 놓은 가지
나중에 바로 꺼내어 썰어 무치기 좋게
적당하게 뚝뚝 끊어서,
적당한 크기의 스뎅그릇에 넣고
밥 지으면서 쌀 위에다
살짝 얹어 두었습니다.
예전 아침밥상 글에서 많이들 보셨지요.
참 오래된 스뎅그릇입니다.
밥이 다 되었다 소리가 나서
이렇게 밥솥 뚜껑을 열어보니..
스뎅그릇 안에 얌전하게 놓여 있는 가지들.
적당히 부드럽게 잘 익어 있네요.
스뎅그릇은 정말로 아주 뜨거우니
늘 조심스럽게 꺼냅니다.
뜨거운 가지도 조심스럽게 도마에 옮겨서
적당한 크기로 썰어서
고춧가루, 조선간장, 참기름만 있으면 됩니다.
조물조물 무쳐내기만 하면...
늘 먹어도 질리지 않고 그냥 목으로 술술 넘어가는
칼칼하면서 보들보들, 그러면서 속살 맛은 또 얼마나 구수한지요.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을 정도로 참 좋습니다.
몸에도 좋은 밥반찬...
가지무침도 푸짐하게 만들어 졌습니다.
아이들이 참 좋아하는 멸치볶음도 미리 만들어 두었으니..
조금 있다가 한 접시 덜어서 상에 내아지요.
가자미도 큼직한 것으로
이렇게 2마리 구워 내고요.
가자미는 기름을 아주 넉넉하게 둘러서
너무 약하지도, 너무 세지도 않게
불 조절을 잘 해서 중불 정도로 구워줘야...
노릇노릇 속살은 촉촉하면서 육즙이 살아있으면서,
팬에 달라붙지 않고...
양면이 모두 거죽은 파삭하면서
제대로 맛있게 잘 굽힙니다.
이렇게 준비를 끝내고..
뜨끈뜨끈하게 바로 차려내서 먹었던
오늘 아침밥상입니다.
고소한 멸치볶음 한 접시와...
아삭아삭 맛 들어가는 깍두기도 내었어요.
씹는 맛도 속 맛까지도 구수한 미역줄기볶음도 상에 올리고...
배추김치야 언제고 빠질 수 없지요.
자주 먹어도 질리지 않는 가지무침도 별미이고요.
아직은 아무래도 고기반찬이 최고인 아이들에게는 무엇보다 이 닭볶음탕이 최고겠지요.
막상 고소한 납세미구이도, 닭볶음탕 못지 않게 인기만점입니다.
방금 지어진 햅쌀밥 한 공기,
그리고 뜨끈뜨끈한 황태국 한 그릇.
올 여름,
생각만해도 어찌 살았을까 싶을 정도로
그렇게도 무더웠는데..
이래저래 살다보니,
어느새 11월...
참...세월 참 빠르다...
나이 들어가면서 하루도 빠짐없이
입에 달고 사는 그런 말들이
오늘도 이렇게 또 어김없이 입에서 나옵니다.
올 가을은 느끼지 못하고
그냥 그렇게 보내 버렸지만,
참 좋은 계절을 즐기지 못하고서
그냥 놓쳐 버린것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언제 이렇게 계절이 또 바꼈나?하는
어리둥절한 마음이네요.
새벽에 운동하러 나갔다가
깜짝 놀랬어요.
제법 두툼하게 껴입고 나갔는데도
뼛속까지 얼마나 한기가 싸하게 들어오던지...
몸으로 겨울을 느낄 정도로 차가운 계절이
드디어 이렇게 찾아 왔구나 싶었습니다.
아무래도 날씨에 비해 옷이 얇았는지 영 추워서는...
오늘은 다른 날보다도
집으로 일찍 돌아왔습니다.
오늘 아침밥 차릴 준비를 하면서
이제 추운 계절이 또 이렇게 돌아오고 하니...
아직 마음의 여유도 없고
전처럼 자세하게 준비과정 모두를 기록하려고 애쓰면서
모든 과정 하나하나... 다는 아니더라도..
따뜻한 밥상 준비하는 이야기를
짤막하게나마..오랫만에 한번 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창 밖은 얼어붙을 듯
이제부터 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겠구나.
그래도 부엌의 온기는 이렇게 따뜻하고,
밥 지어지는 냄새는 구수하기만 한데...
이제는 이렇게 또 추운 계절이 돌아왔구나...
마음 따뜻하게 밥 지어내는 시간을
모처럼 오랫만에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이런 마음이야
전이나 지금이나 늘 같았지요...
아침상을 열심히 올리던 그 때에,
다른 욕심을 꾀해서 그럴꺼라는 짐작으로
어떤 이들의 차가운 마음,
또 그로 인한 오해를 받기도 했었지만...
세상 사람들 맘이란게
어찌 다 같을수가 있겠어요.
단 한 분이라도...
선한 시선과 마음으로 따뜻한 마음을 서로 공유할 수만 있다면...
참 감사한 일입니다.
이렇듯이 늘...
제 마음은 똑같습니다.
늘 같은 시간...
밥통 안에서는 구시게 밥이 익어가고,
반찬과 국이 뜨끈하게 방금 만들어져 나오는
소박한 부엌 풍경을 함께 나누면서...
가슴 안쪽이 따뜻해지는 그런 정을
서로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
그 하나지요.
날이 무척 쌀쌀해요.
따뜻한 밥상 한 상 차려 드릴께요.
이 마음 함께 나누면서
오늘 11월 첫 날의 시작...
포근하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함께 시작해 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