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깊은 밤인데 천둥 번개가 무섭게 칩니다. 갑자기 뭐랄까 딸린 자식들이 줄줄이인데 다 키울수는 없어 자식을 어디 멀리 입양보내야 하는 엄마가 늦은밤 처량하게 불빛아래 앉아서 생각에 잠긴..그런 장면이 떠오릅니다.
만나면, 죽음이 갈라놓든 어쨌든 헤어지는건데 상황이 눈앞에 와 있으니 참 많이 쓸쓸하네요.
저 녀석들은 헤어진 후 일주일도 안돼 잊겠죠. 익숙한 이 공간과, 어미와 같이 뛰어놀던 형제와 사람으로 처음 만난 저를 빨리 잊는게 다행일거라 생각하면서도 혹시라도 훗 날 저녀석들이 못 알아보면 섭섭할거같아요.
늘 제일 작아서 마음쓰이는 '라'입니다. 햇볕 잘 들던 날 오후였습니다.
한마디로 고양이들은 호기심은 못말리죠. 무조건 다 해봐야해요. 냄새맡고 씹어보고..크면 좀 말을 듣는데, 새끼냥이들은 야단쳐도 그 때 뿐이더라구요. 커튼은 하도 등반을 해서 쪼글쪼글 해 졌구요. 블라인드는 뒤에서 놀기만 하는 줄 알았는데 씹어서 구멍을 다 내 놨구요..이루 말 할 수가 없어도 귀여워서 다 용서가 됩니다.
문을 높이고 높여서 약 180cm가 되는데도, 까만냥이는 10% 성공률을 자랑합니다. 잘때 어디서 골골대나 보면 저녀석이 나와 제게 와 있어요. 나비도 이제 기가막힌지 저 녀석은 좀 봐줍니다. 어미는 저 높이가 힘이들어 문이 부서지는 소리를 내며 올라오고 새끼는 날라서 넘어오죠.
못 올라와 봤던 곳이라 신나게 걸어다닙니다. 제가 없는동안, 무슨짓을 할지모르니 저 위에 있는 것들을 다 치워둬야겠어요.
이 꽃은 마당한켠에서 이맘때쯤 피더군요. 작년 이 즈음 노란길냥이를 안락사시키고 뒷뜰은 되도록 나가질 않았었죠. 저 녀석이 늘 와서 머물던 곳이어서요. 그러다 며칠후 나비와 같이 거니는데 이 꽃이 활짝 피어있는거예요. 언제 피었는지도 모르게 피더라구요..그러더니 올해도 어느날 이렇게 갑자기 피어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