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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다큐멘터리- 180일간의 오케스트라 기록

| 조회수 : 1,037 | 추천수 : 0
작성일 : 2012-06-08 02:27:25

 

 

 

한 주일만에 (아플 때는 한의원 가는 길도 멀게 느껴져서요) 한의원에 갔습니다.

 

몸 상황을 말씀드리고 침을 맡기 전 오늘 볼 다큐멘터리를 정하는 중에 (사실은 행복에 관한 4부작을 보려고 마음먹었거든요.

 

스님들의 이야기를 담은 것을 지난 번 눈여겨보고 그 때는 시간이 부족해서 다음번으로 하고 미루고 있던) 오케스트라라는 말이

 

스쳐가더라고요.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무슨 이야기일까 당연히 궁금증이 생겨났지요.

 

알고 보니 속리산 근처의 한 중학교에 생긴 오케스트라, 그들이 180일간 연습해서 관현악단 대회에 참석하고 그 이후의

 

찾아가는 음악회를 여는 것까지를 보여주는 다큐멘터리였습니다.

 

아이들을 밀착 취재한 다큐멘터리인데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감정을 드러내보이는 아이들이 신선했습니다.

 

35명중 처음 모였을 때 피아노를 쳐 본 경험이 있는 아이가 다섯 명, 악보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닌 아이들도 여럿 있었습니다.

 

음악 선생님이 음표 설명할 때 하얀 콩나물 검정 콩나물 이런 식으로 음표를 설명하면서 그런 아이에게 점이 있으면 몇 분 음표인가

 

이렇게 물어보는 것이 유쾌한 기분을 주는 것으로 시작하여 다양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지요.

 

한의원에서 여러 차례 다큐멘터리를 보았지만 눈물이 나려고 해서 감정을 수습해야 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지요.

 

많은 아이들중에서 인상적인 두 아이, 하나는 부모의 이혼으로 아버지와 살다가 아버지가 뇌졸증으로 운신을 잘 못하게 되자

 

어머니와 살게 된 아이였습니다 .이제 1년 된 두 사람사이는 친밀한 모녀지간이라(이런 말 자체가 어떻게 보면 스테레오 타입적인

 

생각일 수 있지만요 ) 하기보다는 조금은 서로 상대를 배려하느라 제대로 감정을 표현하기 어려운 상황,그러면서도 주말에 집에

 

오면 식당일을 하는 엄마를 위해서 팔걷어부치고 돕고 있는 그런 아이였습니다. 그 아이는 유포니움이란 악기를 배우는 중이었는데

 

악기와 하나가 되어 가는 과정, 그 안에서 정신적으로도 성숙해가는 과정을 보여주어서 음악도 음악이지만 아이를 바라보는 제 시선이

 

바빴답니다.

 

 

또 한 아이는 피아노를 한 적이 있지만 관악부에서는 트롬본을 맡게 된 경환이, 충동 조절에 문제가 있어서 학교입학하고

 

선생님들이 걱정을 많이 한 학생이더라고요. 처음에는 트롬본 연습시간에 도망쳐서 친구들과 선생님들이 찾으러 다니기도 하고

 

상담도 하고 그런 과정을 담담하게 보여주더군요.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경환이가 트롬본 부는 일에 관심을 갖고 합주하기 시작하자

 

변해서 속리산의 정기를 받고 태어난 경환이라는 찬사를 받게 되기도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한 사람의 생애에 아주 드물게 전혀 예상하지 못한 기회가 올 수 있지요. 그 때 그 기회를 어떻게 살리는가가 그 사람의 인생에

 

새로운 전기가 되는 그런 순간들, 이 학교의 관악부 아이들에게는 오케스트라라는 선물의 형태로 그 기회가 왔고 헌신적으로 돕는

 

선생님들의 노력으로 처음으로 소리가 제대로 나기 시작했을 때의 아이들의 빛나던 얼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여름 합숙 캠프에서 낮이고 밤이고 연습을 해서 어느 정도 소리가 어울렸지만 방학이 끝나고 나니 악보를 읽는 일에 게으름을 보인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말씀하시던 부분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살이 찌면 곧바로 다이어트에 돌입하는 너희들이 왜 연습에서는

 

그런 노력을 하지 않는가 하고요.

 

그 때 음악 선생님 한 분이 제안을 하더라고요., 마침 울산에서 열리는 학생 관현악단 대회에 아이들을 견학하게 하자고요.

 

같은 또래의 아이들이 연주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이 학교 아이들이 짓던 표정이라니, 그 때부터 아이들은 변해서 선생님이 자라고

 

권해도 12시까지 연습을 맹렬하게 하고 소리가 좋아질 때 날아갈 듯한 즐거움을 맛보게 됩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Nz26IpXtIT4&feature=related<br
/>

 

중학교 1,2학년때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축복인 것일까요?

 

그 아이들 생애 고비고비마다 그런 경험을 되살려 다시 일어설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니 아이들이 부러웠습니다.

 

위에 호로비츠의 영상을 올려 놓은 것은 그가 대가가 되어서도 친한 사람들과 함께 하는 자리에서 피아노 연주를 즐겼다는 글을 '

 

읽고 나서 마음에 남아서입니다. 그런 마음의 흘러넘침이 연주에도 묻어나는 것이 아닐까 싶어서요.

 

아이들이 대회에 다녀오고 동네 초등학교에 가서 찾아가는 음악회를 열기 전 오케스트라가 무엇인지도 모를 어린 아이들에게

 

각자의 악기를 불어보게 하고 말을 걸어주기도 하더군요. 그렇게 하고 나서 언니 오빠들이 연주하는 것을 지켜보는 어린 아이들의

 

입에서 감탄사가 연발입니다. 너무 좋아요라고 웃으면서 말하는 아이들, 그 아이들이 그 중학교에 가게 되면 아무래도 처음 악기를

 

보는 것보다 더 손쉽게 오케스트라에 접근할 수 있겠지요?

 

http://www.youtube.com/watch?v=q5_8aSjeFos

 

솔빛 오케스트라의 동영상을 찾으니 없어서 대신 올려보는 시몬 볼리바르 유쓰 오케스트라의 the promise of music의 일부입니다.

 

이 다큐멘터리를 낮에 본 효과중의 하나는 그동안 아프서 악기 잡을 힘도 없었는데 갑자기 의욕이 솟구쳐서 오늘은 일상으로 돌아와서

 

조금씩이지만 연습중인 악기를 다 만져보게 되었다는 겁니다. 작심삼일이면 어떠리, 다시 삼일만에 마음을 먹으면 되는 것인데

 

아주 느긋한 마음으로 말입니다.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wrtour
    '12.6.8 11:49 PM

    프로그램 보니 재즈 피아니스트 임동창이 생각나는데요.

  • 2. 一竹
    '12.6.10 2:48 PM

    into님이 중간 중간 소개해주는 영화나 책을 꼭 찾아서 읽어보거나 감상하고 있읍니다.

    180일이나
    행복같은 다큐는 어디서 볼수 있나요??

    며칠에 한번씩 줌인에 들어와서 인투님 글 잘 보고 있습니다.

  • intotheself
    '12.6.11 2:12 AM

    저는 한의원에 갈 때 그 곳의 올레 티브이에 들어있는 동영상을 보고 있답니다.

    만약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ebs나 kbs 다시 보기 코너로 가면 되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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