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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도쿄 국립 박물관 (4)

| 조회수 : 583 | 추천수 : 1
작성일 : 2012-10-20 11:11:44

 

올해 5월에 스마트 TV를 구했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스마트가 아니다보니 기계를 만지는 것도 서툴러

 

제대로 이용을 못하는 어려움이 있어서 오늘 기사님 방문을 받고 설명을 들어도 오리무중인 것이 있네요.

 

아아, 소리가 절로 나와서 힘들어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그것은 그것이고 기분을 풀고 다른 일을 시작해야지

 

이렇게 마음먹는 순간, 역시 손이 가는 것은 아직도 잠들어 있는 여행사진을 보는 일이 일차로 하고 싶은 일이었습니다.

 

본관의 2층을 다 보고 나서 아래층으로 내려왔습니다.

 

이층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서 찍은 것인데요 시점을 어디로 잡느냐에 따라서 사뭇 달라보이는 공간이 재미있네요.

 

처음에 이 곳에 들어갔을 때 원쪽에 서 계시는 분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몰랐습니다.

 

알고 보니 이 곳에서 불상을 스케치하고 계시더군요. 점심 먹으러 가기 전에도 본 분인데 점심 먹고 와서도 그 때까지도 스케치를

 

하고 계셨습니다. 진전이 상당히 되어 있더군요. 가능하면 이야기를 걸어보고 싶다와, 스케치를 방해하면 곤란하다 두 가지

 

마음 사이에서 싸우다가 결국은 여러 장의 사진에 담는 것으로 마음을 눌렀습니다.

 

바로 이 불상을 스케치하고 있는 중이었는데요 불상보다 더 각인된 것은 스케치하는 분의 인상인 것을 보면 살아 있는 사람들의

 

행위가 인간에게 주는 영향이란 상당하구나 ,지금도 느낌이 기억나는 정도이니, 국립 박물관 1층에 관해 기억할 때면 분명히 이 장면이

 

떠오를 것 같으니, 하고 되돌아보게 되는군요.

 

사람이 살아가면서 하는 행위가 자신에게만 관계된다고 말하기 어려운 것이 바로 이런 점 아닐까요?

 

당시 제가 스케치하는 분에게 끌린 마음이 사진기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재미있습니다. 지금 보아도

 

어제 오랜만에 경복궁 근처에 갔었습니다. 간송미술관 그리고 학고재에서 전시를 본 다음 캘리님과 둘이서 커피 마실 곳을

 

길담으로 정하고 들른 그 공간에서 반가운 소식도 들었고, 서원지기 소년님도 만났고 책구경도 했지요. 그 중에서 10대가 처음

 

만나는 불교라는 제목의 책에 저절로 손이 간 것은 아마 요즘 박물관 사진을 계속 보고 있는 점과  관련이 있겠지요?

 

결국은 다른 두 권의 책을 사들고 오고 말았지만 그 책의 제목이 마음에 남아서 지금 하고 있는 바쁜 일이 끝나면 동양 3국의

 

불교, 불교미술, 그리고 회화에 대한 책을 기본적인 것부터 찾아읽게 될 것이고 그렇다면 이 책도 도서목록에 포함시킬 것 같은

 

예감이 들었습니다. 우연한 발견이 그 다음에 어디로 향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 그런 것이 참 신비롭다는 생각을

 

요즘 자주 하고 있는 중이지요.

 

지금 살고 있는 집을 처음 보러 왔을 때의 일입니다. 바로 앞에 성당이 있어서 마음이 불편하더군요. 성당이 불편한 것이 아니라

 

이 곳을 매일 지나다녀야 한다면 나는 어떤 마음으로 다닐 것인가 하고요. 오래 전 통신교리를 다 마치고 마지막으로 성당에서

 

수녀님과 하는 교리문답을 거쳐야 한다는 말을 듣고 망서리고 망서리다가 결국 이 길은 내가 선택할 길이 아니다 싶어서

 

그만 둔 이력이 있어서일까요? 성당은 제게 집을 구성하는 풍경으로 속하기엔 조금 무거운 공간이었거든요. 그런데 밖으로 나가는

 

길에 성당앞의 마리아 상을 앞에 두고 경건하게 기도하는 사람들을 매일 보면서 조각상 앞에서 조각상이 아니라 그것이 연상시키는

 

대상에 대한 경건함이 저들을 저렇게 깊은 자세로 기도하게 하는 힘에 대해서 자꾸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무엇을 빌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간절함, 정결함이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거든요. 이런 부처님 상앞에서도 물론 마찬가지이겠지요?

 

그림자가 있으면 이상하게 관심이 가서 그림자를 포함해서 사진을 찍게 됩니다. 본 상이 없으면 생기지 않는 그림자이니

 

그림자 조차도 상에 함께 포함해서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묘한 끌림이 생기더라고요.

 

그런데 문제는 그림자가 늘 일정하지 않다는 것, 그러니 우리가 우리라고 생각하는 것도 역시 일정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일정한 틀을 요구하고 강요함으로써 스스로에게 문제를 야기하는 것은 아닌가, 스스로만이 아니라 타인에 대해서도

 

그런 정답을 요구하는 마음이 (그런 마음이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도 ) 갈등의 요소가 되는 것은 아닐까 심리학책을 읽으면서

 

많이 생각하게 되더군요. 수없이 많은 사례,인간이 이 정도까지 겪을 수 있는 존재인가 놀라운 사례도 많아서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세계의 협소함에 놀라기도 하고요.

 

그다지 크지 않은 공간이었는데 이상하게 찍고 싶은 마음이 발동해서 한참을 있었던 그 시간의 밀도가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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